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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산, 섬, 사막, 호숫가 도시

아이들 와일드(Idyllwild) - 설악산보다 높은 곳에 자리한 산간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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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악산보다 높은 곳에 자리한 동화 속 마을 ]


예술과 재즈, 그리고 자연이 있는 곳


아이들와일드(Idyllwild)




LA폴입니다. 스프링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샌하신토 마운틴. 한 없이 우뚝 솟아, 보는 것만으로도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하지만 산 정상에 동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숲속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고나니 궁금증이 더욱 커집니다. 마을의 이름은 아이들와일드. 발음하기도 어렵고, 영어로 쓰기는 더더욱 어렵게 다가옵니다. 그런데 가는 길 또한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구불구불 산길, 어쩌면 운전초보자에겐 한계령보다 넘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마음에 아이들와이드를 향해 떠납니다.






로스앤젤레스를 기준으로 아이들와이드를 찾아가려면 10번 프리웨이 동쪽 방향으로 한참을 달려, 배닝이라는 도시에 가까워지면  'S 8th St. / CA-243' 출구에서 내려 243번 하이웨이를 따라, 아이들와일드가 자리한 산 방향을 향해 달려나가면 됩니다. 아래는 243 시작 지점부터, 아이들와이들까지 오토바이로 달린 영상을 유툽에서 가져와보았습니다. 









약 20여분간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려, 드디어 아이들와일드에 도착합니다.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산속 마을로는 마운틴하이 스키장이 있는 라이트우드, 빅베어 인근 에로우헤드 빌리지, 그리고  팔로마 마운틴 자락에 위치한 쥴리안을 들 수 있는데요. 아이들와일드는 그네들의 장점만을 뽑아 만든 듯, 첫인상부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흘려 들은 이야기로는, 이곳은 산의 정기가 만만치 않은 곳이라고도 하네요. 오면서 유난히 많은 종교 시설과 함께, 한국 사찰(절)도 있는 것에 놀랬습니다. 










써클 드라이브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아이들와일드를 살펴봅니다. 이날은 마침, 동네 영화제가 있는 날인지, 많은 젊은이들이 극장앞에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더군요. 어떤 영화를 상영하는지 궁금했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색적인 상점들을 둘러봅니다. 유난히 많은 기프트숍과 갤러리가 눈길을 끕니다. 기프트숍에서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은 외지에서 가져온 것 같고, 특별히 몇몇 집들은 현지 수가공품을 팔고 있네요. 사진 아래의 집은 다양한 예술 작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각종 돌로 만든 전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보니스해피룩! 사실 가게보다, 앞에 주차된 MK2 래빗(골프 미국수출명) 컨버터블 때문에 멈췄습니다. 볼프스부르크 에디션에 관리 극상이더군요, 가끔 캘리포니아 여행을 하다보면 이렇게 관리가 잘된 올드카를 만나곤 하는데, 정말 부러울 따름입니다. 골프만큼 미국인들에게 아이콘으로 자리잡은 미니도 옆에 있더군요. 아주 오래된 골프와, 최신형 미니의 조합. 가게안에 있는 손님들의 취향이 느껴집니다. 역시나 보니스해피룩에서 몇가지 득템을 했는데요, 정말 오래된 빈티지 옷 뿐 아니라 소품 등이 아주 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카우보이 같은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제품을 파는 가게. 특유의 카우보이 모자 및 다양한 가죽 파우치 제품이 눈길을 끕니다. 겉으로 볼때 무척 허름해 보이지만, 실력하나는 지역에서도 알아준다고 하네요. 아이들와일드 지역 교회에서 준비한 벼룩시장도 들러봅니다. 오래된 LP나 비디오테입 같은걸 찾는 이들에게는 정말 천국일 듯 합니다. 가판에 내놓은 옷들도 잘 살펴보니 제법 쓸만한 것들이 보입니다. 가격은 티셔츠 50센트, 자켓 5-8달러선. 생각보다 너무 싸서 놀랬습니다.  












