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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 66] 인생영화 <바그다드 카페>의 그 현장을 찾아서.

캘리포니아 로드트립/루트 66

by LA폴 2017. 3. 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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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영화 <바그다드 카페> 카페를 찾아가다

BAGDAD CAFÉ @ ROUTE 66





글/사진 LA폴




 

화가 남편은 부인을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가운데다 내려버리고 홀연히 떠납니다. 낯선 나라에서 야스민에게 내리쬐는 태양과 숨막히는 흙먼지는 발걸음을 더욱 무겁게 만들죠방향도 없는 그녀는 사막의 황량함을 따라 무거운 러기지를 끌고 터벅터벅 걷습니다커피 머신하나 고칠 모르는 무능한 남편. 제멋대로 행동하는 자식. 세상 모든 짐을 혼자 진듯 아둥바둥하는 브렌다는 끝내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지치고 맙니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브렌다. 그런 그녀 앞에 땀을 비오듯 흘리는 야스민이 나타납니다. 눈물과 땀을 흘리는 여자의 만남은 사막 한가운데서 마법과도 같은 기적을 만듭니다. 바로 바그다드 카페에서 말이죠.  



 

웨스트 루트 66 따라 달리며 만나는 명소 바그다드 카페는 감동의 아이콘입니다. 물론 영화를 두번이상 사람에게 해당하는 같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일부러 사막 한가운데 트럭 드라이버들이 섰다가 쉬어가는 허름한 카페에 찾아가냐고 투정할수도 있겠죠. 하지만 영화를 통해 사막의 기적. 사람의 희생으로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 바이러스의 현장을 보고자 한다면 바그다드 카페를 와야할 이유를 굳이 필요가 없습니다. 자체로써 이유니까 말이죠.



 

바스토우에서 40 하이웨이를 타고 내려가다 뉴베리스프링스에서 내리면 루트 66 타게 됩니다. 뜨거운 태양으로 갈라진 아스팔트. 보수 공사는 포기한 군데군데 구멍이 뚫린 도로를 따라 바그다드 카페로 향합니다. 바닥에 루트 66이라는 사인을 밟고 지나면서 기분이 조금씩 들뜨기 시작합니다. 루트 66 대해 짧게 언급하자면 1926년에 만들어진 시카고에서부터 산타모니카까지 이어지는 2천마일이 넘는 동서 횡단 고속도로랍니다. 당시 길을 따라 동부의 청춘들이 서부로 왔고, 그들은 길을 마더스로드라고도 불렀습니다. 루트 66 지나는 주마다 사연들이 생겼고 명소가 자리잡았습니다. 할아버지 세대들은 자식과 손자들에게 길에서의 무용담을 들려주었고, 그들은 그런 무용담을 따라 길을 즐겼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카즈> 길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루트 66 관한 내용은 따로 다루기로 하고, 다시 카페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바람이 모래를 데리고 다닌다고 할까요? 금새 먼지 폭풍이 앞을 가립니다. 야스민이 걸었던 길을 따라 어렴풋 왼쪽에 모텔이라는 간판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이내 있습니다. 이곳이 바그다드 카페라는 것을요. 카페의 첫인상은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세련되고 멋진 그런 카페는 아니니 처음부터 기대는 안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붙여놓은 스티커와 사인들을 보며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아메리카노 커피의 원조를 엿볼 있는 노란 보온병도 그대로.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 하나로 로젠하임이라는 글씨가 써진 노란 보온병이 나옵니다. 그것으로 야스민이 독일 남부 로젠하임 출신이라는 것을 짐작할 있죠. 영화에서 보온병은 남편이 버린 것을 카페에서 일하는 청년이 주어서 다시 카페로 가져온 것이죠. 유럽인들의 에소프레소 커피 마시는 습관을 엿볼 있는데, 영화 도중 보온병에 담긴 원액에 가까운 커피를 권하자 트럭 드라이버는 좋은 생각이 있다며 커피에 물을 타서 연하게 마십니다. 지금의 아메리카노와 같죠. 물론 카페에서 로젠하임 커피를 즐길 수는 없습니다. 미리 내려놓고 온도를 유지하고 있는 전형적인 미국식 커피만이 손님을 반깁니다.








영화 피아노도 있고, 손님들 테이블 위로는 나라의 국기도 있습니다. 한국도 있네요. 앞자리는 유리창을 통해 밖을 있게 되어 있습니다. 서부의 그런 느낌을 가지면서 식사를 하고자 한다면 여기에 앉는 것도 좋겠네요. 메뉴는 버거와 오믈렛 정도가 눈길을 끕니다. 아이스크림도 맛있다고 하네요. 커피를 한잔 시키고 바에 앉아봅니다. 한적한 시간인지라 손님이 거의 없다보니 영화 북적거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여담이지만, 일본인 청년 둘이 미리 와서 주문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동양인 남자 셋이 바에 앉게됐습니다. 지극히 미국적인 카페에서 동양인 남자 . 그림이 재밌더군요.






영화 때문인지 카페에는 유독 팬들이 놓은 소품과 장식들이 눈길을 끕니다. 잠시 커피 한잔을 하며 이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떠올려봅니다. 영화 속에서 바그다드 카페는 인생의 마지막에 닿아 무의미한 삶을 사는 이들이 다시 행복을 찾는다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야스민이 실수로 남편의 짐가방을 들게 되었고, 안에 담긴 마술 도구는 결국 카페를 행복 바이러스로 만드는데 일조를 하죠. 삶이 지치고 힘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야스민 같은 사람을 만나 변화된다는 것은 정말 기적입니다. 그래서 이곳에 오면 황량한 모래 사막 가운에서 피어난 사랑이 느껴집니다.


라스베가스를 가는 중에 들렸던 이유로 추후 일정 때문에 충분하게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여운이 남는 것이 오히려 좋네요. 다음에는 충분하게 한번 루트 66 걸으면서 카페로 향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사람사는 냄새가 그윽하게 스며든 바그다드 카페. 무기력하고 힘들고 이겨내기 힘들 때가 있다면, 바그다드 카페로 한번 찾아와보세요. 혹시라도 야스민이 당신을 반겨줄지도 모릅니다. 끝으로 바그다드 카페 가는길을 영상에 한번 담아봅니다. 아래 공감도 꼭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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