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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괜찮은 로컬 맛집들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건강한 아침밥 식당 - 스퀄(SQ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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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IRL @ Los Angeles, CA 

로스앤젤레스를 대표하는 슬로우푸드. 건강한 재료로 요리한 아침과 점심으로 유명. 




글·사진|LA폴(somethingnicepaul@gmail.com)



LA폴입니다. 요즘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을 비롯, 인근 주요 도시들에서 바람처럼 부는 음식 트렌드가 있습니다. 바로 슬로우푸드. 건강한 로컬에서 난 재료들을 사용하고, 전통적 방식으로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 유행입니다. 그래서인지, 최근 몇년 사이 이 일대 레스토랑들도 점점 가볍고, 편안하며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컨셉을 지닌 곳들이 하나둘 늘어납니다. 그 중에서도 SQIRL(스키럴(?), 그냥 편하게 스퀄로...)이라는 음식점이 눈길을 끕니다. LA한인타운 기준 북서방향에 자리한 실버레이크라는 도시를 잇는 버질(Virgil Ave.) 애비뉴를 따라 달리다 마라톤(Marathon St.) 스트리트를 만나면 오른쪽 구석에 아주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그저 '토스트 커피'라고 써있는 입간판을 보면 아 이곳이구나 알 정도로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버질 길 위로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고, 줄의 끝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른 토요일 아침이지만 맛있는 음식 앞에는 아침잠도 없나봅니다. 한번 들리면 그 느낌을 잊지 못한다는 스퀄. 소문을 듣고 저도 한번 찾아가봅니다. 









 

세번째 사진에 있는 'TOAST AND COFFEE'가 바로 저 간판입니다. 30분 정도 기다린듯. 안에서 먼저 메뉴를 들고 나와 오늘 먹을 것을 한번 골라봅니다. 스퀄의 특징은 '데이라이팅 다이닝'라고 밝을 때 먹는 정찬이 컨셉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 가게는 새벽일찍 문을 열고 오후 4시경에는 문을 닫습니다. 대체로 저녁을 푸짐하게 먹는 미국인들의 특성상 별로 반가울 시간대는 아니지만, 밝은 낮에 저녁만큼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을 먹을 수 있으니 위안을 삼는 듯 합니다. 


가게는 정말 좁습니다. 주문과 계산은 카운터에서 하고, 번호판을 가지고 자리에 앉으면 서버가 음식을 가져다 줍니다. 가게 옆으로 테이블이 한 6개 정도되는 내부 공간이 있고, 안에는 긴 테이블과 바가 있습니다. 밖으로는 노천 테이블이 한 7개 정도는 되어보이는데, 인도가 워낙 좁아서 서로 엉커서 먹는 느낌이랄까요. 그래도 이 동네 자체가 멋쟁이들이 사는 근처인지라, 다들 옷차림이 보통들이 아닙니다. 





오너이자 쉐프. 

제시카 코슬로가 직접 담아내는 모습 볼 수 있어.


스퀄 안으로 들어서면 왼편으로 쉐프가 직접 요리해 음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내가 주문한 음식을 직접 만드는 모습을 보면, 참 정직하다는 생각입니다. 재료들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로컬팜에서 직접 가져온 과일과 야채, 허브 등을 사용합니다. 그냥 직접 담아내는 모습 그 자체만 봐도 정말 신선합니다. 저는 시즈널 아보카도 토스트를 한번 시켜봅니다. 음료는 콜드블루 커피. 스컬에는 재료도 다양한 핸드메이드 티와 쥬스가 있는데, 마차로 만든 것이 인기라고 합니다. 다음엔 그것을 한번 도전해봐야겠어요.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리는데, 왼편으로 한 여자분이 열심히 정성스럽게 손님들에게 나갈 음식을 담아내면서, 최종적으로 확인을 하고 있더군요. 사람들이 반가워하며 아는 척을 하길래.누군가 봤더니 제시카 코슬로라는 이 집의 오너이자 쉐프. 자연재료로 만든 잼과 토스트, 죽과 같은 슬로우프드쪽에서 꽤 이름을 날리고 있는 분인데. 로컬 방송에서 이쪽 관련 음식을 소개할 때면 늘 빠지지 않는 실력자라고 합니다. 









"집에서 방금 만든 그맛. 신선한 재료 덕분에 먹는 내내 건강한 느낌..."


드디어 주문을 하고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안에 앉아볼려고 했지만, 너무 사람들이 많아서 밖으로 나가봅니다. 적당한 자리에 앉아 기다리는 중에, 옆 테이블에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친구가 됩니다. 늘 다니던 버질(Virgil)길이 이렇게 앉아서 보니 또 다른 매력이네요. 이 길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향하면 이스트 선셋 지역을 만나게 되고, 그쪽 역시 멋과 맛집들로 유명한 핫 플레이스(인텔리젠시아, 알프레도 커피 등등) 랍니다. 거기서 조금 더 올라가면 라밀 커피 등이 있는 실버레이크랍니다. 








드디어 음식이. 지인이 주문한 샌드위치와 제가 주문한 아보카도 토스트가 나왔습니다. 에소프레소를 시킨 지인은 한입 마시더니, 눈이 번쩍이네요. 커피 본연의 맛이 살아있습니다. 알맞게 구워진 빵. 그리고 신선한 아보카도. 계란 역시 엄선된 로컬에서 받아온 것으로 노른자즙이 참 달콤하고 고소합니다. 손으로 들고 먹기에 조금 부담스러운 비주얼이라 칼로 요리조리 잘 썰어서 한입 물어보니, 역시...왜 이렇게 사람들이 오래 기다리면서도 불만이 없는지 알겠더군요. 근래에 먹어본 아침밥 중에서 정말 세손가락 안에 드는 맛과 느낌입니다. 





사이트 통해 잼 판매, 

스퀄 어웨이 통해선 저녁 테이크아웃 주문도 준비. 


스퀄의 웹사이트를 둘러보니, 정말 맛있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잼은 진짜 최고네요. 서빙하는 친구가 권했던 메뉴는 죽 또는 밥과 함께 나오는 베이컨(그런데 누가봐도 삼겹살...)이라는데, 다음에는 꼭 한번 먹어봐야겠어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집은 잼을 발라먹는 토스트와 신선한 쥬스가 압권인듯합니다. 너무 복잡한 날에 방문한터라, 다시 안에서 잼을 사기는 힘들었지만, 곧 한산할 때 한번 더 방문해야겠습니다. 





이 집은 800스퀘어핏으로 정말 작습니다. 하지만 느낌과 음식, 그리고 이것을 대하는 모든이들의 정성만큼은 정말 크게 다가옵니다. 스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합니다. 먼저 말했듯 쉐프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가게입니다. 그래도 맛있는 스퀄의 음식을 퇴근후에도 찾는 이들을 위해 스퀄 어웨이(away)라는 저녁용 테이크아웃집을 곧 준비한다고 하네요. 글을 쓰면서도 내일 새벽 일찍 토스트와 커피를 먹으러 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혹시라도 인근에 사시거나, 혹은 LA를 방문하실 일이 있으시면, 스퀄로 찾아오세요. 이곳에서 로스앤젤레스의 로컬 건강식단을 꼭 한번 맛보시길 바랍니다. 



SQIRL 

sqirlla.com


720 N Virgil Ave, Los Angeles, CA 9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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