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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산, 섬, 사막, 호숫가 도시

2015 아이들와일드 재즈 페스티벌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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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나무 숲 사이로 들려오는 재즈의 선율 ]


산속 마을 아이들와일드의 자랑, 재즈 페스티벌을 가다


2015 JAZZ in the Pines





LA폴입니다. 연일 100도(F)가 넘는 남부 캘리포니아 더위 속에서, 산속 마을 아이들와일드를 찾았습니다. 그곳에 가면 시원한 바람과 서늘한 그늘이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로 22번째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이 있다고 하니, 냉큼 샌하신토 마운틴을 향해 차를 몹니다. 

아이들와일드 재즈 페스티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3대 재즈 축제 중 하나로 여겨질만큼 세션과 공연팀의 수준이 상당합니다. 여기에 자연이 만든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재즈 선율은 소나무 숲을 지나 향긋한 향과 함께 맛스런 느낌을 전해줍니다. 운전하는 마음이 점점 급해집니다. 어서 빨리 보고 싶은 마음뿐이네요.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팍에서 출발한지 약 2시간 만에 아이들와일드 중심가인 파인코브에 도착합니다. 우리의 첫 목적지는 표를 구하는 것이었는데요. 고맙게도 이곳에서 카페를 하시는 한인 사장님의 배려로 무려 6장의 무료 티켓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마일하이카페인데요. 이 곳에 오면 캐빈하우스를 연상시키는 통나무집 안에서 정통 미국식 요리는 물론, 퓨전 한식도 즐길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그랜드피아노도 갖추고 있어, 저녁이면 지역 인근 뮤지션들의 공연도 펼쳐진다네요. 아이들와일드 오시면 꼭 마일하이카페에 들러 김싸장님을 찾아보세요. 한인이 드문 곳이라 무척 반가워하실겁니다. ^^



▶ 정통 미국식 아침과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마일하이카페.  메뉴는 웹사이트에서 milehighcafe.net 


마일하이카페에서 막 출발하려는데 싸장님이 차를 여기에 두고 가라고 합니다. 이유인즉슨 행사장에는 차댈 곳이 마땅치 않고 주최측에서 무료 셔틀버스를 운영하는데, 마침 이 카페 앞이 정류장이네요. 차 세대를 카페에 두고 걸어서 정거장으로 향합니다. 셔틀 정거장은 파란색 천막 캐노피 안에 있고, 거기에는 재즈 페스티벌 출연진 브로셔와 공연장 안내 책자 등이 있습니다. 셔틀 운행 간격은 그렇게 길지 않은 듯 합니다. 먼저 차가 가고 약 20분 후에 다음차가 들어옵니다. 다만 카페 앞에서 타면 다운타운 아이들와일드를 지나 다시 카페를 지나 행사장으로 향하게 됩니다. 거리가 그렇게 멀지 않아 다들 버스에 올라 목적지까지 향해봅니다. 




▶ 셔틀버스가 굉장히 고급스러워서 놀랬습니다. 리무진을 무료버스로 운행하더군요. 



버스는 유명한 아이들와일드 아트 캠퍼스를 지나 행사장에 도착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입구에 들어서니 벌써부터 재즈의 열기가 후끈합니다. 축제는 지난 8월 15일부터 16일 양일간 펼쳐졌습니다. 사실상 14일부터 이곳에와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RV나 텐트 등을 가지고와서 캠핑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먹고, 마시고, 듣는다는 세 가지 재미를 가장 먼저 누리고자 하는 이들에게서 삶의 여유가 느껴지네요. 


행사장 내 공연 시설은 모두 세곳입니다.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스테판 리사이틀홀과 프렌치쿼터, 그리고 홀머스 앰피시어터(메인무대)로 구성됐습니다. 입구에서부터 각 공연장 사이를 잇는 길에는 다양한 상점들과 카페, 그리고 와인과 맥주를 파는 벤더들이 눈길을 끕니다. 숲속에서는 바베큐를 굽고 있고 반쯤 취해보이는 이들이 와인잔을 들고 여기저기 공연장을 찾아 헤멥니다. 


