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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욕

[뉴욕뉴욕] 브루클린 예술가를 위한 상상을 파는 서점 - 스푼빌&슈가타운 북셀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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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 @ Williamsburg 


예술가의 상상을 돋우기 위해 태어난 서점 






글/사진 LA폴




LA폴입니다. 항상 뉴욕에 갈 때면 뭔가 늘 2% 아쉬운 부분이 느껴지곤 합니다. 마천루와 물밀듯 몰려드는 사람들 구경은 뉴욕 여행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는 매력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엔틱과 복고, 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결코 매력적이지 못합니다. 이 복잡한 메트로폴리탄에서 숨쉴 곳에 기대고자 소호를 찾습니다. 그러나 소호도 옛날 소호가 아닌 듯. '새것'을 위한 추구, 맨하탄 자락의 악밥이 이 해방구에도 가득합니다. 그래서 이제는 브루클린에 자리한 윌리엄스버그(Williamsburg)를 찾아갑니다. 덤보를 보기 위해서가 아닌, 부족한 2%의 갈증을 감수성으로 채워볼까 하는 마음입니다. 


윌리엄스버그는 소호가 너무 힘들어진 이들에게 하나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그곳에 버려진 창고와 빈 공간은 뉴욕의 가난한 예술가들에게 좋은 작업공간이 됐습니다. 그런 이유 등으로 그들은 윌리엄스버그 브릿지를 건너 브루클린으로 왔습니다. 예술가들이 바꿔 놓은 브루클린과 윌리엄스버그, 지금 이 곳은 뉴욕을 대표하는 젊은 예술가의 거리가 되고 있다네요.  




새로운 도시를 찾을 때면 늘 두 가지를 생각합니다. 지역 서점과 커피집. 항상 그 두 곳을 들려보면 그 동네 사람들의 분위기와 멋을 알 수 있습니다. 윌리엄스버그에는 몇개의 독립서점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 이름도 독특한 '스푼빌&슈가타운 북셀러스'를 찾아갑니다. 서점은 윌리엄스버그 지역의 관문인 베드포드(Bedford Ave.) 지하철역과 멀지 않습니다. 이 곳을 찾아가기 위해 14th/8 ave 역에서 'L' 트레인을 탑니다. 몇 정거장 거치지 않고 도착한 베드포드 역. 밖으로 나오자 좁은 도로와 벽돌 건물들이 방문자를 반깁니다. 






베드포드 에비뉴를 따라 서점을 찾아갑니다. 멋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시라는 이곳 윌리엄스버그의 첫인상은 곳곳에 자리한 벽화가 대신합니다. 건물과 건물 사이 빈 공간에는 어떤 의미를 지녔을 지 알기 어려운 벽화들이 가득합니다. 7번가에 자리한 역에서부터 두 블럭 떨어진 5번가를 지나자 오른쪽으로 이제 막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상점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간판을 보니 찾아가려는 서점이네요. 






오전 10시에 문을 여는 서점은 오늘 하루 마음의 양식을 얻으려는 이들을 반기기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살며시 발길을 안으로 옮겨 서점을 둘러봅니다. 이곳은 무질서입니다. 제아무리 독립 서점이라고해도 나름 북 코너들이 제법 잘 정리되어 있는 것을 봅니다. 그러나 스푼빌에서는 그냥 책들이 놓여있습니다. 주인장인 밸러미 또는 카일을 찾지 않으면 어디에 무슨 책이 있는지도 모를 정도. 사실 이것은 스푼빌의 컨셉트라고 합니다. 손으로 직접 하나하나 쌓아서 정리하는 책. 그래도 이 집의 단골들은 이에 대한 불만이 없다네요. 






서점의 공동 오너는 맨하탄에서 자란 소꿉친구라고 합니다. 이들은 예술가들을 위한 서점을 만들기를 원했고 스푼빌은 그런 생각의 결과물이죠. 1999년부터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 자리한 서점은 이곳 베드포드 에비뉴와 몬트로즈 길에 또 하나의 지점을 두고 있습니다. 스푼빌은 기본적으로 중고서적을 파는 책방입니다. 간혹 새책이 눈길을 끌기도 합니다. 책의 주제는 대부분 예술과 건축, 요리와 철학..., 카일씨는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예술가들은 정작 예술과 관련 된 책을 보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상상을 일으켜줄 책을 팝니다"라고 했다네요. 그래서 이 서점에는 과학책 같은 것은 팔지 않습니다. 여행책 코너도 없다네요.





뭔가 막 생각을 해내야 할 것 같은 그런 종류의 책들.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몇권을 골라서 창밖을 바라보며 읽어 봅니다. 마침 흐린 하늘에 비가 조금씩 내리네요. 서점 안에서 보는 바깥 풍경은 감수성을 자극합니다. 뭔가 창조적 생각을 하기 위해, 또는 영감을 얻기 위해 어딘가를 찾아가야 한다면 바로 이 스푼빌에 오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서점에 발을 들이고 있는 동안 상상의 나래가 펼쳐보기도. 


책 몇권을 사들고 이제 맛있는 커피가 있는 '블랙 브릭' 카페로 향합니다. 시작부터 기분 좋은 윌리엄스버그. 오래된 책들이 전하는 쿰쿰한 냄새로 아침을 맞이하며 기분 좋은 일들이 펼쳐질 것 같은 느낌이네요. 뻔한 뉴욕이 아닌, 숨쉬는 뉴욕을 보고 싶다면 윌리엄스버그로 오세요. 스푼빌 서점에서 시작하는 동네 탐방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겁니다.






Spoonbill & Sugartown, BookSellers 


218 Bedford Avenue Brooklyn, NY 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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