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RRIDOR FLOW @ LOMITA, CA
갤러리 같은 인테리어, 스페셜티 커피가 있는 카페
글/사진 Paul Hwang(인스타 @CALIHOLIC)
커피숍을 찾는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로 보입니다. 정말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것과 커피숍이 주는 공간을 즐기기 위함이죠. 때론 맛이 없어도 작업이나 미팅을 위해 찾는 커피숍이 있는가 하면 앉을 자리도 없이 비좁고 답답해도 그 맛 때문에 일부러 찾는 경우도 있습니다.
110번 프리웨이 사우스 방향 인근에 작은 도시 로미타에 가면 코리도르 플루(Corridor flow) 라는 커피숍이 있습니다.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직사각형 모양의 외관. 햇빛에 비친 하얀색 외벽은 어느 부분 지중해풍 도시의 건물 느낌도 듭니다. 코리도르(corridor)라는 이름을 한국말로 풀어보자면 회랑(回廊)이라는 뜻으로 사원이나 양옥 등에서 건물이나 정원을 둘러싸도록 만든 복도를 뜻하는데요, 정말 그 뜻을 가진 카페라고 생각한다면 조금 엉뚱한 외관을 지닌 것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생각이 완전히 바뀝니다. 딱딱한 직사각형은 카페 내부에서 넓고 편안하고 밝은 느낌의 것과 만납니다. 공간과 공간을 잇는 방법은 복도를 사용했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면 벽에 걸린 예술 작품도 함께 만날 수 있습니다. 정말 그 이름에 맞는 인테리어를 했다면 120점을 주고 싶네요.
편안한 분위기와 넓은 공간, 여유롭게 앉은 사람들은 수다를 떨고 한 주 동안 담아둔 각자의 사연을 서로 풀어내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그들 손에는 커피가 들려 있네요. 공간이 주는 매력도 좋지만 코리도르 플루는 스페셜티 커피 전문점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뉴에도 드립 커피가 있네요. 지인의 추천으로 마차와 아메리카노를 시켜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드립 커피도 한잔하고 싶네요.
카페에는 건강한 재료로 빵을 만들기로 유명한 미스터 홈즈 베이크 하우스의 페이스트리를 함께 팔고 있습니다. 보통 카페마다 쿠키나 빵을 팔고자 할 때 어떤 파트너를 고르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바뀌곤 하는데요. 미스터홈즈의 빵을 함께 파는 것을 보니 카페 수준에 의심할 부분은 없어 보이네요.
카페 중앙에는 큰 테이블과 함께 넓은 소파도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밝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 콘크리트와 적벽돌이 주는 느낌도 그대로 살려내서, 무게감의 밸런스가 좋습니다. 테이블에서는 열심히 작업과 공부를 하는 이들이, 소파에는 여럿이 수다를 떠는 그룹이 모여 코리도르를 즐기네요.
특히 보드 게임을 비롯해 아이와 함께 찾아도 될 정도로 다양한 공간을 마련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이 카페가 토렌스 젊은 미시들의 비밀 공간이라고도 하는데, 그 이유를 알겠네요. 주차는 카페 옆 전용 공간에 세울 수 있고, 스쿨데이가 아니라면 스트리트에도 여유가 좀 있습니다. 로미타라는 도시 자체가 근처에 사는 것이 아닌 이상 일부러 찾아가기가 쉬운 동네는 아닌데, 어쩌면 코리도르 땜에 자주 올인지도 모를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코리도르 플루는 앞서 이야기했던 커피숍이 가지는 양립하기 힘든 장점을 모두 가진 카페입니다. 이곳은 공간이 있고, 맛있는 커피가 있습니다. 한번 오고 나면 이들이 주는 유행에 동참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다음에 또 찾아간다면, 주인장에게 어떤 뜻으로 이름을 지었는지 한번 물어보고 싶습니다. 로미타에서 만난 코리도르 플루. 시간 맞으시는 분들은 캘리홀릭과 함께 커피 한잔 할까요?
CORRIDOR FLOW
24614 Narbonne Ave.
Lomita, CA 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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