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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로스 앤젤레스 카운티

다운타운 LA(Downtown Los Ange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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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wn Los Angeles]


천사의 도시에서 찾은 반나절의 여유


LA메트로 퍼플라인을 타고 퍼싱스퀘어 역에서 내린다. 도시의 낭만을 느끼려는 듯, 지하철역에서 나와 가볍게 커피 한잔을 들고, 높은 마천루 사이를 걸으면서 멋진 쇼핑몰 앞에서 기웃거려본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지나는 행인들 사이로, 가벼운 미소를 건네 받으며 노천 레스토랑에 앉아 점심을 주문한다. 우리가 흔하게 상상할 수 있는 이와 같은 도시 라이프. 어쩌면 뉴욕 같은 도시의 한 장면 일수도 있겠다.


하지만 로스엔젤레스에서는 이 같은 생활이 보편적이지 않다. 이것은 생활수준의 문제가 아니라, 마천루보다는 낮고 평범하며 낙후된 건물들이 많고 대부분 자동차로 움직여야 하는 생활 환경 때문에, 도시 거리마다 사람들의 왕래가 잦지 않다. 하지만 로스엔젤레스에서 딱 한 곳, 이런 씨티 라이프가 가능한 곳이 있다. 바로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다.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는 로스엔젤레스를 대표하는 중심지답게, 행정과 문화, 그리고 기업들이 한데 모여 타운을 이루고 있다. 이 지역에서 가장 높으며,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US 뱅크 타워의 위용을 중심으로 각종 금융센터들이 모여있고 문화 시설은 물론 유서 깊은 호텔과 쇼핑센터 등이 자리해있다. 또한 각종 미국드라마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배경인 덕분에, 때때로 골목골목을 걷다보면 미드에 출연하는 연예인이나 광고 촬영을 하는 진풍경도 흔히 만나볼 수도 있다. 이렇게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에는 숨겨진 매력이 많지만, 다소 부정적인 부분들, 즉 치안이라든가 노숙자등이 노출이 많이 되다 보니 상대적으로 장점들이 덜 알려져 있는 듯하다.


무엇부터 보면 좋을까? 사실 그것을 결정하기 이전에 어떻게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를 갈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면 좋다. 전세계 모든 도심이 그렇듯 이곳도 주차장이 부족하고 비좁은 현실, 그래서 주차료가 다른 곳보다 비싸고 한번에 댈 수 있는 시간도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차를 몰고 가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대중교통이 그리 편치 않은 로스엔젤레스이지만 다운타운을 향하는 방향만은 넉넉하게 잘 구비되어있다. 보편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메트로 퍼플라인과 레드라인을 타고 시빅센터역에 내리면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을 둘러보기에 좋은 알맞은 요충지에 도착하게 된다.


시빅센터 역은 말 그대로 유명한 로스엔젤레스 시청 건물과 법원, 그리고 경찰서 건물 등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시빅센터 앞에 자리한 로스엔젤레스시와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간 거리를 표현한 푯말은 많은 관광객들의 인기를 끈다. 한국은 부산광역시가 로스엔젤레스의 자매 도시다. 시청 근처를 둘러 본 뒤에 갈 곳은 로스엔젤레스 필 하모니 오케스트라의 고향인 디즈니홀이다. 디즈니홀은 스페인 빌바오에 자리한 유명한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작품으로, 범선 모양의 모티브를 지니고 있다. 외관도 훌륭하지만, LA필의 환상적인 공연은 디즈니홀을 더욱 부각시키는 장점이다. 





디즈니홀 주변에는 또한 LA현대미술관이라고 불리는 MOCA 미술관이 있다.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전이 일년 내내 진행되고 있어, 꼭 한번 들러봐야 하는 명소다. 디즈니홀 앞을 가로지르는 사우스 그랜드 애비뉴 길을 따라 내려가면, 로스엔젤레스의 빌딩 숲 중심가를 걷게된다. 웰스파고 센터와 AT&T 센터 등 아주 멀리서 보던 유명한 빌딩들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로스엔젤레스에서 제일 높은 빌딩인 US 뱅크 타워도 만날 수 있는데, 이 타워 주변으로는 아케이드와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카페 등도 자리해 있다. 


