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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데이나 포인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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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햇살이 가득한 항구에서 여유를 만나다 ]


남부 캘리포니아의 미항. 범선 투어와 시즌에는 고래도 볼 수 있어. 


DANA POINT @ORANGE COUNTRY, CALIFORNIA 







LA폴입니다. 이틀동안 비도 내리고, 날씨가 오락가락 하더니만 토요일부터 화창하게 개었네요. 무작정 퍼시픽코스트하이웨이(PCH)를 따라 오렌지카운티 끝자락으로 달려가봅니다. 아치모양의 입구를 지나 도착한 데이나포인트. 올해는 첫 방문이네요. 이곳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인 미항 답게, 요트나 범선,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거대한 방파제가 거센 파도를 막아내는 덕분에, 고요한 내항에서 여유가 느껴지지요. 매번 급하게 지나치기만 했던 데이나포인트를...오늘은 한번 진득하게 둘러보겠습니다. 벌써부터 마음이 설레이네요. 







라구나비치에서 PCH 1번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합니다. 네비게이션이 데이나포인트 항구를 알리기 전에, 그린랜턴(GREEN LANTERN)을 따라 우회전, 코브 드라이브(COVE DR.)를 따라 사진(위)에서 보이는 구불구불한 내리막길을 따라 내항으로 향합니다. 밑으로 내려오면 넓은 주차장이 있고, 오션 인스티튜드라는 해양 학교의 간판도 보입니다. 이렇게 오는 방법은 라구나비치쪽에서 오는 것이고, 샌디에고 또는 5번 사우스 프리웨이를 따라 올라온다면 곧바로 항구쪽으로 향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데이나포인트의 진면목을 딱 마주하기에는 라구나쪽에서 오는 편이 좋아 보입니다.  






데이나포인트는 항구 바깥을 대형 방파제가 감싸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내항은 고요하고 물결이 잔잔합니다. 바다임에도 파도가 없다보니 스탠딩 보드나, 카약, 그리고 어린이들과 함께 물놀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이쪽 피어에 서면 데이나포인트의 요트 선착장과 전반적인 모습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낚시를 하는 강태공들도 보이고 즐겁게 보트를 타며 한낮의 여유를 즐기는 이들도 눈길을 끕니다. 





필그램 범선, 

실제 세일링 교육과 고래 관측용으로도 사용.


피어 옆으로 범상치 않은 존재가 눈길을 끕니다. 범선? 현대식 요트나 보트가 아닌, 클래식한 범선이 항구에 정박해있습니다. 이 주인공은 19세기 명성을 떨친 필그램 호의 레플리카로 이 배의 주인이자, 데이나 포인트의 이름을 따온 리차드 헨리 데이나 주니어와도 연이 깊다고 하네요. 그는 <two years before the mast>저자로도 유명합니다. 이 범선은 오션 인스티튜트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교실로 사용하면서, 최근엔 관광용 쿠르즈로도 인기를 끌고있습니다. 해마다 3월 즈음이면 데이나 포인트의 자랑인 고래 축제가 열리는데, 이 배를 타고 나가서 회색 고래를 보는 상품은 꼭 놓쳐서는 안될 것이지요. 3월에 방문한 저는 언제 타보나요...












"범선 다루는 법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면, 오션 인스티튜트로..."







범선을 지나면 오션 인스티튜트를 만납니다. 이곳에서는 키즈 스쿨과 더불어 지역 해양에 대한 공부는 물론, 범선 다루는 법, 요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고 하네요. 요트 매니지먼트도 있는 것 같던데. 기회가 되면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오션 인스티튜트 뒷길로 걸어나가면 거대한 방파제가 시작되는 지점과 만나게 됩니다.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 바위에 닿으면서 산산이 부숴지는 그 광경은 방파제 내부의 평화로움과 잔잔함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연출하네요. 절벽 아래로는 해안가로 갈 수 있는 통로가 있는데, 이곳 역시 방금 전 보았던 잔잔한 호수 같은 해변과는 성질이 다르네요




연인이라면 

데이나 포인트 방파제에서 사랑을...



방파제 위는 유난히 연인들로 가득합니다.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 사인이 있지만, 다들 커다란 바위 위에서 낭만을 즐깁니다. 바위에 앉아서 저 멀리 카탈리나 섬으로 지는 석양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탓에 오후 5시가 되면서부터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이네요. 아직 석양은 이른 시간이지만 벌써부터 사람들이 몰려듭니다. 방파제 바로 앞에는 작은 돌섬이 하나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위로 올라가서는 파도 때문에 다시 못넘어오시기도 하네요. 바다가 보이는 벤치는 하나둘 가족과 연인들로 채워지고, 하늘도 점점 붉게 물들어 갑니다. 예전에 이곳에서 컵라면을 하나 먹은 기억이 있는데...이제는 못하겠네용..^^






방파제를 기준으로 왼쪽(내항)과 오른쪽(외항)의 차이가 분명합니다. 이 거대한 돌들이 참 제 역할을 든든하게 하고 있군요. 이 덕분에 데니아포인트를 앞서 말씀드린대로 정말 고요함과 거침이 공존하는 이색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 돌 사이에 서면 서로 다른 분위기 속에 내가 어디에서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더군요. 






사진(위)에 보이는 작은 돌 위에 선 이름 모를 아저씨. 파도는 점점 거칠어지고 다시 해변으로 건너오셔야하는데 어찌어찌 오시기는 했지만, 무척 위험해보였습니다. 그래도 저 위에서면 또 다른 기분일 듯. 위에 서서 만세를 부르시는데...참 유쾌하신 듯 합니다. 

"데이나 포인트...그 잊지 못할 달콤한 이름..."




남부 캘리포니아는 여러 항구가 있습니다. 피어와 하버는 분명 다른 느낌이지요. 하지만 LA쪽은 뭐랄까 너무나 동떨어진 느낌에다 무척 정신이 없을 정도로 북적거립니다. 마리나델라이에선 눈요기는 할 수 있겠지만, 마음의 여유는 글쎄요... 서둘러 어딜 가야하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데이나 포인트에서는 발길을 내내 붙잡는 것들이 참 많습니다. 곳곳을 둘러봐도 참 달콤한 향기와 냄새가 물씽 풍기네요. 이곳에 오면 꼭 들리는 'JC 빈스 커피'집도 꼭 가봐야합니다. 사진기를 내려놓고 잠시 앉아 석양에 물들어가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각자 사연과 이유와 연을 따라 이곳에 왔을 이들...얼굴과 인종과 지역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지금 이 시간 만큼은 말하지 않아도 통한 우리만의 언어가 있는 듯 합니다. 석양을 보지 못해서 안타까운 마음을 두고, 데이나 포인트를 나옵니다. 다시 곧 오리라 장담하지 못할 기약을 남겨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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