오후 3시즘 도착하니 스테판홀에서 'DEFINIENS'라는 주제로 격식있는 재즈가 흘러나옵니다.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클라리넷 등 클래식한 악기를 기반으로 만든 재즈는 지나는 이들의 발길을 사로 잡네요. 



▶입구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스테판홀의 전경. 클래식 재즈 공연이 한창입니다. 





다양한 제품을 파는 벤더

비비큐와 와인, 그리고 맥주가 부른다


넋을 반쯤 놓고 듣고있다가 일행을 따라 행사장 안쪽으로 향합니다. 비비큐 냄새가 코를 찔러 레모네이드와 와인 그리고 립 몇개를 사서 허기를 채워봅니다. 어디선가 정말 신나는 재즈가 흘러나옵니다. 입구에서 들은 재즈는 정말 격식을 갖춘 느낌이라면 이번엔 완전 춤판이 펼쳐지는 곳으로 갑니다. 프렌치쿼터 공연장에서는 정말 춤을 추지 않을 수 없답니다. 







 


이런 벤더들을 지나 프렌치 쿼터 공연장에 도착합니다. 여기는 앞서 말했듯 먹고 놀자는 판입니다. 디아나 보가트(DEANNA BOGART)라는 아주 유명한 섹소폰리스트가 신나게 공연을 하고 제프 올슨이 드럼을 밥 그로스가 베이스를 칩니다. 후에 알았는데 이 여자분은 로컬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유명한 섹소폰 잘부는 사람 중 하나라고 하네요. 그 열기가 얼마나 신난지 저도 가만 있을 수가 없어 춤판에 뛰어듭니다. 함께 간 일행도 역시 춤판에....사정상 얼굴은 가려드렸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위해 얼굴을 가려드렸습니다만, 이렇게 신나게 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




이곳에서 너무 신나게 논 나머지 에너지를 거의 다 써버렸습니다. 아이고...정말 당일이라서 그렇지 캠핑 사이트나 숙소를 구해서 왔으면 밤새 춤추며 와인 실컷 마시고 싶을만큼 재즈가 너무 달콤합니다. 이제 오늘의 핵심인 메인 스테이지에 펼쳐지는 재즈를 감상하기 위해 부지런히 발길을 옮깁니다. 


메인 무대는 낙하산 재질의 천막을 하늘에 띄워놓고 주변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둘러쌓여져 있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마치 판타지 영화 속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한 장면 같습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부족들이 살던 마을의 느낌이 아마 이런 것이 아닐까요? 메인 무대에서는 유포리아 브래스 밴드가 공연 시작을 앞두고 연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핵심이니 만큼 일찍부터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맡아 놓은 흔적이 있습니다. 접이식 의자와 돗자리를 미리 펴두고 다른 곳에서 볼일을 보다 공연 시간에 맞춰 이곳으로 오는 듯 합니다. 마침 아무도 없는 빈자리를 잠시 빌려 앉습니다. 







7명이 나와 연주한 무대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감미로움을 전해줍니다. 특히나 이런 자연이 만든 공연장에서 들려오는 재즈 악기 하나하나가 가진 섬세한 가락은 재즈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귀를 즐겁게 해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우리가 도착한 토요일 밤에는 야간 공연도 있었습니다. 재즈 페스티벌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답다고 하는데, 안타깝게도 다음 행선지 때문에 볼 수는 없었습니다. 


돌아오는 내내 정말 아쉬움이 곱절로 듭니다. 내년에는 꼭 3일 정도 머물면서 재즈와 음식,그리고 아이들와일드의 자연이 주는 그 달콤함을 고루고루 느끼고 갈 생각입니다. 흔히 캘리포니아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들 합니다. 바다를 보고 도시와 유명 관광지를 보고나면 남는게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미서부 여행에는 이런 로컬 이벤트를 볼 수 있는 일정을 잡아보시면 어떨까요? 내년에 아이들와일드 재즈 페스티벌을 오시겠다는 분들은 좋은 정보를 많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혼자만 보기 너무 아까운 재즈들. 내년에는 더 많은 이들과 함께 다시 찾아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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