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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산, 섬, 사막, 호숫가 도시

엘 캐피탄을 손안에 담는다 - 듀웨이 포인트(Dewey Po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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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WEY POINT @ YOSEMITE VALLEY

거대한 엘 캐피탄을 손안에

 

글 / Paul Hwang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캠핑을 하거나 요세미티 밸리 일대를 자동차로 돌아볼 수도 있죠. 하지만 요세미티를 가장 알차게 즐기는 방법으로는 바로 'OOO 포인트'라고 이름 붙은 곳들을 돌아보는 것이지요. 요세미티에는 여러 이름이 알려진 포인트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브라이덜  베일 폭포가 시작되는 봉우리 인근에 자리한 듀웨이(Dewey) 포인트를 권해봅니다.   

 

요세미티에서 잘 알려진 글레이셔 포인트 같은 곳에서는 해프돔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너무나 유명한 이유로 요세미티를 다시 찾는 이들에게는 조금 지루한 느낌도 듭니다. 반면 듀웨이 포인트는 정말 알려지지 않은 숨은 보석이라고 할까요? 요세미티를 등산을 위해 찾는 이들 중 하드코어가 아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찾는 이들에게 반가운 루트랍니다.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에 자리한 맥거크 미도우 트레일 입구 표시

 

듀웨이 포인트로 가기 위해선 대부분 맥거크(McGurk Meadow) 트레일 시작점에서 출발합니다. 이곳은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에 자리해 있는데요, 사인이 작아서 쉽게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구글맵 등을 켜고 찾아가는 중에도 주의를 깊게 살펴야 합니다. 자동차를 세울 곳은 마땅치 않구요, 출발점을 조금 지난 지점에 자리한 갓길에 차를 세워야 합니다. 

 

맥거크 미도우 트레일 입구에서부터 듀웨이 포인트까지는 약 4마일 거리. 반나절 하이킹으로 좋습니다. Photo=NPS.GOV

 

이곳 맥거크 트레일을 따라 듀웨이 포인트로 가는 길은 왕복 약 7.8마일 정도로 반나절 하이킹 코스랍니다. 사람에 따라 난이도가 조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 대체로 중간 정도의 힘듦에 대비해야 할 코스라고 합니다. 보통은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가 문을 여는 6월부터 10월 사이를 방문하기 좋은 시즌으로 여깁니다. 그런데 6월 즈음 이곳을 찾는다면 하이킹 슈즈는 기본이고 특히 물에 미끌어지지 않는 바닥을 가진 신발을 신고 오시길 당부합니다.

 

코스 난이도는 무난한 수준 그러나 하이킹용 기능성 의류와 미끄러지지 않는 신발을 꼭 챙기시길 당부합니다.

 

멕커크 미도우까지는 평지와 완만한 내리막이 이어집니다. 이곳에 도착을하면 작은 캐빈과 함께 아름다운 초원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듀웨이 포인트로 가는 길은 오르막과 함께 생각보다 거친 오솔길이 등장합니다. 6월의 여름이면 군데군데 물길과 함께 시냇물을 건너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금방 물기가 마르는 하이킹용 의류와 신발이 꼭 필요합니다. 

 

맥거크 트레일과 포호노(Pohono) 트레일이 만나는 지점에 이르면 왼쪽 방향으로 가면 듀웨이 포인트가 나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태프트 포인트와 글레이셔 포인트를 갈 수 있습니다. 참고로 글레이셔 포인트에서 이 포호노 트레일을 따라 약 13마일을 걸어가면 듀웨이 포인트, 크록커, 스탠포드 포인트를 지나 터널뷰로 유명한 와우나 터널로 이어집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많다면 글레이셔 포인트에서부터 출발하는 코스를 이용해도 좋겠습니다. 

 

구글 어스로 본 듀웨이 포인트. 요세미티 밸리의 대부분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Photo=Google Earth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듀웨이 포인트를 향해서 가면 정말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집니다. 해프돔이 어렴풋 나무 사이로 보이는 뷰도 일품입니다. 듀웨이 포인트에 도착하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요세미티의 절경이 눈앞에 들어옵니다. 특히 그 유명한 엘 캐피탄이 바로 눈앞에 잡힐 것처럼 정말 가깝게 느껴집니다. 항상 밑에서만 올려보던 엘 캐피탄을 같은 눈높이에서 볼 수 있다니요. 정말 듀웨이 포인트의 매력은 이로 다 말할 수 없이 경이롭기만 합니다. 듀웨이 포인트에서 약 14분 정도를 더 내려가면 크록커 포인트가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듀웨이 포인트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즐기는 요세미티 밸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크록커 포인트에서 바라본 풍경, 듀웨이와는 또 다른 멋이 있습니다.

듀웨이 포인트는 약 7천316피트의 높이를 지니고 있으며 요세미티 밸리를 기준으로는 3천300 피트 정도가 됩니다. 이 곳에 서면 세상에 나와 이 거대한 요세미티 밸리, 단둘만의 대화가 가능합니다. 방문자의 언어는 바람과 공기요, 종이는 바로 하늘입니다.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아주 잠깐 동안 대자연의 정복자가 된 느낌. 요세미티 내 그렇게 전문적인 장비와 스킬을 지니지 않고도 오를 수 있는 봉우리 중에서는 단연 듀웨이가 으뜸인 것 같습니다. 

 

듀웨이 포인트에서 바라 본 거대한 엘 캐피탄. 잠깐 동안 대자연의 정복자가 되는 곳

앞서 언급한 대로,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를 통해 맥거크 트레일을 따라 올라오기 위해서는 겨울 시즌을 피해야 합니다. 보통 5월 또는 6월에 문을 여는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의 오픈 여부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한 최근 코로나 19로 인한 자택대피령으로 인해 요세미티 내 모든 구역에 진입이 금지됐습니다. 국립공원의 접근이 단계적으로 해지되거나, 완전히 오프하기 전까지는 방문이 어렵다는 점도 명심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2021년에 글레이셔 포인트 로드 일부 구간에 걸쳐 대보수 공사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는데요. 이 구간에 맥거크 트레일 입구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길을 따라 가는 방법은 반드시 국립공원 사이트를 통해 진입 가능한지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국립공원의 문이 다시 열리면 꼭 한번 요세미티에 들러 듀웨이 포인트에 올라보세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표현. 바로 그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구글 어스로 만나보는 듀웨이 포인트 

https://earth.google.com/web/@37.7047283,-119.6503429,2207.62722507a,0d,60y,356.72844352h,81.800957t,0r/data=IjAKLEFGMVFpcFBDNmFrbHdqUTd5SXNyZVpKR25MWHJjRUd1d0I5ZEpfdnpFZ2kx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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