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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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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


이른 시각인지라 드문드문 앉은 사람들. 시트를 최대한 뒤로 제치고 편안히 등을 기댄다. 거대한 리무진을 탄듯한 여유로움과 운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이야말로 진짜 여행의 시작이다. 아마 릴렉스라는 단어는 분명 이런 기분에서 파생됐으리라 본다. 미 서부에서 가장 목가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샌루이스 오비스포를 찾아가려는 오늘. 태평양 연안을 따라 달리는 기차 여행을 택한 것은 분명 탁월한 선택이다.



노스 퍼시픽 서플라이너 암트랙은 샌디에고부터 시작된 태평양 연안 기차여행의 종착점인 샌루이스 오비스포역을 향해, 산타바바라와 산타마리아 등 중가주 주요 도시들을 바닷가를 따라 지나게 된다. 사우스 퍼시픽 서플라이너, 그리고‘은하철도’라는 별명이 있는 시애틀로 향하는 코스트 스타라이트와 더불어 미 서부에서 꼭 타보아야 할 최고의 열차 코스다.

열차 진행 방향의 왼쪽 열 시트는 언제나 만원이다.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다를 볼 수 있는 방향이다. 그래서인지 왼쪽 열 창가 쪽 시트 대부분은 쿠션이 망가져있다.

글렌데일로 향하는 열차는 버뱅크를 지나 옥스나드로 접어든다. 로스엔젤레스에서부터 101번 하이웨이를 따라 그려진 기찻길. 낯이 익은 길이건만, 열차 안에서 보는 풍경은 왜 이리도 다른 걸까? 다소 단조로운 내륙을 지나 열차가 벤추라를 지나면서 사람들은 카메라를 꺼내 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가 주도 하지도 않았건만, 일제히“와”라는 만국 공통의 탄성이 들려온다.

왼편 유리창 모두가 바닷물로 물들인 듯한 장관이 펼쳐진다. 드디어 태평양 최고 기차 여행의 참맛이 시작되는 순간이다. 오늘따라 연무가 짙어 옥색 바다는 보기 힘들지만, 편안하게 기댄 자세로 이 넓은 태평양을 한 몸에 담은 듯 달리고 있으니 어찌 행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 여행길에 듣기 좋은 CCM을 모아 넣은 MP3를 들으며, 오랜만에 다이어리를 꺼내 들고 정리하지 못한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추려보는 여유를 가진다. 바로 그‘여유’는 오직 기차 여행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다.

2시간 여를 넘게 달려, 열차는 산타바바라에 도착한다. 언제나 산타바바라에 들를 때면, 암트랙이 지나가는 것을 보곤 동경하곤 했었다. 지금 창 밖에서 손을 흔드는 사람들의 생각은 예전의 나와 같으리라. 산타바바라에서 열차는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관광 도시답게 많은 사람들이 기차에서 내린다.

산타바바라에서 샌루이스 오비스포로 가는 기찻길은 로스엔젤레스부터 이어온 것과는 다른 뷰를 만든다. 절벽으로 이어진 중부 켈리포니아 연안의 기묘한 모습은 바다와 바싹 붙어 달려가는 기찻길에서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UC산타바바라가 있는 골레타역과 서프역으로 연결되는 코스를 지나면서는 해풍을 맞아 알록달록하게 물든 야생화들이 창 밖 풍경을 현란하게 물들이기 시작한다. 작은 시골 도시 과달루프로 향하는 내륙으로 접어들면서부터는 끝없이 펼쳐진 채소밭과 낮은 구릉들이 모여 만든 산들이 펼쳐진다. 사막으로 이뤄진 남가주에서는 볼 수 없는 초원의 한 장면이다.

5시간여를 달려왔나. 지루할 틈도 없이 대자연의 풍경을 즐기는 동안 열차는 샌루이스 오비스포로 접어든다. 위트있는 기관사의 코멘트가 사람들의 폭소를 자아낸다. 기지개를 펴는 사람들, 주
섬주섬 짐을 챙기는 모습에서 종착역에 가까워짐을 알 수 있다. 열차가 멈춰서고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첫 발을 내딛는다. 거대한 유니온 스테이션에 비하면, 작은 시골역에 불과하지만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정겨운 시골 기차역의 냄새를 느낄 수 있다.

