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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라이프 스토리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Petersen Automotive Mus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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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 가면 평소에 보기 힘든 올드카를 만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을 가로지르는 윌셔 블러바드를 따라 웨스트우드 방향으로 달리다 보면 페어팩스길과 만나는 사거리에서 왼편으로 매우 독특한 형상을 지닌 건물 하나를 볼 수 있다. 뾰족한 기둥과 검정 통유리. 그리고 건물 벽면에 달라붙은 경주용 자동차.

한 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모습으로, 이곳은 미 서부 자동차 박물관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이다. 로버트 피터슨과 그의 아내 매기 피터슨에 의해 지난 1994년 문을 연 박물관은 두 부부가 소장했던 다양한 자동차와 함께, 유명인사들의 기부차량과 헐리우드 영화에 등장했던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 자동차 등 150여 점 이상의 자동차들이 한데 어울려 자동차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이점은 바로 미 서부 자동차 문화의 형성과 발달 과정을 한편의 영화처럼 겪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박물관 입구에서 전시된 엔틱 자동차들을 둘러보면서 본격적인 전시장 입구로 들어서면 자동차라는 것이 미 서부에서 시작된 기원을 설명 하는 모형과 연출된 세트가 관람객을 반긴다.

▲    당시 딜러숍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

포장되지 않은 도로와 1900년대 초반 철공소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년도 별로 구성된 무대를 옮길 때마다 과거에서 현재로 타임머신을 타고 넘어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1920년부터 조성된 로스앤젤레스 도시 도로 계획에 대한 설명이 눈길을 끈다. 유난히 로스앤젤레스 지역은 거미줄 같은 프리웨이와 엉킨듯한 도로망으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초기 로스앤젤레스는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처럼 대중교통 기반으로 설계됐지만 급속도로 많은 인구가 유입됐고, 대중교통 시스템으로 감당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자가용 이용자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자가용을 가진 사람들을 도시 외곽으로 모터홈을 구성하면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그런 곳마다 타운이 조성됐고, 새로 생겨난 집들 사이로 도로가 놓여졌다.

기술의 발달로 자동차가 보다 먼 거리까지 갈 수 있게 되자, 거미줄 같은 도로는 더 멀리 기존 대로들 사이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해서 거미줄 같은 오늘날 로스앤젤레스 도로 체계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외관.    

거기서 자동차와 한 가정이 구성요소가 된 싱글하우스 개념이 생겨났고, 게라지 문화라는 것이 자리잡게 됐다. 차고를 의미하는 게라지는 단순한 창고가 아닌 미국 자동차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요소다. 이곳에서는 게라지 문화에 대해 소개하면서 게라지는 단순한 차고가 아닌 지역민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정보를 교환하는 일종의 마을회관 같은 역할을 담당했다고 한다.

박물관에는 1920-30년대 미국 거리를 그대로 옮겨 놓은 모형 전시관이 있는데, 포드자동차 딜러나 럭셔리카 브랜드인 부가티 딜러숍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또한 당시 파머스 마켓과 지금도 유명한 보험회사의 당시 사무실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거리에 재현된 주유소에는 당시 기름값이 그대로 표시되어 있어 지금과 비교하게 끔 만든다.

1970년대까지 번성했던 미국 자동차 산업은 오일쇼크를 맞이하면서 일본산 승용차에게 시장을 내주게 된다. 그래서일까, 1층에 마련된 미국 자동차 산업에 관한 이야기는 1980년대에서 끝을 맺고 미래 자동차 이야기로 테마가 바뀐다. 2층에 마련된 엔틱 자동차 전시장에는 다양한 클래식 자동차와 유명 인사들이 기증한 자동차들을 만날 수 있다.

자동차의 연대기와 당시 시대에 따라 변화된 패션도 함께 소개돼있다. 3층에는 아이들을 위해 자동차 그림이나 놀이로서 자동차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장도 마련되어 있어 가족단위 방문객을 반긴다.

전체관람에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은 미국 자동차 문화를 이해하고, 이색적인 추억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에서 20여분 거리에
자리한 지리적 이점과 한인타운 기준 720번 버스로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피터슨 자동차 박물관 근처로 로스앤젤레스카운티박물관(LACMA)이나 쇼핑으로 유명한 그로브몰 등도 들를 수 있으니 박물관 방문에 앞서 연관된 계획을 세워두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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