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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캘리포니아 와이너리

폭슨캐년길 따라 떠나는 캘리포니아 와이너리 탐방 - 페스파커 와이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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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인 한잔을 곁들여 자연을 즐기다 ]


캘리포니아 와인의 명소. 로스 올리보스의 와인길 따라 떠나는 여행 


페스파커 와이너리(Fess Parker) Winery@LOS OLIVOS, CA 





LA폴입니다. 오늘은 지난 신년 연휴를 맞아 다녀온 로스올리보스를 소개할까 합니다. 5년전 정말 스치듯 지나가기만 했던 그 길을, 이번엔 좀 여유있게 달려봅니다. 산타바바라에서부터 이어지는 퍼시픽코스트하이웨이는 창문을 열고 팔을 걸어 놓은 틀 넘어로 파란 태평양을 선물합니다. 그렇게 하늘과 바다에 취해 달려가다보면 '가비오타'를 지나게 되고, '라스 쿠르세스'부터 101번 프리웨이와 함께 이어지던 PCH 1번은 바닷가 쪽으로 넘어갑니다. 그렇게 101번을 따라 올라 주변 경치가 랜치들로 가득차게 바뀌다보면 로스올리보스와 함께 154번으로 향하는 출구가 등장하죠. 사실 로스올리보스에서부터 할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엔 와이너리부터 차근차근 다뤄볼까 합니다. 154번으로 차를 올려 조금만 달려가면 왼편으로 폭슨캐년로드라고 써있는 작은 오솔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제부터 이 길에는 어림잡아 20여개가 넘는 와이너리들이 즐비해있는데, 와인애호가들에게 유명한 영화, <사이드웨이즈>의 배경이 됐던 그런 와이너리들이 눈쉴틈 없이 나타납니다. 영화 이야기로 시작하다보면 끝이 없을 것 같고. 이 폭슨캐년 길에서 꼭 가봐야 하는 와이너리들 몇개만 콕 집어 들려봅니다. 지금 소개하는 페스파커 와이너리 같은 곳 말이죠. 



 




고급 저택을 연상케하는 외관, 

영화배우 페스파커만의 독특함이 가득한 공간


폭슨캐년으로 접어들면 대체로 입들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조금만 멋진 것들이 나타나도 일행들 입에선 벌써 "우와..."라는 감탄사부터 나옵니다. 그 중에서 감탄사의 소리가 좀 더 큰 곳이 바로 페스파커입니다. 하얀색 간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방문자 파킹랏이 있고, 자리가 꽉 차면 포도밭 주변에 여유공간이 조금 더 있으니 그리고 가면 됩니다. 차에서 내리면 아직은 앙상한 가지만 남은 포도나무들이 일렬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포도가 한창 무르익을 철에 왔다면 너무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와 더불어 아이들 웃음소리가 앞마당에서 넘칩니다. 어쩌면 한국인들에게 와이너리는 친근한 문화는 아닙니다. 미국 부자들만 와서 멋지게 즐기다 가는 그런 곳이 아닐까라는 선입견도 있지만, 사실 와이너리는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풍 장소입니다. 특별히 로스올리보스 와이너리들은 점심 도시락을 싸오는 이들을 무척 반깁니다. 그렇게 가족단위로 이곳을 방문하면, 어른들은 약간의 돈으로 여러 종류의 와인을 테스팅할 수 있고, 맘에 드는 것은 저렴한 가격에 한병 사보기도 합니다. 물론 200달러가 넘는 비싼 것도 있지만, 대부분 30-50달러선, 20달러선의 가격대도 있고, 와인클럽에 가입하면 보다 다양한 헤택도 있습니다. 핵심은 와이너리의 문이 그렇게 두껍지 않다 이거죠. 그런 마음으로 힘차게 문을 열고 시음장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먼저 당일 제공되는 와인 리스트 확인, 

테스팅 인원수 말하면 잔이 제공되고, 분위기 잡고 시음 시작!


