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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괜찮은 로컬 맛집들

로스앤젤레스 에코팍의 맛집 - 다이넷(DINETTE)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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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nette @ Echo Park, Los Angeles. 

작은 식당이라는 의미. 지역에서 제일가는 와플 셀렉션. 아침과 늦은 점심메뉴가 인기. 



글·사진|LA폴(somethingnicepaul@gmail.com)





LA폴입니다. 이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아오신 분들에 의하면 LA에서 가지 말아야할 곳이 두 군데가 있는데, 하나는 다운타운LA이고 또 하나는 바로 에코팍(ECHO PARK)이라는 곳이죠. 대체로 위험하다는 이유. 물론 그분들의 기억은 아주...옛날 이야기랍니다. 지금 다운타운LA나 에코팍 선셋 블러바드 인근의 뜨는 모습은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지요. 그런데 LA로 여행오시는 분들이 보통, 한인택시나 민박집에서 이런 이야기들을 들으시고는 다운타운LA나 에코팍 근처에 가면 정말 큰일나는 줄 아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밤늦게 다니면 서울도 위험하겠지요. 중요한 포인트는, 옛날 이야기만 듣고 이렇게 새로이 뜨는 곳들을 보지 못하고 귀국하시는분들이 많다보니, 좀 아쉽기도 합니다. 


오늘은 좀 썰이 길었네요. 어쨌든, 오늘은 에코팍이라는 다운타운LA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동네를 찾아갑니다. 이유는 그곳에 다이넷이라는 아주 맛있는 점심밥집이 있다는 소문 때문이죠. DINETTE라는 말은 '작은 식당'을 뜻합니다. 정말 말 그대로, 다이넷.... 간판도 찾기 어렵고, 파라솔에 써있는 글자를 못봤으면 지나칠뻔 했습니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다이넷에 점심을 먹으러 왔습니다. 지난번 스퀄 키친과 더불어, 요즘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뜨는 집이라고 하니, 정말 설레입니다. 





이스트 선셋 블러바드 선상. 

지역 유명 레스토랑 오너의 두번째 가게.  


선셋(SUNSET) 블러바드는 LA쪽 여행책을 보셨다면 한번은 들어봤을 이름이죠. 그런데 대부분 여행책에서 말하는 선셋은 베벌리힐스 쪽 웨스트를 말하고, 한국 여행책에는 나오지 않는 선셋은 보통 이스트 선셋 지역을 말합니다. 이스트 선셋에는 요즘, 인텔리젠시아는 기본이고, 안단테, 알프레도 같은 유명한 커피집들이 즐비하고, 편집숍들도 하루가 다르게 문을 엽니다. 뭔가 활발한 느낌이죠. 





이스트 선셋과 에코팍 에비뉴가 만나는 교차로 즈음에 노상 주차를 하고, 다이넷을 찾아갑니다. 점심으로는 조금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생각보다는 한산합니다. 이 집은 월요일은 문을 닫고,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운영합니다. 아침밥과 점심 위주의 식당이죠. 이 집은 인근 실버레이크의 맛집 카페 스텔라의 오너인 가레쓰 캔트너가 문을 연 집이라고 해서 초반에 주목을 좀 받았습니다. 하지만 스텔라와는 좀 다른 컨셉트의 집이요. 





"정말 작은 가게. 베이커리와 함께 바, 커다란 메뉴판 돋보여"


이 집에서 맛있는 메뉴는 아보카도 토스트라고 하지만, 지난번 스퀄에서 비슷한 것을 먹었기 때문에 이번엔 와플에 계란과 베이컨을 얹은 오묘한 메뉴를 시켜봅니다. 이 메뉴는 주로 아침밥으로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사방이 유리로 된 키친에서 마이크를 통해 주문을 합니다. 어떻게 이 좁은 공간에 가게를 낼 생각을 했는지. 어찌보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입니다. 











"와플과 계란, 그리고 베이컨의 오묘한 조화여..."


이제 본격적으로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아봅니다. 먼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오고, 5분정도 지나 제가 시킨 메뉴가 나왔습니다. 앉을 자리는 비교적 넉넉합니다. 어쩌면 남미의 어느 한 작은 마을에 온 듯한 착각도. 그런데 워낙 식당의 컬러와 메뉴 구성, 그리고 즐기러 오는 이들의 행색을 보아하니, 작음 속에 커다란 세련미가 느껴집니다. 






베이컨이 무슨 과자처럼 너무나 바삭합니다. 짭쪼름한 베이컨과 고소한 계란, 그리고 달콤한 와플의 조합은 정말 독특한 맛입니다. 달콤하면서도 순간 그것을 희석시키는 베이컨의 짠맛은 시원한 아메리카노와 합쳐지면서 매우...행복한 기분을 만들어 냅니다. 와플 먹으면서 이렇게 몽롱한 적은 또 없는 듯 합니다. 무엇보다 친환경을 고려한 종이로 만든 포크와 나이프. 그리고 빨때까지...유별나게 '에코'입니다 정말. 무엇보다 이 양철 테이블과 음식을 담은 트레이. 결코 화려하지도, 비싸보이지도 않는 인테리어지만 이 자체로 네이처한 느낌이 훨씬 돋보이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다이넷의 사진을 찍을 때 이각도를 좋아합니다. 





에코팍을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주변 중고서점도 좋은 볼거리. 




와플과 커피를 마시고 있자니, 옆 테이블에선 모델들이 와서 촬영을 하네요. 아마 독립영화를 찍는 그런 느낌입니다.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덕분에, 늦은 오후에는 주로 테이크아웃 손님들이 많네요. 맛있게 먹고 자리를 뜨기 전에 주변을 한번 둘러봅니다. 이곳은 사실 에코팍의 번화가 중 하나인데, 그 동안 발전이 좀 안됐던 느낌이 강합니다. 아직 변변한 식당은 없고, 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분들이 많이 사시기도 합니다. 어자피 로스앤젤레스는 멜팅팟이라는 다인종 도시랍니다. 그들에게도 우리가 이방인이고, 우리도 그들에게 타인종이지만 이런 맛있는 음식 앞에서는 다들 하나된 언어로 통합니다. 바로 "Good"이죠. 그런 좋은 마음을 두고 다이넷을 떠납니다. 



DINETTE 

1608 W Sunset Blvd, Los Angeles, CA


맛있게 보셨다면 '공감' 하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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