사람들은 각자의 길로 흩어진다. 암트랙 버스를 타고 오클랜드로 향하는 사람들도 있고, 집이 이곳이라 마중 나온 이들도 있다. 덩그러니 혼자 남아 어디로 갈 것인지 고민해본다. 사실 이 곳까지 기차를 타고 자신 있게 올 수 있는 이유는, 로스엔젤레스와는 달리 걸어서 대부분을 볼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

기차역에서 나와 정면으로 보이는 산타로사 스트리트를 따라 도심까지 걸어 내려 간다. 여섯 블록 정도를 걸어 지나가면 히구에라 스트리트를 만나는데, 여기서 왼쪽 방향으로 따라 걸으면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번화가를 만날 수 있다. 블록이라고 하지만 사실 간격이 좁아서 걷기에 부담이 적다.

[코트 스트리트]

어디선가 들려오는 재즈 연주. 이날 도심 한가운데 코트 스트리트에서 펼쳐진 재즈 경연은 이 작은 도시 곳곳에서도 들릴 만큼 감미롭다.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최고 먹거리인 파이어스톤 그릴은 한 시간을 기다려야만 맛볼 수 있는 다운타운 최고의 먹거리. 1995년 문을 연 이 식당은 3단짜리 트리 팁 스테이크 샌드위치가 유명하고, 핫도그와 버거등 최고의 육질과 독특한 소스로 지나는 이의 발길을 잡는다.

얼마 전 방문한 다운타운 오하이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규모가 좀 컸으면 했었다. 샌루이스 오비스포 다운타운은 오하이 처럼 아기자기한 느낌을 주면서도 결코 작지 않다. 한참을 걸어다가 이색적인 장소에 도착한다. 혹시 시애틀을 가본 사람이라면 풍선껌으로 도배된 벽을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곳 샌루이스 오비스포에서도 풍선껌 벽이 존재하는데, 이 지역 명물로 통한다. 히구에라 스트리트와 오른쪽으로 나란히 지나는 몬터레이 스트리트에는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여러 박물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있다. 아트 뮤지엄, 카운티 역사 뮤지엄, 그리고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올드미션도 있다. 모두가 차로 움직이지 않아도, 가볍게 돌아볼 수 있는 자리에 함께 있다.

[수만개의 껌딱지가 붙어 있다]

하지만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최고의 명소는 바로 마돈나 인이다. 히구에라 길을 따라 계속 내려오다 마돈나 로드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그 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마돈나 인을 볼 수 있다.

                              [마돈나 인 입구 모습]

마돈나 인은 가수 마돈나와는 관계가 없지만, 마돈나만큼이나 화려하고 개성있는 중가주 명소로 꼽힌다. 알렉스 마돈나라는 사람이 유럽 스위스 풍으로 지은 건물 안에는 현재 109개나 되는 방이 자리했다. 14개로 시작한 호텔은 이제 스파까지 갖춘 리조트로 변신했는데, 더 재미있는 것은 각 방마다 다른 테마를 지녔다는 점이다. 동굴 방, 로맨스 방, 유러피안 방 등등 수많은 재미있는 테마가 존재한다. 로비와 식당은 공주 카페처럼 핑크빛 인테리어 컬러가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 호텔 케익 맛을 보지 않고 그냥 지나쳐서는 결코 안 된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간다. 지중해성 기후를 지닌 중부 켈리포니아의 오후는 정말이지 달콤하다. 샌루이스 오비스포까지 기차를 타고 오는 계획은 사실 당일로는 무리다 . 편도를 끊고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스엔젤레스로 돌아가는 기차는 부분 이른 아침이나, 애매한 오후 시간대에 있다.
이 아름다운 자연과 풍경, 그리고 맛있는 것들을 두고 급히 돌아간다는 것도 문제다. 마돈나 인도 훌륭한 숙박이지만, 애플팜인은 최초의 부띠크 모텔로 유명하다.

샌루이스 오비스포는 사실 중부 켈리포니아의 교육, 교통의 중심지다. 5번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까지, 많은 여행자들이 왕래하며 휴식을 취한 장소이자 101번과 1번이 갈라지는 중심지이기도하다. 때문에, 이곳에 유난히 인(inn)이 많은 이유도 알 것 같다.

때때로 차를 가져오지 않는 여행은 걸으면서 다양한 장소를 구석구석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빈손으로 탄 기차는, 돌아갈 때는 좋은 추억이 가득할 것 같다. 멋과 낭만, 그리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여행. 매달 가는 베가스나 팜스프링이 지겹다면, 가끔은 배낭을 하나 둘러매고 기차를 타보도록 하자. 샌루이스 오비스포로 향하는 기차 여행은 제대로 된 재충전의 시간을 만들어줄 것이다.

