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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로스 앤젤레스 카운티

벙커힐(Bunker H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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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nker Hill, Downtown Los Angeles]


 급부상하는 다운타운 LA의 랜드마크 

 

운타운LA에 가볼 곳이 어디 있나요?”라고 물어으면 의외로 대답하기가 쉽지 않다. 스테이플 센터, 패션거리, 디즈니 콘서트홀 같은 유명한 랜드마크들을 떠올려보지만 이들 대부분이 여기저기 흩어져있기 때문에 초행자들에게 한꺼번에 많은 것을 권하기도 애매하다. 따라서 사정상 다운 타운LA의 핵심적인 부분들만 간추려서 둘러보고 싶다면 벙커힐 지역을 추천한다.




 

벙커힐은 다운타운LA의 심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북으로는 1st 스트리트부터 5th 스트 리트까지, 동서로는 피게로와 스트리트부터 힐 스트리트를 경계로 하는 지역으로 LA에서 가장 멋있는 뷰를 자랑하는 언덕을 말한다. 벙커힐의 유래는 186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간다. 당시 프루덴 트뷰드리라는 개발업자는 이 지역의 멋진 뷰에 사로잡혀 언덕을 사들인다. 이후로, 이 지역에 빅토리안 스타일의 집들을 짓기 시작했고, 근처 부자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하나둘 벙커힐 지역으로 모여들었다. 1940년대까지 이 지역은 주거지역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자동차의 발달과 이 때쯤 캘리포니아의 첫번째 프리웨이인 패서디나 프리웨이(110번 프리 웨이)가 개통되면서 벙커힐에 살던 부자들은 더 나은 주거환경을 위해 하나 둘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후로 벙커힐 지역은 1950년대 중반부터, 비즈니스와 주거를 갖춘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는데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바로 투 캘리포니아 플라자 타워다. 또한 주변으로, 많은 건물들과 아트센터 등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월드디즈니홀과 모카미술관 등이 이 계획으로 세워졌다. 이 장대한 벙커힐 프로젝트는 오는 2015년에 끝나는 것으로 LA시가 진행중인 개발 프로젝트 중 최장수를 기록한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00년대 들어 벙커힐은 새로운 트렌드를 지향하는 젊은층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며, 주상 복합건물들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했다. 여기에 다양한 영화, 광고, 드라마 촬영의 단골 지역으로 부상하면서, 벙커힐은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럼 벙커힐에 대한 사전 정보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벙커힐 공략에 나서보자. 우선 다운타운LA를 방문할 때는 가급적 자동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길 권한다. 특히 벙커힐 같은 중심가인 경우엔 주차비가 만만치않고, 자리 쟁탈전도 치열하다. 벙커힐은 LA한인타운을 기준으로 메트로 퍼플라인을 이용하면 찾아갈 수 있다.단, 대중교통을 이용할때는 나들이 시간을 오부터 오후 6시 정도까지로 잡아두는 게 좋다. LA한인타운과 가까운 메트로 퍼플라인 윌셔/웨 스턴, 노르만디, 버몬 역 중 하나에서 유니온스테 이션 방향 메트로를 탄 뒤, 퍼싱스퀘어 스테이션 에서 내리면 벙커힐에 도착한다. 먼저 퍼싱스퀘워 역에서 5th 스트리트 웨스트 방향을 따라 줄지어 늘어선 LA의 랜드마크 빌딩숲 사이로 걸어 올라 간다. LA에서 가장 높은 US뱅크타워 앞에 서면 이제부터 벙커힐 탐험이 시작된다. 타워 옆에는 103개의 계단으로 이뤄진‘벙커힐 계단’이 자리 해있다.이계단을올라가다보면LA의초고층 빌딩들이 만들어낸 거대한 위엄이 색다른 느낌으 로다가온다.늘,단층이나스패니쉬풍의낮은건 물에 익숙한 이들에겐 뉴욕이나 시카고의 중심가 에 온 듯한 인상을 심어준다. 계단의 끝은 호프 스트리트와 연결된다. 계단 정상에서 아래를 내려 다보면, 눈앞에 LA공공도서관의 뒷모습이 보인다.



