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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

바츠(Bart's) 북스토어 - 오하이(OJAI)에서 살아있는 가을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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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T'S BOOKS, OJAI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에서 가을을 만나다




글/사진 LA폴




LA폴입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도 가을이 찾아왔네요. 이 곳에 가을이 찾아오면 빅베어나 레이크 애로우헤드, 아니면 멀리 레이크 타호나 비숍으로 단풍을 보러 가기도 하죠. 하지만 고즈넉한 가을 분위기를 느끼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면 조용하고 한적한 오하이로 떠나보세요. 오하이의 여러 자랑이 있지만 가을이기에 저는 책을 읽으러 일부러 이곳을 찾아봅니다. 오하이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로 꼽힌 '바츠(Bart's) 북스토어'가 있습니다. 어떤 서점이길래 그런 요란한 수식어가 붙었을까요? 


한적한 주말 오후.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놀쓰 방향으로 향합니다. 벤추라를 지나 33번 도로로 갈아타고 오하이로 향합니다. 도로 주변으로 나무가 어느새 노랗게 변하고 있네요. 울긋불긋한 단풍을 볼 순 없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가을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저 멀리 오하이 올드타운의 상징인 우체국 종탑이 보이네요. 평소 같았으면 이 길을 따라 '명상의 산'이나 크리슈나무르티 도서관으로 향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번엔 그 세상에서 아름답다는 서점을 찾아왔기에 올드타운에 들어서기 전 캐나다 스트리트를 따라 마을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몇 블럭 지나지 않아 만난 마틸리야 스트리트와 만나는 사거리. 길건너 왼쪽 편으로 드디어 바츠 서점이 보입니다. 








바츠 서점이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이유는 우선 독특한 레이아웃 때문입니다. 이 서점은 노천 온천처럼 야외에 자리해 있어요. 서점의 지붕이 없고 모든 것이 노출되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오하이를 비추는 가을 하늘의 햇빛이 서점 안에 가득하게 고여있네요. 오래된 책들이 내뿜는 기분 좋은 향이 주변의 야생 허브와 어울려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자연과 어울려있는 책장들. 책 하나하나마다 누군가의 손길이 묻어 있는 듯 사연이 가득해 보입니다.  


미로처럼 되어있는 서점 안을 따라 거닐어 봅니다. 맘에 드는 책 한권을 뽑아 들고 야외 테라스에 앉아보네요.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 책을 펼쳐 한글자 한글자가 눈에 쏙쏙 들어오는 그런 느낌은 정말 일반 서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이곳 만의 장점이네요. 이 서점을 만든 리차드 바틴스데일은 유럽 여행을 하다가 프랑스에서 마주친 노천 서점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오하이에는 멋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살았고, 지금도 그런 분들이 대부분 이곳에 둥지를 트고 있어요. 바틴스테일의 이름을 따서 바츠라고 했다는데, <라라랜드>의 세바스찬의 이름을 딴 재즈바 셉스와 웬지 느낌이 비슷합니다. 









이곳엔 35센트를 통에 넣고 가져갈 수 있는 할인 서적들도 있고, 소장 가치가 있는 몇만 달러 가치를 지닌 서저도 있다고 하네요. 커피를 함께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보니 카운터 옆에 작은 냉장고에 여러 음료수를 팔기도 합니다. 오하이는 핑크 모먼트라는 표현으로도 유명합니다. 해가 질 때면 마을과 산 전체가 핑크빛으로 물들기 때문이죠. 그 핑크빛이 서점 안으로 서서히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바츠 서점은 또 다른 느낌을 자아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중 하나라는 그 표현. 그런 시골 마을에 무슨 그런 곳이 있겠어라는 의구심은 이곳에 발을 내딛는 순간 사라집니다. LA에서 1시간 40정도 떨어진 바츠 서점. 그렇게 부담스러운 거리도 아니기에, 남부 캘리포니아가 주는 나른한 오후의 달콤함을 느끼고 싶다면 바츠 서점으로 오세요. 저도 한동안 주말이면 늘 가 있을 것 같습니다. 






BART'S BOOKS 


302 W Matilija St, Ojai, CA 9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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