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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캘리포니아 와이너리

솔뱅에서 만난 주인장 없는 유기농 농장 - 팜 스테드(Farm St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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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장 없는 유기농 농장 ]


솔뱅에서 올드 코스트 하이웨이 따라 101로 접어드는 길목에 자리. 돼지와 염소 등 동물 농장도 개방

THE Farm Stead@GAVIOTA, CA





LA폴입니다. 캘리포니아에서 북유럽풍 느낌을 즐길 수 있는 산타이네즈 밸리에 솔뱅이라는 작은 마을을 다녀왔습니다. 2년만에 다시 찾은 솔뱅. 겨울이라 그런지 바람도 차고 연말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솔뱅에서 다시 LA로 돌아올 때면 늘 올드 하이웨이를 타고 101으로 향합니다. 하이웨이 끝에는 주인장 없이 운영되는 유기농 마켓이 있기에 종종 몇달러를 내고 맛있는 당근이나 브로콜리 등을 사곤 했죠. 그런데 반스토어(Barn Store)라고 이름 붙었던 그곳이 조금 많이 변했더군요. 


장소는 그대로인데 이름은 홈 스테드(Home Stead)로 바뀌고 기존 스토어가 있던 자리 옆에 큰 공간을 마련해 농작물 등을 팔고 있더군요. 여전히 주인장이 지키고서서 관리하지는 않구요. 후원자 이름이나 돈을 넣고 원하는 만큼 가져가면 되는 시스템은 여전했습니다. 그냥 지나기가 그래서 홈스테드에 한번 들러봅니다. 그리고 몇가지 재미있는 프로그램도 발견했구요...







솔뱅에서 가비오타로 건너가는 길은 중심가에서 Alisal Rd(앨리셜 로드)를 타고 달려가다가 올드 코스트 하이웨이를 만나면 우회전을 하면 됩니다. 그럼 양옆으로 넓게 펼쳐진 농장들을 지나 오른편에서 팜스테드 간판을 보게 되죠. 딸기 수확 시즌이면 이곳에서 바구니에 담는 이벤트도 열리곤 했는데, 시기가 수확철이 아닌지라 조금은 휑한 모습입니다. 이곳까지 오는 길은 드라이빙 명소이기도 하죠. 누구의 손도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오솔길을 따라 차를 달리면 원시림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 앨리셜 로드를 따라 달려가는 길. 






반 스토어 때 이곳을 지키던

검은 고양이는 어디로...


2년 전 제 블로그에서 잠시 소개됐던 반 스토어의 모습 




이랬던 스토어는 지금 너무나 멋지게 변했습니다. 당시 이곳에는 주인은 온데간데 없고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지키고 있었는데요. 고양이 사진은 어디로 갔는지...사라졌네요. 반 스토어만 기억하고 가다 지나칠뻔한 순간을 뒤로하고 이제는 홈 스테드로 바뀐 가게 앞에 차를 세웁니다. 본래 농장 자리 옆에 새롭게 창고를 열고 이곳에 유기농 채소와 관련된 제품들을 전시하고 팔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염소 우는 소리도 들려오고 분위기가 여전히 건강합니다. 






녹슨 양철 느낌이 물씬 풍기는 농장의 외관. 그럼에도 멋진 디자인의 간판 덕분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새롭습니다. 농장 앞에서 기웃거릴때 어떤 남자분이 계셨는데 저를 보더니 황급히 자릴 옮기시더군요.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바람에 흔들리는 낙엽 정도만 있는 이곳에, 어떻게 이런 멋진 농장을 지을 생각을 했을까요? 


홈스테드는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7시에 닫는다고 합니다. 농장에서 파는 유기농 야채들은 모두 검증된 것으로 '절대 손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것을 아침마다 가져온다고 하네요.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마켓 데이가 열리고, 야채 외에 유기농 꿀, 지역 특산물인 올리브 오일 등도 만나볼 수 있다고 합니다. 





차분한 느낌의 인테리어 

오래된 나무와 신선한 흙냄새 물씬 






리뷰를 보니 마켓 데이에 판매하는 레모네이드나 커피 등이 맛이 아주 좋다고 합니다. 안을 둘러보면 정말 신선함이 온몸을 감싸고 돕니다. 야채들의 생김새는 못나고 파릇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각각이 지닌 향기는 결코 시중 마켓에서 맡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더군요. 손대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그런 맛과 향이 이곳에 오면 가득합니다. 맛있는 당근도 여전히 넉넉하게 쌓여있고, 유기농 계란을 사볼까 했는데 떨어진 것 같더군요. 사람이 없으니 물어볼수도 없고...참 ...








이곳의 판매 시스템을 가게는 '아너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현금, 동전, 심지어 체크까지 받네요. 게다가 페이팔까지. 비트코인으로도 받지 않을까도 싶습니다. 그래도 미국이 선진국인 것이 이렇게 놓고 관리하지 않아도 정말 양심껏 물건을 사고 돈을 넣고 가는 것 같네요. 혹시 여행으로 이곳을 찾는 한인분들이 있다면 꼭 OECD 회원국 국민답게 행동하길 바랍니다. 살펴보니 CCTV는 없는 것 같으네요. 안을 둘러보고 있자니 어디선가 염소가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게 뒤로 나가니 거대한 동물농장이..., 돼지, 염소, 나귀(라마?)...다양한 동물들이 인기척들을 듣고 달려옵니다. 





동물 먹이도 구매해서 줄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면 더욱 즐거울 듯. 







드라이빙을 할 때 이런 로컬 마켓에서 과일이나 채소 등을 구매하게 되면 차안에서 바로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없죠. 그런데 씻을 곳도 마땅치 않으면 그것또한 곤란할 텐데...이곳에는 농장 뒷편에 야채를 씻는 공간도 마련해두어 참 편리합니다. 당근 같은 채소는 쓱쓱 씻어서 한입 물고 싶더군요. 





솔뱅을 찾더라도 쉽게 오기는 어려운 곳.

소규모 행사나 이벤트 장소로도 대여 가능. 





홈스테드를 떠나 이제 산타바바라로 향합니다. 이곳은 솔뱅을 찾더라도 쉽게 들릴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보통 154번 -> 246번으로 따라 솔뱅을 찾더라도, 다시 왔던길을 따라 산타바바라로 돌아갑니다. 이곳은 솔뱅에서 오지를 달려 찾아내야 하는 곳이지만 일부러 들려본다면 분명 기분좋은 것들을 많이 가져가실 수 있습니다. 특별히 이 농장 근처에서 이어지는 101번 프리웨이는 산타바바라까지 정말 멋있는 해안도로로 연결됩니다. 이 부분은 따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솔뱅을 다녀오고 나서 실망하거나, 소문만 무성하지 별거 아니다라고도 합니다. 


보기에 따라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솔뱅만 보고 오셨다면 그런 아쉬움에 공감이 갑니다. 솔뱅을 혹시 가실 생각이시라면 산타이네즈 밸리 와이너리는 물론, 팜스테드와 같은 로컬 농장에 한번 들러보세요. LA나 오렌지카운티 인근에서 느낄 수 있는 도시적인 맛이 아닌, 정말 자연만이 줄 수 있는 그런 향긋한 기분좋음이 여러분을 반길 겁니다. 그럼 저는 산타바바라로 향해 고고. 다음에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즐겁게 보셨다면 '공감' 하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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