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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로스 앤젤레스 카운티

게티빌라(Getty Vi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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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tty Villa


캘리포니아에서 만나는 고대 로마도시의 향수


티빌라는 아름다운 로마시대 건축양식으로 지어진 태평양을 바라보는 언덕위에 자리한 박물관이다. 그런데 LA 거주민들이라도 브렌트우드 지역에 자리한 게티센터는 많이 들어봤어도 게티빌라는 생소한 이들이 많다. 그만큼 게티빌라는 희소성이 있는 방문지다. 하지만 게티라는 이름으로 지어진 박물관 중 게티빌라가 원조로 여겨질 만큼, 이곳은 역사성과 함께 많은 사연을 담고 있다. 평소 문화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은 석유재벌 장폴게티는 1954년 퍼시픽 팔리사데스에 자리한 자신의 집에서 소장품들을 모아 갤러리를 열게 된다. 갤러리는 생각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고, 게티는 늘어나는 미술품들을 담기 위해, 그의 집 언덕 아래에 두번째 박물관을 지을 결심을 한다. 이것이 바로 게티빌라의 시작이다.


게티는 이것은 일반적인 박물관이 되기보단 무엇인가 역사적인 의미로 남기고 싶어했다. 그래서 빌라 디자인의 모티브를 고대 로마인들의 도시 헤로쿨라네움에 자리했던 빌라오브파피리에서 가져와 의미를 부여했다. 헤로쿨라네움은 폼페이 최후의 날로 유명한 베수비우스 화산 폭발로 사라진 고대 도시 중 하나로, 찬란한 로마 유산을 담고 있었고, 파피리의 빌라는 쥴리어스 시저 황제의 아버지가 소유했던 것으로도 전해질만큼 의미 있는 건축물이었다. 


게티는 이 빌라의 복제품을 캘리포니아에 짓기로 결심했고, 1974년 드디어 게티빌라가 문을 열게 된다. 하지만 게티는 정작 이 빌라에 방문해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게 된다. 게티빌라는 이후로 많은 보수 작업과 확장의 필요성을 요구 받게 되어 405 프리웨이와 선셋 블러바드가 만나는 브렌트우드 지역 근처에 게티센터를 짓기로 하고, 게티의 모든 소장품들을 이곳에 옮기기로 한다. 


빌라의 정체성은 본래 취지대로 그리스, 로마, 고대 이태리 유물과 소장품만을 담기로 하고, 1993년 빌라의 리모델링이 결정된다. 그리고 모든 작품이 이관된 후인 1997년, 게티빌라는 더 나은 모습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문을 닫는다. 지금 우리가 보는 게티빌라는 2006년 1월 28일에 새롭게 문을 연 시설이다. 새로운 빌라는 고대 그리스, 로마, 이태리 지역의 분위기를 한층 더 느낄 수 있도록 꾸며졌으며, 극장, 식당, 특별전시관 등이 더해지면서 교육 박물관으로서의 기능도 한층 높아졌다. 그런 측면에서 게티 빌라를 찾는다는 것은 캘리포니아에서 느낄 수 없는 고대도시의 자취를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게티빌라를 찾기 위해선 먼저 인터넷으로 방문예약을 해야 한다. 게티 홈페이지(www.getty.edu)에서 간단한 정보를 넣고 시간을 지정하면 무료로 방문예약이 가능하다. 방문시엔 예약확인서를 출력하여 게티빌라 입구에서 확인을 받아야 하고, 차한대당 15달러의 주차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주차요금을 내고 게티빌라로 들어가, 왼편에 자리한 주차장에 차를 대면 본격적인 빌라 방문을 시작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오솔길을 따라 빌라 안내데스크에서 안내 책자 및 가이드 시간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빌라로 입장한다. 가이드 투어를 원하면 오디오 안내 장치를 받은 뒤, 시간에 맞춰 가이드와 함께 빌라를 둘러볼 수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서면, 콜로세움 같은 고대 원형 극장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고 원형 극장 관객석 사이로 조성된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빌라 입구에 닿을 수 있다. 게티빌라는 시즌별로 특별전을 준비하는데, 이날은 시실리 특별전(8월 19일까지)이 열리고 있다. 빌라 내부는 중앙 전시홀과 건물 중앙에 자리한 열주 건축양식(고대 신전에서 볼 수 있는 원형 기둥 구조)으로 지어진 못이 자리잡고 있다. 빌라 내부 열주도 몹시 아름답지만진짜는 중앙 못을 지나 외부와 연결된 야외 열주다. 






저 멀리 태평양을 향해 뻗어나간 못과 함께, 주변으로 고대 신전을 그대로 옮겨온 듯 원형 기둥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는 스패니쉬 양식에 너무도 익숙해진 두눈에 잠시나마 사치를 느끼게 해준다. 뜨거운 태양과, 가까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 햇빛에비쳐 아이스블루 컬러로 빛나는 못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다양한 조각상과 작품들에 손이 닿을 때면 그 당시 고대 도시의 느낌들이 그대로 손끝으로 전해지는 듯하다. 빌라 2층에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 미이라가 만들어지는 모습을 재현한 시뮬레이션과, 고대 로마시대에 사용된 보석, 동전 등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유물들이 눈길을 끈다. 빌라에서 전시중인 모든 작품의 도록과 연감 등을 볼 수 있도록 만든 서재는, 누구나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놓았다.




들어올 때 사용한 입구를 통해 다시빌라 외부로 나가, 2층에 자리한 카페에 들러본다. 파라솔을 갖춘 야외 테이블이 마련돼있고, 이곳에서 커피나 샌드위치 등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여유를 즐길수 있다. 그 느낌은 뭐랄까. 그리스를 여행하다가 어느 이름 모를 고대 건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는 것만 같다. 게티빌라를 떠나는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내 집이었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LA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게티빌라. 하루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만든다면, 캘리포니아를 떠나고대 유럽을 향해 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어떨까?


by LA Paul 


게티빌라 웹사이트 : https://www.getty.edu/visit/

지도 : https://www.google.com/maps/preview?q=getty+villa&ie=UTF-8&ei=ObVjU6zDII75oATZq4CQCQ&ved=0CAkQ_AUo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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