US 뱅크타워 앞을 가로지는 5번가를 지나면 유서 깊은 로스엔젤레스 공공 도서관을 만나게 된다. 1873년에 지어진 건물로, 건축가 베르트람 그로스베너 굿휴의 작품이다. 이집트 신전을 연상케 하는 기이한 외관이 눈길을 잡는다. 200만권 이상 도서를 보유하고 있고, 미국에서 3번째로 큰 도서관으로 손꼽힌다. 방대한 도서와 건물 분위기는 단지 이곳만을 오더라도 크게 만족할 수준이다.


이 주변으로는 유명한 호텔들이 즐비하다. 특이한 건물 구조를 지닌 보나벤처 호텔과, 힐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호텔들이 이곳 주변으로 모여있다. 사우스 그랜드 에비뉴를 따라 7번가까지 내려가면 그 주변으로 쇼핑센터들이 밀집해 있다. 이번엔 다운타운의 신흥 개발 지역으로 향해 본다. 바로 스테이플 센터와 노키아 극장 주변이다. 하지만 다운타운에서 이곳을 가려면 조금 많이 걸어야 하기에, 7번가 웨스트 방향으로 따라 걷다가 7번가/메트로센터역이 보이면 지하철메트로 옐로우 라인을 이용한다. 한 정거장 내려가서 피코 스테이션에 내리면 스테이플 센터, 로스엔젤레스 컨벤션 센터, 노키아 극장을 한번에 만나볼 수 있다. 스테이플 센터는 NBA LA레이커스의 홈구장이자, 각종 공연 등이 펼쳐진다. 우리에게는 김연아 아이스쇼로 기억된다. 노키아 극장 주변에 자리잡은 리츠칼튼 호텔등은 모던한 멋과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이 지역의 명소가 되었다.






이제 호텔 앞으로 뻗어있는 올림픽 블러바드 이스트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면 색다른 재미가 기다리고 있다. 올림픽가와 사우스 메인스트리트가 만나는 지점부터 우리가 흔히 들었던 자바시장이 시작된다. 이 지역을 로스엔젤레스 패션디스트릭트라고도 부른다. 각종 의류, 보석, 시계, 향수 등 없는 것 없는 제품들이 한 지역을 가득 메우고 있다. 우리나라 남대문 시장을 상상해보면 영락없이 비슷할 것이다.


볼 것도 많은 만큼 먹을 것도 참 많다. 이곳 자바 시장에 들렀다면 지역 명물인 자바도기를 맛봐야 한다. 자바시장에서 파는 핫도그를 일컫는 말로, 특정한 식당보다는 벤더 푸드, 즉 길거리에서 파는 그 어떤 것을 맛보아도 좋다. 정통타코나 또르띠아를 맛보는 것도 잊지 말자. 간식 말고 제대로 된 식사를 원한다면 몇 가지 옵션이 있다. 사우스 그랜드길과 5가 6가 사이에 자리잡은 워터 그릴 레스토랑도 훌륭하고, 7가와 그랜드길에 자리잡은 보테가 루이 이탈리안 레스토랑도 일품이다. 대부분 맛있는 레스토랑은 퍼싱 스퀘어 주변에 몰려있는데, 퍼싱 스퀘어 역시 메트로 레드나 퍼플 라인으로 갈 수 있으며, 시빅센터에 도착하기 전 역이다.






도심은 어느새 퇴근 인파로 몰린다. 저녁이 되면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는 화려한 풍경으로 변한다. 하지만 밤이 되면 생각 이상으로 노숙자들도 많은 관계로 밤에는 되도록 도심에서 도보로이동하는 것은 외국인들에게 좋지 못하다. 다운타운 로스엔젤레스는 이처럼 숨겨진 매력으로 똘똘 뭉쳐있다. 마천루 사이를 걸으면서 이것저것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권. 맛과 멋, 그리고 다양한 재미가 가득한 이곳. 여기에서만이 로스엔젤레스가 숨겨놓은 참 맛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by LA 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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