호프 스트리트 노쓰 방향으로 계속 걸어가면, 이내 웰스파고 센터에 도착한다. 이 역시 벙커힐 의 대표적 랜드마크다. 건물의 아케이드에는 다양한 음식점과 더불어 유명한 스테이크집도 자리해 있다. 특히 센터 맞은편에 자리한 웰스파고 박물 관은 한번쯤 들러 볼만한 재미가 있다. 여기에는 19세기 미서부 개척의 역사와, LA 지역에 관한 다양한정보등을살펴볼수있다.특히웰스파고 은행의 상징인 역마차가 보존되어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이제 웰스파고 센터를 가로질러, 노 쓰 그랜드 애비뉴를 따라 걸음을 재촉해본다. 3st 스트리트를 지나면 곧 오른편으로 LA현대미술관 인 MOCA를 만나게 된다. 관심이 있다면 들러보 는것도좋고,시간이허락안되더라도꼭좋은 기념 사진 하나는 만들도록 하자.

계속 걸어 올라가면, 왼편으로 LA필하모니 오케 스트라의 고향인 월드디즈니콘서트홀을 만날 수 있다. 파도를 가르는 범선 같은 건물 외관. 이것은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설계한 프랭 크게리의 작품으로, 디즈니홀의 외관 역시 구겐하 임 미술관과 흡사하다. 한때 누가 원조이냐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비록 공사는 구겐하임보다 늦었지만, 디자인은 디즈니홀것이 빌바오보다 먼저 끝냈다고 알려진다.





   

이곳에서 1ST 스트리트를 따라 언덕을 내려오면서, 사우스 올리브 스 트리트를 만나면 우회전을 한 뒤, 다 시 언덕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유명한 옴니 호텔을 지나면, 캘리포니아 플라자에 도착하게 된다. 플라자로 가는 길은, 이정표에 나와있고, 계단 을 올라 플라자에 도착하면 시원한 분수가 물을 뿜는 워터코트가 눈앞 에 펼쳐진다. 작은 카페와 음식점들 이 분수 주변으로 자리해있고, 빽빽 한 건물 한 가운데서 솟는 분수는 정말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느껴진다. 이곳에는 세상 에서 가장 짧은 트램이라는 별명이 붙은‘엔젤레 스 플라이트’역이 자리해 있다. 이 트램은 캘리포 니아 플라자부터 벙커힐 언덕 아래 힐 스트리트 까지 손님을 실어 나른다. 편도 50센트를 내고, 트램에 오른다. 언덕을 오르내리는 두 대의 트램은 각각‘올리벳’과‘사이널’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다. LA에서 즐기는 트램. 어쩌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도 하지만, 색다른 추억을 만들기엔 짧지 않은 것 같다.

 





트램은 이내 힐 스트리트역에 도착한다. 길을 건너면 맞은 편에 그랜드 센트럴 마켓이 보인다. 사실 이곳은 LA의 숨겨진 먹거리 시장이다. 이 안에는 LA를 대표하는 다양한 민족의 다양한 음 식을 즐기려는 다양한 손님들로 늘 붐빈다. 벤토 마니아라는 한 일본도시락 집에서 구입한 롤 세트는 걷느라 허기진 배를 채워주기 충분하다. 한국의 광장시장 맛집 골목까지야 아니겠지만, 그래 도 복잡하고 시끄러운 시장 분위기를 느끼려는 이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마켓을 뚫고 나왔다면, 브로드웨이길을 건너편 브래드버리 빌딩도 들러보자. 지금까지 현대식 느낌에 익숙했다면 브래드버리 빌딩에선 뭔가 유서 깊은것들을 만날수있다. 이건물은 광산업자 루이스 브래드버리가 지었는데, LA에서 흔히 보는 스패니쉬 양식이 아닌, 이태리 르네상스시대의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그 특유한 양식덕분에, 이 건물은 건축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 꼭한번 들러보고 싶은 명소로도 통한다.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영화 <토탈리콜>, <블레이드러너>, <마 이너리티리포트> 등 다양한 헐리웃 대작들의 세트장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곳에서 나와, 브로드 웨이 사우스를 따라 4th 스트리트에서 우회전, 힐스트리트까지 걸어간 뒤 좌회전을 하면, 다시 퍼 싱스퀘어 스테이션에 도착하게 된다.






벙커힐 주변을 이정도 걸었다면, 대부분 주요한 것들을 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밖에 밀리언달러 극장, 초대 빅토리안건물양식이 살아있는 카라반 서점 등도 있지만, 시간이 허락되면 방문해보길 바란다. LA에 살다보면 도시라이프가 무척 그리울때가 많다. 특히 서울이나, 뉴욕, 시카고 같은 대도시에서 온 방문자라면 특히 그러하다. 그럴 때 벙커힐 지역을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다운타운LA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스타일을 이 넓은 언덕에 구석구석에서 진하게 느낄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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