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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스의 심야 식당? 정통 일본식 커리 맛집 - 커리포니아(CurryFo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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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rryFornia @ Torrance, CA

 

시크한 일본 셰프가 만드는 정통 커리의 참 맛

 

글/사진 Paul Hwang(인스타그램 @ CALIHOLIC)

 

 


로스앤젤레스 다운타운에서 110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향하면 약 15마일 떨어진 곳에 토렌스라는 도시가 있습니다. 이 도시는 주로 일본인들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적지 않은 한인도 살고 있답니다. 쿠바 샌드위치가 쿠바에 없고 마이애미 리틀 하바나에 있는 것처럼, 정통 일본식 음식 역시 다운타운 LA 인근 리틀도쿄가 아닌 이곳 토렌스에 와야 맛볼 수 있다는 소리도 있습니다. 요즘 일본 커리에 꽂혀 여기저기 맛을 보고 완전 실망을 한 상태여서, 마지막으로 정통 일본식 커리집을 소개받고 그곳으로 향합니다. 커리포니아(Curryfornia)에는 과연 어떤 맛을 찾을 수 있을까요? 가게 이름에서 '정통'이나 뭐 그런 느낌을 받기 힘들어서 살짝 실망도 했지만 결과는 정말 깜짝 놀라였습니다. 

 

커리포니아는 토렌스 내에서도 정말 찾기 힘든 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보통 110번에서 91번 프리웨이로 내려 일본 마켓들이 자리한 지역에 가면 일본 식당들이 좀 있습니다. 그런데 커리포니아는 한눈에 봐도 번화가에 자리해 있지 않습니다. 아르테시아(Artesia) 길을 따라 밴네스(Van ness) 애비뉴가 만나는 사거리에 도착하면 인근 작은 몰 안에 커리포니아가 자리해 있답니다. 길에서 봐도 잘 보이지 않고, 네비에 의존해서 찾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점점 더 이 집이 궁금해집니다. 

 

 

몰에 도착하니 주변으로 뭐랄까, 일본 아저씨들이 오랫동안 운영해온 가게들이 눈길을 끕니다. 커리포니아를 찾아갈 때는 운영 시간을 꼭 확인해야 합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전 11시 30분에 문을 열고 오후 2시까지 점심 장사를, 그리고 저녁 6시부터 10시까지 저녁 장사를 합니다. 일요일에는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밖에 장사를 안 해요. 그리고 월요일은 문을 닫습니다. 항상 문을 열고 장사하는 커리집이라고 생각해서 가면 음식을 맛보기 힘들지 몰라서, 먼저 운영 시간을 꼭 확인하고 가세요.

 

독특한 무인 주문 방식. 버벅대면 시크한 아저씨 심기 불편해짐 ㅋ

 

저녁 6시 문을 열자마자 안으로 들어섭니다. 뭔가 분위기가 시크합니다. 안에서 자리를 안내하는 서버도 없고 주문을 받는 캐셔도 없습니다. 일단 가게 안으로 들어서면 주문용 전용 기계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하고 거기에 나온 레시피 대로 셰프 아저씨가 요리를 합니다. 

 

가게로 들어서면 이 무인 주문 장치를 통해 주문과 결제를 먼저 해야 합니다
다양하게 입맛과 기호에 따라 커스텀 주문이 가능한 커리포니아

주문도 독특합니다. 먼저 밥을 고르고 그 다음에 토핑을 선택합니다. 마지막으로 매운 정도를 고르면 끝나긴 하지만 선택지가 참 많습니다. 밥도 사이즈에 따라 다르고, 쌀밥도 있고 바게트도 있습니다. 고기와 토핑도 참 종류가 다양해요. 혹시 주문에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봐 벽에다 샘플 주문 용지를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주문 기계 앞에서 버벅대고 있으니 시크한 셰프 아저씨가 나옵니다. 하나하나 일러주는 모습이 참 멋있습니다. 가게 입구에는 바이크가 하나 있는데 아마 아저씨가 타시는 것도 같네요. 여하튼 셰프 아저씨의 도움으로 이것저것 골라서 메뉴를 완성합니다. 결제를 끝내고 나온 종이를 주방으로 가져가시더니 요리를 시작합니다. 

 

주문을 하고 안쪽 테이블 편한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그렇게 주문과 결제를 끝내면 안쪽에 자리한 테이블에 자릴 잡고 앉으면 됩니다. 테이블에서는 주방이 보이도록 해서 참 좋네요. 아저씨 포스가 마치 심야 식당에 나오는 마스터와 같아서, 여기 그냥 먹고 싶은 재료 가져와서 해달라고 해도 선뜻 반가워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물, 수저, 포크 등 전부 손님이 직접 챙겨야 합니다. 한편으로는 편하기도 하네요. 이 가게는 정말 셰프 아저씨 혼자 일을 하십니다. 한편으로 대단하기도 합니다. 

 

아 진심 인생 가라아게 커리...바삭한 팝콘 치킨과 커리의 만남
돼지고기에 치즈 커리를 섞어 만든 메뉴도 완전 굳

 

주문한 돼지고기 돈가스 커리와 일본식 팝콘치킨 커리가 나왔습니다. 한눈에 봐도 이 비주얼은 정말 LA 지역 그 어떤 커리집에서도 보지 못한 풍성하면서도 컬러가 살아있는 느낌입니다. 입에 침이 고여 참기가 힘듭니다. 커리와 돈가스, 그리고 밥을 섞어 한 입 넣어보아요. 아 고기의 육질은 그렇다 쳐도, 이 커리 맛은 정말 노하우가 느껴집니다. 중간 마일드 정도로 맵기를 골랐는데도, 칼칼한 일본 커리 특유의 맛이 살아있네요. 돼지고기 육질도 마음에 들고, 팝콘 치킨도 커리가 섞이기 전까지 바삭함이 살아있습니다. 

 

평일에도 늦은밤까지 운영하는 커리포니아. 토렌스의 심야 식당 같아요

 

정말 좀처럼 찾기 힘든 일본식 커리 맛집이 아닐까 합니다. 처음 메뉴에 파스타도 있었는데, 파스타는 점심에만 한다고 하네요. 일본식 파스타 역시 좋아하는 터라 다음에는 꼭 점심시간에 방문해보려고 합니다. 이 몰 자체가 늦은 시간에 사람이 없고 주변에 다니는 사람도 드뭅니다. 그런데도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오는 것을 보니 정말 토렌스의 심야 식당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어떻게 이런 식당을 운영하게 됐을지. 참 멋있는 라이프를 사시는 쉐프 아저씨인 것 같아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번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습니다. 토렌스 지역에서 정말 맛있는 일본 커리를 맛보고 싶다면 커리포니아로 오세요. 오래간만에 찾은 인생 맛집으로 기분이 참 좋습니다. 

 

 

CURRYFORNIA

2140 Artesia Blvd suite n, Torrance, CA 9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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