커뮤니티 교회 벼룩 시장을 나와, 길 건너편에 자리한 오크우드 빌리지에 들러봅니다. '오마이독'이라는 팻갤러리가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이외에도 빵집과 기념품 가게, 그리고 지역에서 유명하다고 알려진 더허브사이클이라는 자전거 가게도 보이네요. 자전거 가게는 디스플레이가 정말 재밌습니다.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걸어 내려갑니다. 마일 하이 플라자에는 살롱도 있고, 카페는 물론 빈티지 선물 가게들이 유난히 많이 자리잡고 있네요. 살펴볼수록 수수한 산골 마을이라기보다 예술가들의 갤러리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큽니다. 









마일 하이 플라자 아래에는 사진에서 보듯 빌리지 센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잔디 광장과 함께 유럽식 펍, 와인 테이스팅 레스토랑 등 한잔할려는 분들을 위한 가게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네요. 센터 입구에는 하이어 그라운즈라는 지역을 대표하는 스페셜티 커피집이 있습니다. 최고의 로스팅 전문가들이 일하는 커피집이라고 해서, 에티오피아 커피 한잔을 마셔봅니다. 산속이라 그런지, 커피맛이 다른 곳보다 훨씬 그윽하게 다가옵니다. 하지만 산속에서 마시는 커피는 뭐니뭐니해도 한국식 믹스 커피가 아닐까요. 다음에는 보온병과 믹스 커피 몇봉을 챙겨와야 겠네요.  













빌리지 센터 옆에는 아이들와일드를 대표하는 나무 조각 작품이 있습니다.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돌물을 표현한 작품인데요, 디테일이 생각이상으로 뛰어납니다. 높이도 그렇고요. 조각품 앞에는 앉아서 기념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도 엿보입니다. 조각상 옆에 자리잡은 아이들와일드 인(INN)은 정말 하룻밤 머물다가 가고 싶은 충동을 일으킬 정도로 예쁜 캐빈 하우스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와이들의 새벽공기가 그렇게 좋다던데...정말 1박 하고 싶은 마음을 꾹참아 봅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이들와일드의 빌리지 탐방을 끝냅니다. 1시간 정도면 정말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사이즈로, 커피 한잔을 손에 들고 갤러리나 선물가게를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해발 6천 피트라는 고지대라서, 공기는 정말 상쾌합니다. 곳곳에는 눈이 내린 흔적도 엿보이는데, 12월부터 2월 사이에 이곳을 찾으려면 반드시 날씨 예보를 숙지하고 와야 합니다. 간혹 폭설(?)이 내리면 도로가 통제된다고 하니, 유의하길 바랍니다. 


한편 아이들와이들에는 다양한 맛집도 가득합니다. 여러 맛집들을 제외하고 소개하고싶은 최고의 가게는 바로 마일하이(Mile High)카페입니다. 사진 아래에서 보듯, 마일하이 카페는 예쁜 산장을 연상케 하는 외관이 눈길을 끕니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미국식 전통 아침식사는 물론, 스시와 함께 한식과 퓨전인 메뉴도 만날 수 있습니다. 이유는 마일하이카페를 운영하는 이가 한인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한인들이 찾으면 한층 더 반갑게 맞아주는데요, 이런 첩첩산중에까지와서 식당을 개척한 것이 한편으로는 대단하게 여겨집니다. 


http://milehighcafe.net 마일하이카페 웹사이트를 방문하시면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답니다.



☞ 아이들와일드에 폭설이 내린 날, 눈덮인 마일하이카페의 풍경




아이들와일드는 로스앤젤레스를 기준으로 약 100마일 정도의 거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243번 하이웨이를 따라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면 74번 하이웨이를 만나게 되고, 여기서 서쪽으로 가면 리버사이드의 주요 도시를, 동쪽으로가면 팜스프링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따라서, 점심은 아이들와일드에서 저녁은 팜스프링스에서 먹는 일정으로 떠나보면 알찬 여행이 될 듯 합니다. 신선하고 상쾌한 공기를 가득 마신 덕분에, 정신이 맑아집니다. 여유롭게 정말 1박을 하고 돌아왔다면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아이들와일드. 도심에서 벗어나 하루 쯤 자연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럼 LA 폴은 또 다음 행선지를 따라 떠나갑니다. 바이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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