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도시 라구나 비치에는 숨겨진 미스테리한 장소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라 투어(LA TOUR)라고 불리는 절벽 옆으로 세워진 탑이죠. 높이 약 60피트의 이 기이한 탑의 다른 별명은 해적의 탑이라고도 합니다. 이 탑은 1926년에 탑 위에 지어진 집에서부터 비치로 내려오기 위한 일종의 통로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도대체 누구 집이길래, 이런 탑을 통해서 비치로 내려오는 걸까요?
타워를 통하면 빅토리아 비치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바닷가로 나오게 됩니다. 물론 저는 멀리서 차를 대고 20여분을 걸어서 도착했기에, 탑을 통해서 내려오지는 못했습니다. 탑은 콘크리트로 세워졌고 군데군데 바닷가에서 구할 수 있는 돌들을 박아 넣어 장식을 했습니다. 탑의 모양은 동화 속 요괴가 사는 듯한 그런 꼬깔 모양이라고 할까요? 상단부에는 작은 창문도 있고, 여하튼 범상치 않은 모습니다.
탑이 연결된 집은 '노르만(NORMAN) 하우스'라고도 불립니다. 즉 노르만 건축 양식으로 지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런 스타일의 건축물 중 대표적인 것이 아마 노트르담 성당이 아닐까해요. 간소하고 조금 장엄한 스타일의 로마네스크 스타일의 건축물을 노르만 양식이라고 하는데, 탑과 연결된 집이 그렇다고 합니다. 이 집은 캘리포니아 전 상원의원인 윌리엄 에드워드 브라운 씨가 여름 휴가때 사용할려고 만든 집이라고 하네요. 1920년대 당시는 미국 상류층에서 프랑스 쪽 관광이 유행이었다고합니다. 아마 그래서 프랑스나 유럽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싶어서 이런 집을 만들지 않았을까합니다.
탑 주변으로 또 하나 미스터리한 구조물은 서클로 만들어진 풀(사진 위 왼쪽)입니다. 아마 짓다가 그만 둔 듯한 느낌으로 봐서는 여기에도 탑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추측해봅니다.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이 라 투어를 찾아갈 수 있을까요? 노르만 하우스를 통해 이 탑을 따라 비치로 내려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합니다. 우선 자동차를 타고 간다면 몬테이지 리조트 인근에 차를 대고 한참을 좀 걸어가야 합니다. 빅토리아 비치를 지나 절벽길을 따라 올라가면 제일 먼저 풀을 만나게 됩니다. 그곳에 도착하면 탑이 보이는데, 탑 가까이 가기위해선 파도가 안으로 거세게 치는 징검다리를 지나 건너뛰어야 합니다. 가는 길을 영상으로 한번 담아봅니다.
그래도 찾기 힘든 라 투어! 차는 어디다 댈까요?
아래는 약도인데, 라 투어를 두고 왜 이렇게 쭉 둘러가야 했냐면 차를 댈 곳이 마땅치 않아서였죠. 라 투어 인근은 대부분 프라이빗 파킹에다 남의 집 앞에다 차를 대기도 조금 애매합니다. 그리고 길 건너편도 그렇구요. 라구나비치가 파킹 티켓은 알짤 없이 떼는 도시라서 찾다찾다 결국 제가 자주 이용하는 'Treasure Island Garage Lot 8'에다 차를 댑니다. 여기는 맥시멈이 3시간이고, 7시까지 유료 티켓이 유효합니다. 오후 4시즘 가셔서 3시간을 사두면 조금 넉넉하게 주변도 볼 수 있겠지요. 이곳에 차를 대고 아래 빨간 줄을 따라 쭉 라 투어까지 올라가면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모래 사장에다 가는길이 쉽지는 않고, 바위 등에 이끼가 많으니 단단한 신발을 꼭 준비하세요. 혹시 가까운 곳에 차를 댈 수 있는 정보가 있으시면 나눠주세용 ~ ^^
탑은 어디까지나 사유 재산이기 떄문에 함부로 훼손하거나 안으로 들어가려 하시면 안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배경으로 멋진 사진 찍는 정도는 괜찮겠죠. 기대하지 못한 곳에서 만나는 비경. 라구나 비치에 이런 숨겨진 명소가 있다는 것이 무척 반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