ENJOY

어디서 무엇을 할까?

 

[Children’s Museum]

남가주에 많은 박물관이 있지만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자리한 어린이 박물관은 이색적인 전시로 눈길을 끈다.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꼭 한번 들러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경험을 높여주는 기회를 만나보길 바란다.

주소: 1010 Nipomo st San Luis Obispo, CA 93401

 

[Valencia Peak Trail]

중가주의 아름다운 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발렌시아 트레일. 편한 복장으로 산에 오르면 어느새 마음 한 가득 샌루이스 지역이 전해주는 자연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

 

 

SIGHTSEEING

어디를 둘러볼까?

 

[Hearst Castle]

샌루이스 오비스포를 방문한다면, 인근 허스트 캐슬을 꼭 한번 들러봐야 한다. 기상천외한 작품들은 물론, 산 정상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캐슬은 로맨틱한 만남은 물론 이색적인 이벤트로 방문객들의 인기가 높다.

주소: 750 Hearst Castle rd. San Simeon, CA 93452 웹사이트: www.hearstcastle.org

 

[Moro Bay]

중가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를 말하자면 모로 베이가 아닐까 싶다. 유명한 모로 바위는 물론이거니와 바다 사자와 함께 걸을 수 있는 비치가 인상적이다. 범선을 타고 돌아볼 수 있는 상품도 인기가 높다.

모로 베이 정보 웹사이트: www.morrobay.org

 

[Paso Robles]

포도의 산지 중가주에서도 파소 노블스는 최고의 와이너리로 통한다. 나파 벨리와 버금갈 정도로 포도의 질이 뛰어나며, 경치 또한 결코 손색이 없다. 와인 마니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봐야 할 명소다.

파소 노블스 정보 웹사이트: www.pasowine.com

 

[History Center]

샌루이스 오비스포 카운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박물관을 찾아가보자. 이 지역을 더욱 이해하기 쉽고, 아이들 교육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특히 중부 켈리포니아에 관해 세세하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날 수 있다.

주소: 696 Monterey st. San Luis Obispo, CA 93401 웹사이트: http://historycenterslo.org

 

 

EAT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Big Sky Cafe]

신선한 재료를 엄선해서 만드는 빅 스카이 카페. 신선한 야채가 주를 이루는 메뉴는 건강을 생각하는 이들에게 환영 받는 식단을 제공한다. 특히 홀 그레인 팬케잌은 아침식사용으로 그만이다.   

주소: 1121 Broad St San Luis Obispo, CA 93401 웹사이트: www.bigskycafe.com

 

[Buona Tavola]

이탈리안 레스토랑 중에서도 북부 이탈리아 음식을 만드는 이색적인 레스토랑이다. 평소 색다른 이탈리안 음식을 생각해보았다면 단연 이곳을 방문하면 좋다.    

주소: 1037 Monterey st. San Luis Obispo CA 93401 웹사이트: www.btslo.com

 

[Ciopinot]

맛깔스러운 시푸드 레스토랑인 이 곳은 지역민들에게도 최고의 시푸드 레스토랑을 손꼽힌다. 특히 와인 안주로 좋은 시푸드 스튜 같은 메뉴들이 눈길을 끈다.

주소: 1051 Nipomo St. San Luis Obispo, CA 93401 웹사이트: www.ciopinotrestaurant.com

 

[Firestone Grill]

샌루이스에서 최고의 맛 집을 꼽으라면 단연 파이어스톤 그릴이 아닌가 싶다. 이곳에서 맛보는 버거와 어니언링 및 각종 비비큐는 미 서부 그 어떤 곳보다 육질과 맛이 뛰어나다. 도심 한가운데 자리한 덕분에, 언제나 고기 굽는 냄새로 가득하다.

주소: 1001 Higuera SLO, CA 93401 웹사이트: http://firestonegrill.com

 

TRANSPORT

어떻게 갈까?

 

[LA 한인타운에서 샌루이스 오비스포]

l  자가운전: 101 프리웨이 노스 방향으로 샌루이스 오비스포까지 진행.

l  대중교통: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퍼시픽 서플라이너 샌루이스 오비스포 행 암트렉 기차 이용. 샌루이스 오비스포 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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