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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타운 로스앤젤레스/DTLA 문화에 미치다

라스트북스토어(the LAST BOOK STORE) - Downtown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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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BOOK STORE]


다운타운 LA의 숨겨진 보물. 마지막 남은 종이냄새나는 기이한 서점.

아마추어 작가 갤러리, 테마별로 구성된 이색적 책방 체험.

주변으로 다운타운 LA 맛집 즐비.






운타운 LA를 걷다 보면 생각이상으로 재미난 장소 들을 발견할 수 있다. 치안이나 청결 등의 문제로 사실 다운타운 LA는 관광지로서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해온 것이 사실. 하지만 로컬들에겐 이곳은 다양함과 역동성이 살아 숨쉬는 다운타운임이 분명하다. LA 한인타운에서 LA 다운타운까지의 거리는 불과 4-5마일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 자리해있다. 하지만 지역에 사는 한인들이나, 혹은 한국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다운타운은 4마일이 아닌 40마일 이상으로 멀게만 느껴진다.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 범죄와 청결하지 못한 지역이라는 인식이 너무도 퍼져있다 보니 쉽사리 이곳을 방문하려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다운타운 LA는 한인타운에서 접근성도 편리하거니와 생각이상으로 볼거리가 많아, 반나절 시내 관광을 계획해보기에 손색이 없다. 그 중에서도 오래된 서점이나 특이한 예술작품 등에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다운타운 LA를 찾아가보길 바란다.  오래된 건물이 빽빽하게 자리한 5가와 스프링 스트리트가 만나는 사거리를 찾아가 본다면 놀라운 재미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사거리 건물 한 모퉁이 창문에 쓰여진 서점이라는 간판. 일반 서점과 달라 얼핏 봐서는 지나칠 수도 있다. 그곳엔 ‘더 라스트 북스토어(THE LAST BOOKSTORE)’라는 아주 독특한 책방이 자리해 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면 눈앞에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이 비스듬하게 자리한 책장 가득 진열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근처 엔틱샵에서 가져온 듯한 책장들. 코끝을 시큼하게 자극하는 오래된 책 냄새가 이곳을 첫인상을 대변한다. 서점 한 가운데에는 넓은 광장처럼 꾸며졌고, 거기엔 대형 소파가 자리해 있다. 보고 싶은 책을 뽑아 그 소파에 앉아 눕기도 하고, 자유롭게 독서를 하는 방문객들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 여느 서점과 달리 자유분방함이 이곳의 매력으로 보인다. 


이곳에서는 일반 서점에서 찾기 어려운 다양한 중고책들이 유난히 눈에 띈다. 구하기 어려운 여행책은 물론, 종교란에도 기독교 관련 고서나 미국 목사들의 자서전 등이 놓여있다. 한때는 어떤 목사님 방에 가득 놓여있었던 책들이 아닐까?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모를 정도로 볼 거리가 가득하다. 책 좋아하는 이들에겐 분명 색다른 맛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런 서점이 이 자리에 있었던 것일까?  2005년 서점의 주인인 조쉬 스펜서는 여러가지 물건 들을 인터넷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돈을 벌었다. 다운타운 LA 한 귀퉁이에서 시작한 그의 사업은 생각보다 흥했다. 조쉬가 주목한 것을 다른 무엇보다 책이었다. 그는 2009년 올드뱅크타운을 중심으로 이 서점을 열고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금의 자리로 2011년에 문을 열었다. 규모는 약 1만 스퀘피트. 최근엔 6천스퀘피트 정도 더 늘렸고, 약 10만권 이상의 책을 보유하고 있는 대형서점으로 발전했다. 









이곳은 분명 2014년의 LA의 모습이 아니다. 낡고 독특하며, 음악은 LP판에서 흘러나온다. 마지막 서점이라는 의미는 빠르게 변화되는 책 시장이 e 북 등의 등장으로 죽어가는 현실을 비유하고자 지어졌다고 전해진다. 그래서인지 이 곳에 오면 잠시 모든 전자기기를 꺼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책들 사이로 옛 향수를 따라 서점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2층으로 가는 계단이 눈길을 끈다. 천정에 매달린 장식이 예사롭지 않다. 타자기에서 흘러나온 종이가 마치 새처럼 계단 위를 날아다니듯 달려있다. 2층에서는 1층 서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장관이 펼쳐진다.  2층에는 책으로 꾸며진 여러 장식들이 눈길을 끈다. 책들을 묶어 마치 동굴처럼 꾸민 통로가 있는가 하면, 미스터리 추리 소설들이 모여있는 방은 철문 등을 달아놓아 감옥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2층의 백미는 아트 갤러리다. 이곳에는 모던 아트를 추구하는 다양한 작가들이 전시 작품을 진열해 놓고, 직접 팔기도 한다. 독특한 서점답게 전시 작품들은 하나같이 평범한 것들이 없다. 기이한 소재의 조각품이나 사진, 그리고 LA를 대변하는 자유분방함이 가득 묻어난 것들이 갤러리의 주를 이룬다. 그림이나 사진 등의 평균 가격은 대체로 200에서 300달러수준. 고가의 작품들도 있지만, 마음 먹으면 한 점 정도는 사볼만 한 것들이다.






낡은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옛노래와 함께 낡은 책냄새에 취하다 보니 마지막 서점이라는 이곳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LA의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그 체험을 글로 옮긴 어느 수필책을 집어 들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본다.  그 어떤 유명한 책방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이 있다. 라스트 북 스토어가 더욱 반가운 것은 LA한인타운에서 메트로 퍼플 라인을 타고 방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퍼싱 스퀘어 역에서 내려 5번 이스트 방향으로 걷다 보면 스프링 스트리트가 나오기 전에 왼편으로 서점을 만날 수 있다.  복잡한 일상을 떠나 맛보는 잠시의 여유. 누구나 꿈꾸는 그런 행복을 누려보고 싶다면, 라스트 북스토어로 향해보시라. 들어오는 발길은 가벼워도, 돌아갈 때는 많은 아쉬움이 남을 만큼 얻어갈 것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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