두꺼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훈훈한 온기와 함께 부드러운 피아노 선율이 흐르고, 친구 또는 연인으로 보이는 이들이 한껏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도 질세라 당당한 표정으로 먼저 와인 리스트를 살펴봅니다. 대부분 2013년도산들이 많았고, 페스파커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씨에라 마드레 샤도네이도 있지 뭡니까. 바에 기대어서서 인원을 말하고 잔을 받습니다. 테이스팅은 14달러 정도. 와인 클럽에 가입을 하면 조금 더 혜택이 좋지만, 일단 맛부터 보기로 합니다. 와인잔을 먼저 받고 순서대로 요청해 와인맛을 보면 되고, 잘 마셨으면 흥쾌히 나중에 잔을 내어주면서 돈을 지불하면 됩니다. 그럼 우선 첫잔부터 받아, 와이너리를 둘러봅니다. 와인과 최고 궁합을 이룬다는 로스 올리보스에서 사온 파니노(Panino) 샌드위치에 자꾸만 손이 갑니다. 













곳곳에 보이는 사냥꾼용 털모자. 

영화배우 페스파커의 향수 가득 


사실 이 와이너리는 이름에서 보듯 헐리우드 영화배우 페스파커가 설립하고 그는 2010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은 그의 자녀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거 티비 시리즈인 데이비 크로켓이나 데니얼 분으로 활약했던 배우인데 페스파커가 쓰고 나온 쿤스킨(Coonskin) 털모자가 상징이 되어버려서 지금은 와이너리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79년생인 저로서는 누군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이곳은 영화 <사이드웨이즈>의 배경도 되었다고 하는데, 대충 그 영화를 보았던 이유로 기억이 잘..., 이곳 로스 올리보스에는 <사이드웨이즈>를 따라 떠나는 와이너리 여행 상품도 있다던데 영화를 한번 다시보고나서 찾아오면 어떨까도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에 서계신 분이 바로 페스파커. 







아이폰에 음악 가득, 

평소 읽고 싶었던 책들과 함께 찾으면 좋을 듯 


한잔 두잔 마시다보면 어느새 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말 시음할 정도로 주기 때문에 막상 다 합치면 반병에도 못 미치는 것 같아요. 어느정도 맛을 보고 나서는 한병을 구매해 밖으러 가지고 나가서 자릴 잡는 것도 좋겠습니다. 테이스팅 룸 밖으로는 프라이빗 파티를 위한 공간이 보이고 여러 테이블과 편안한 소파도 있습니다. 빈 자리에 가서 앉아 자연을 즐기며 와인을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샌드위치로 안주를 삼아봅니다. 다음엔 치즈나 카나페 같은 것을 싸와야겠습니다. 이곳을 찾은 어떤 가족은 무려 9명이나 왔는데, 두병을 구매한 뒤 정말 즐겁게 놀다가 가시더군요. 그래봐야 100달러도 안할텐데. 그 많은 인원이 이렇게 공기 좋고 맑은 곳에와서 반나절을 즐겁게 놀다 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을까요. 넓은 잔디밭에서 골든 리트리버와 뛰노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인생을 즐긴다는 것이 꼭 화려하고 비싼것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또 한번 알게 됩니다. 







이제 저는 다음 방문지인 파이어스톤 와이너리와 대망의 폭슨 와이너리를 향해 떠납니다. 운전은 와인을 마시지 않은 지인이 대신해주기로 해서 안심입니다. 머리가 복잡하고...하루 반나절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힐링을 하고 싶다면 와이너리를 찾으면 좋겠습니다. 시음도 좋지만, 넓은 랜치를 내 집 삼아 잠시나마 허세도 부려보고 두다리 편하게 뻗고 분위기를 즐겨봅니다. 그래도 누구하나 뭐라는 사람도 없고, 방해하는 이도 없습니다. 로스 올리보스의 공기는 또 어찌나 달콤한지요. 와인향 가득한 미소를 짓고 돌아서는 발걸음도 가벼워지네요. 

(중요한 사진들을 실수로 대부분 날려버려서...있는 것이라도 모아서 포스팅을 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좀 안타깝지만, 즐겁게 봐주시길요. 공감도 하나 부탁드립니다.^^)


 

[페스파커 와이너리 (Fess Parker Winery)]산타이네즈 벨리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인 페스파커를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헐리웃배우 페스파커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고, 영화 사이드웨이즈에도 등장했던 와이너리랍니다. 설정에서 HD로 보세요. ^^

Posted by LA폴의 캘리포니아 홀릭 on Wednesday, December 3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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