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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는 힐링

[TASTY] 가비 한잔 할까요? 1920년대 조선의 차 문화를 즐기다 - GABI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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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BI COFFEE & BAKERY @ LAS VEGAS, NV


1920년대 한국의 차 문화를 즐기다 



글/사진 Paul Hwang (인스타그램 @caliholic)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호텔들이 자리한 스트립을 지나 스프링 마운틴 로드를 따라 달리면 거대한 아시안 타운을 만나게 됩니다. 이 지역 특징은 한국인, 중국인, 베트남인 등이 특정 지역에 따로 모여 있다기보다 적절하게 섞인 형태를 보이죠. 그래서 이 지역 대형 몰을 가면 말 그대로 아시안 타운입니다. 그래도 이 길을 따라 조금 더 서쪽으로 달려가면 나름 한국인들이 모인 지역이 있는데요. 그곳에 가면 그린랜드라는 한인 마켓도 있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지역에 라스베이거스 한인은 물론 타인종들이 크게 관심을 가지는 카페가 하나 생겼습니다. 이름은 가비 커피 & 베이커리(Gabi Coffee & Bakery)’랍니다.


가비 커피?” 어딘지 낯설지 않게 들려오는 이름. 그렇죠 최근 큰 인기를 끈 드라마 <미스터션샤인>에 등장한 그 가비 커피가 맞습니다. 한국 최초의 커피는 1902년 손탁호텔 안에 있는 정동구락부에서 판매했다고 하네요. 당시 서양에서 들어온 탕국이라 하여 양탕국이라고 불렸고, 커피라는 발음을 한자로 해서 가배라고도 했다네요. 여하튼 그런 역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드라마를 통해 당시 상류층이 즐기는 하나의 티 문화로 이 가비를 떠올리게 됩니다.



어쨌든 그런 가비를 파는 카페가 있다고 해서 밤잠을 설치며 라스베이거스로 달려옵니다. 아침부터 비가 촉촉하게 내린 카페 주차장에 차를 대고 가게 문을 여는 오전 9시가 되길 기다려봅니다. 양반댁 기와집에나 있을 법한 커다란 나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겉으로 보이는 복고 느낌과는 달리 내부는 무척 현대적이고 일반 카페와 다르지 않네요. 주문대 앞에서 ‘the gabi’ 커피와 아침이니 바싹하게 구운 브리오슈 위에 연어를 얹은 메뉴를 시켜봅니다. 노르웨이지안 스모크 살몬 브리오슈라고 하네요.




카페 안을 쭉 둘러보니 한옥처럼 보이는 창틀과 멋진 조명이 어울리고, 벽마다 걸려있는 개화기 시대 조선인들의 사진이 같은 한국인에게는 애잔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명성황후와 고종황제 그림을 보고 있자니 더욱 그러네요. 가비 커피는 의자도 다양한 것으로 준비해 통일된 느낌보다는 무질서 속 하나의 연출을 그리고 있네요. 개인적으로는 이런 느낌의 인테리어가 더 좋습니다. 카페 뒤로 가면 찻잔을 놓을 수 있는 찻상을 꺼내서 앉을 수 있게 한 공간이 있고, 뒤로 조선 왕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월도가 걸려있습니다. 여기에는 특히 왕과 왕비처럼 옷을 입고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복장을 빌려주기도 하네요.





이 집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가비 커피는 약간 마른 거품을 지닌 카푸치노에 작은 설탕 조각과 커피 가루가 뿌려 나옵니다. 사실 맛은 그렇게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집은 맛보다 분위기로 즐기는 것 같네요. 조선 개화기 당시 가비 커피를 마셔보지는 않았으니 모르겠지만, 우아한 가구를 배경으로 소파에 앉아 가비를 한잔하고 있으니, 마치 당시 상류층이 된 느낌? 실제 이 카페의 모토도 1920년대 한국의 우아한 차 문화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손님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옆 테이블에 앉은 이에게 벽에 걸려 있는 사진에 대한 느낌을 물으니 무척 신기하다고 하네요. 그들은 역사책에서도 쉽게 만나지 못한 한국이라는 나라의 당시 느낌을 이런 카페를 통해 배워가는 것 같습니다. 한국 문화를 전하는 다리와 같은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가비 커피는 지난해 문을 연 신생 카페지만, 벌써 라스베이거스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찻상을 꺼내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외국인들을 보면서 그들이 우리 한국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에 이 카페가 무척 반갑습니다.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한 번은 꼭 가비 커피 & 베이커리에 들려보세요. 왠지 주문은 가비 한잔 주시겠소?”라고 해야 할 것 같지만, 영어로 하셔야 합니다. 가비는 직접 로스팅까지 하고 있어 돌아오실 때 기념으로 한 봉지 사보는 것도 좋겠네요. 카페 내부 소개는 캘리홀릭 유툽 채널로 한번 더 만나보세요. 구독과 라이크 꼭 부탁드립니다.  

 




GABI COFFEE & BAKERY

5808 Spring Mountain Rd #104, Las Vegas, NV 89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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