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Arthur-Burney Falls Memorial State Park
'세계 8대 절경' 별명 가진 폭포
글 / Paul Hwang
북부 캘리포니아 여행의 백미를 꼽자면 아마도 대자연이 주는 멋을 누려보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레드우드나 나파밸리와 같은 곳도 좋겠지만 지난번 소개한 마운티 샤스타와 주변 라센 화산 지구를 함께 묶어 3박 4일 정도 돌아보는 코스도 추천해봅니다. 이렇게 여행지를 잡을 때 꼭 들려봐야 할 곳 중 하나가 바로 맥아더-버니(McArthur-Burney) 폭포입니다.
특히 남부 캘리포니아에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이곳에 오면 정말 다른 세계에 온 듯한 기온과 분위기를 즐길 수 있습니다. 맥아더-버니 폭포는 이름이 조금 낯설기도 합니다. 여행책이나 이런 곳에서 자주 등장하는 명소가 아니지만, 로컬이나 북가주 마운틴 샤스타 주변을 돌 때면 꼭 들려봐야 할 랜드마크이기도 하지요. 특히 PCT라고 불리는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을 따라 트레킹 중인 고독한 여행자들에게는 중간 종착점이자 샘물과도 같은 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름이 조금 특이하기도 합니다. 이 지역 대부분은 골드러시 시대와 인연이 깊습니다. 이곳 폭포 역시 사우스 캐롤라이나 출신 사무엘 버니와 지역 개척자인 존 맥아더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합니다. 이후 지역 개발이 한창일 때 폭포의 보호를 위해 맥아더 패밀리가 사비로 이 일대 160에이커의 땅을 구매해 1920년 캘리포니아 주정부에게 기증했다고 합니다. 이후 1926년에 캘리포니아 주립공원이 됐는데, 이는 2번째로 오래된 기록이라고 하네요. 맥아더-버니 폭포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참 좋아했던 곳으로 그는 이곳을 ‘세계 8대 절경’이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네요. 폭포는 1984년 내셔널 내추럴 랜드마크로 지정,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곳의 볼거리는 단연 폭포입니다. 높이가 약 129피트로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위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너무 멋집니다. 폭포가 자리한 지역은 주변 화산 활동으로 인해 지금도 지하수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들 지하수가 모여 폭포 북쪽에 거대한 브리튼 호수를 만들었고 여기서 흐르는 엄청난 수량이 폭포로 떨어진다고 하네요.
폭포 주변으로는 앞서 언급한 PCT 트레일이 지나갑니다. 멀리 샌디에고에서부터 시애틀까지 이어지는 이 트레일은 죽기 전에 꼭 다녀봐야 할 곳으로 트레일 탐험가들에게는 드림 루트입니다. 특히 영화 <와일드>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요. 폭포 주변에는 버니 폭포 가게가 있습니다. 이곳은 탐험가들이 중간에 필요한 물건을 사고 안부를 주고받는 일종의 우체국의 역할도 합니다. 그 때문에 이곳에 들리면 PCT 트레일을 지나는 이들의 삶과 땀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느껴볼 수 있답니다.
폭포는 북쪽으로 캠핑장을 갖추고 있고 RV 차량을 위한 공간도 있다고 합니다. 캠핑하면서 폭포 주변 하이킹 코스를 걸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폭포에서 남쪽으로 41마일 떨어진 라센 화산 국립공원 또한 폭포를 찾을 때 함께 들려야 할 코스랍니다. 무더운 여름 폭포 앞에서 시원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너무나 많으 사람들이 몰린다고 합니다. 공원 이용료는 9월 중순부터 다음해 5월 중순까지, 하루(DAY USE)에 차량 1대당 $10를 받는다고 합니다. 키오스크를 통해 현금으로만 결제가 된다고 하니, 잔돈을 미리 챙겨가시면 좋겠네요.
지금은 코로나 19로 인해 잠시 문을 닫고 있어서 방문하기 어렵지만, 코로나 19 자택 대피령이 풀리고 공원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면 꼭 한번 폭포를 향해 로드트립을 떠나보세요. 출발하기 전 폭포 공원 관리 웹사이트를 통해 방문 여부와 현지 상황 등을 반드시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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