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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센트럴 코스트 캘리포니아

산타쿠르즈(Santa Cru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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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니아에는 모두 8개의 주립대학이 각 카운티와 도시별로 있고, 학교를 중심으로 한 도시 문화는 지역의 특색과 더불어 발전해 왔다. 이들 중 대도시에 자리잡은 주립대학을 제외하고, 중소 도시에서 설립된 주립대학은 특히 그 지역에 미친 영향이 크다. 대표적으로 산타크루즈와 UCSC(캘리포니아주립대산타크루즈)의 관계를 들 수 있다.


산타크루즈는 중부 캘리포니아의 에메랄드로 통하는 몬트레이만의 푸른 바다를 맞대고 있고, 북가주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해 있다. 인구 60만명의 비교적 작은 도시지만 이곳은 활발한 대학 도시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남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부터 PCH 1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가주로 향하게 되면 몬트레이 베이를 지나 산호세에 닿기 전 산타크루즈를 만날 수 있다. 입구에서부터 다양한 베리 농장 광고와 단촐하게 세워진 간판이 이곳이 산타크루즈임을 알린다.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이들이 먼저 찾는다는 UCSC 캠퍼스부터 들러본다.


UCSC는 작은 단과대학이 여러개 모여 하나의 종합대학을 이룬다. 특이한 점은, 각 단과대학별로 기숙사와 자체 운영 시스템을 갖춘 동부식 대학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그래서 캠퍼스 안에는 각 단과대학 건물들이 하나같이 다르게 지어졌으며, 건물들 사이가 넓어 걸을 수 있는 시설이 풍족하고, 특히 태평양이 보이는 산책로 등 대학이라기보다 하나의 리조트와도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UCSC는 지역의 문화와 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며 공생해 왔다. UCSC 식물원과 서핑 박물관, 그리고 아트 뮤지엄 등은 산타크루즈를 작은 시골마을에서 전문성과 예술성을 갖춘 도시로 탈바꿈 시켰다. 특별히 해양과학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곳은, 많은 해양동식물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학생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서핑 문화를 발전시켜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캠퍼스에서 오랜 시간 전의 피로를 덜며, 휴식을 취하고 이제 산타크루즈의 구석구석을 돌아본다.


먼저 미스테리 스팟이라는 곳으로 향한다. 이름 그대로 범상치 않은 이곳은 산타크루즈의 대표적인 볼거리로, 초자연적인 현상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사방이 삼나무 숲으로 이뤄진 숲속 한가운데 자리한 미스테리 스팟은 중력과 물리적 법칙이 반대로 존재한다. 기울어진 듯 보이는 집 한채에서 재밌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예를들어 공을 내려놓으면 떨어지지 않고 엉뚱한 곳으로 가는 등 신기한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전문 가이드와 함께 설명을 들으면서 봐야 하므로, 대기 시간이 조금 있지만 이런 초자연적인 현상을 가진 곳이 이스라엘과 이곳뿐이라고 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산타크루즈를 돌아다니는 동안 가장 많이 눈에 띈 것은 바로 딸기 광고다. 사실 이곳을 찾는 이유 중 대부분이 딸기 픽킹 이벤트나, 딸기로 만든 음식, 그리고 신선한 딸기를 사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산타크루즈 인근 딸기 농장들은 미국 딸기 생산량의 70%를 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딸기밭이 끝 없이 펼쳐진 왓슨빌이라는 지역을 방문해 보면, 


11월 추운날씨임에도 여전히 탱글탱글한 딸기를 거두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도로 주변으로 자리잡은 딸기밭에는 작은 바구니에 10달러 정도면 딸기를 살 수 있도록 만든 간이 판매대도 눈에 띄고, 시기는 조금 지났지만 딸기 픽킹 이벤트에 대한 안내도 있다. 비닐하우스라면 몰라도, 겨울 시즌에 딸기라니 놀라울 따름이다. 확실히 중가주 일대를 다니다 보면, 이런 과일과 농작물 등이 캘리포니아를 지탱하는 주요산업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산타크루즈는 맛의 도시이기도 하다. 다운타운과 올드타운 중심으로 곳곳에 맛있는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이들을 한번에 볼 수 있도록 만든‘산타크루즈 푸드 투어 프로그램’은 방문객들에게 인기 상품 중 하나라고 한다. 다운타운에 자리한 여러 레스토랑 중 오스왈드라는 곳에 들러본다. 이곳에선 시즌 메뉴와 지역 와인 등을 다양하게 맛볼 수 있고, 수요일 저녁에 준비되는 29달러짜리 픽스 메뉴에는 샐러드와 스프, 리조또, 딸기 샤벳 등을 한번에 맛볼 수 있는 풀코스가 제공된다.

저녁 시간 산타크루즈 피어를 따라 걸으면서 이곳 특유의 바다냄새를 맡아본다. 웬일인지 바다사자들이 자취를 감췄지만, 그들이 남긴 냄새 덕분에 이곳엔 야생의 냄새가 물씬 풍긴다. 파도의 높이가 범상치 않다. 이곳은 캘리포니아에서 헌팅턴 비치 못지 않게 서핑하기에 좋은 파도를 지녀, 서핑 선수권 대회가 열리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서핑을 위해 일부러 이 시골마을인 이곳을 찾는다.

사실 큰 기대를 하고 이곳을 찾는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엄청난 거리이니만큼 산타크루즈만을 보기 보단, 가까운 몬트레이 베이나 카멜 등을 방문할 계획을 세우면서 산타크루즈까지 둘러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이곳에 오면 남가주와는 분명 다른 매력이 있다. 대학도시의 활발한 느낌, 아름다운 자연과 음식, 그리고 향긋한 딸기향은 오직 산타크루즈에서만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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