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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산, 섬, 사막, 호숫가 도시

콜로라도 사막 한가운데 물감을 풀어 산을 만들다 - 살베이션 마운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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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VATION MOUNTAIN @ NILAND, CA


구원의 산에서 예술을 만나다




글/사진 LA폴





LA폴입니다. 임페리얼 카운티의 황량한 콜로라도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다가 저 멀리 어렴풋이 보이는 십자가를 발견합니다. "GOD IS LOVE(하나님은 사랑입니다)"라는 커다란 문구가 동산 정상에 쓰여있네요. 슬랩씨티, 닐랜드...이름도 낯설기만한 이곳. 애리조나, 뉴멕시코, 콜로라도...심지어 뉴욕 번호판까지 타지에서 온 차량들로 주차장은 북적입니다. 바로 이곳은 살베이션(Salvation) 마운틴이죠. '구원의 산'이라는 이름답게 이곳은 온통 기독교 의미를 지닌 장식과 조형들로 가득합니다. 입구에서 부터 하나님께 보내는 편지함이 눈길을 끌고 동산 중앙에 커다란 하트 안에 쓰인 '죄인의 기도'가 눈길을 끕니다. 도대체 콜로라도 사막 한 가운데 어찌 이런 기이한 동산이 서있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여기서 쓰인 컬러. 종교적 의미를 지녔지만 엄숙하거나 진지함보다는 자유분방하고 따뜻하고 맛있는(?) 느낌이 가득합니다. 차에서 내리기도 전에 두 눈은 이미 이 멋진 구원의 산에 빠져버립니다. 





이 아름다운 생각을 만들어 낸 이는 고 래너드 나이트(1931-2014)씨. 평범한 수리공이었던 그는 본래 열기구에 '하나님은 사랑입니다'라는 글씨를 써서 비행을 하려 했다네요. 그러나 비행이 실패하자 그가 구현하고 싶어했던 아이디어를 이 산에다 불어 넣었다고 합니다. 레너드씨는 이 산을 위해 주변에서 정말 다양한 고철과 페인트, 도움이 될만한 모든 것을 다 끌어왔다고 합니다. 그는 이것이 '박물관'으로 불리기는 것을 좋아했고 모래와 씨멘트를 섞어 첫번째 산을 만들어 갑니다. 그런데 임페리얼 카운티 정부가 이 산에 사용된 페인트의 독성여부를 걸고 넘어지면서 철거 위기를 당하기도 했지만 나이트씨와 지지자들 역시 독립된 검사 기관에 의뢰를 해서 정부측 결과에 항의하기도 했다네요. 그 이후로 무독성 페인트와 재료 등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두번째 마운틴은 벽돌과 짚으로 지었는데 나이트씨는 나바호 인디언들의 건축양식에 큰 관심을 보였고, 그들의 스타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이 구원의 산은 만들어지게 됩니다. 나이트씨는 80세에 엘카혼에 있는 요양시설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2014년에 운명을 달리하게 됩니다. 그의 사후 이 산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재료와 도움을 통해 망가지지 않도록 지켜나갔고 지난 2012년에는 '살베이션마운틴INC'라는 비영리 단체가 만들어져서 이 프로젝트를 돕고 있답니다. 산 입구에는 도네이션을 위한 작은 저금통이 있으니 적은 돈이지만 도움을 주면 좋겠죠. 아래 영상을 보시면 전반적으로 동산의 모습을 한눈에 보실 수 있어요. 





산에 오를 때는 지정된 노란선을 따라서 올라야 합니다. 자칫 기대거나 만지거나 하게되면 관리하시는 분께 한소리 듣게 됩니다. 산을 통해 십자가까지 오를려면 오른쪽으로 있는 노란색 선을 따라 올라갈 수 있고, 왼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곧바로 올라갈 수도 있습니다. 높이 약 15미터의 정상에 서면 더 예쁜 산의 여러 모습들이 보입니다. 주변으로 온통 풀 한포기 없는 사막이 펼쳐져있고 그 가운데 나 혼자 십자가 아래 서있는 느낌입니다. 


살베이션 마운틴은 지금도 계속해서 보수와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두번째 마운틴으로 자릴 옮기면 그늘을 피할 여러개의 방들이 있습니다. 각 방 안에도 성경 말씀과 '하나님은 사랑이다'라는 문구가 가득합니다. 믿지 않는 자도 이곳에 오면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분명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컬러로 눈이 실컷 요기를 하고 마음도 차분해집니다. 100도가 넘는 밖에 있다가 이 돔에 들어오면 무척 서늘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알고 올까 할 정도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살베이션 마운틴을 찾습니다. 유명한 작가도, 예술가도 아니었던 레너드 나이트. 하지만 그가 남긴 유산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영혼과 육의 안식을 주는 소중한 가치로 남아있네요. 




살베이션 마운틴은 111번 사우스 하이웨이를 타고 칼렉시코로 향하다가 닐랜드에서 외곽으로 조금 더 가면 됩니다. 주변으로 바다만큼 넓은 호수인 솔튼씨가 있고, 오는 길에 봄베이 비치, 국제바나나박물관도 만날 수 있으니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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