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팍에서 뜨는 르완다(Rwanda) 커피 - 실버백 커피 오브 르완다

SILVERBACK COFFEE OF RWANDA @ ECHO PARK, LOS ANGELES

조금은 생소한 하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 르완다 커피의 맛 

 

글/사진 Paul Hwang (인스타그램 @ CALIHO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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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A의 힙 플레이스인 에코팍 지역 선셋 블러바드 선상에 ‘실버백 커피 오브 르완다’라는 카페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전 그 자리가 블루바틀 자리여서 그런지 새롭게 들어선 카페에 더욱 눈길이 갑니다. 그런데 이 이름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 낯이 익네요. 그러고 보니보일 하이츠 인근 7가를 따라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길에 자리한 커피점으로 기억합니다. 당시엔 르완다 커피에 대한 궁금증으로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절실했는데, 접근성이 조금 좋지 않은 위치여서 쉽게 들리지 못했네요. 이제 에코팍에 문을 열었으니 편한 마음으로 한번 실버백 커피를 찾아가 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카페의 히스토리를 알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실버백이라는 이름은 르완다 지역에 서식하는 마운틴 고릴라를 칭하는 이름이기도 하죠. 그래서 이 집에 들어서면 실버백 고릴라의 얼굴이 먼저 반깁니다. 아마 그 고릴라들은 너무도 유명한 르완다 내전과 대학살 당시 많이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

 

르완다 난민 출신 아버지로부터 배운 르완다 사랑. 그의 커피는 르완다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

 

카페 주인인 잭 카루렛와 씨는 르완다 난민 출신 아버지로부터 르완다 이야기를 듣고 자신의 아버지가 가족을 구하기 위해 르완다를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고향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여러가지 직업을 가졌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그 자신이 약속한 르완다를 살리고 희망을 주는 것이랍니다. 그래서 그는 카페를 시작하게 됐고 이를 통해 르완다를 비롯해 지역을 대표하는 실버백 고릴라를 치유하고 보존하는 일에도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사연이 좀 길었네요. 저도 처음에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 조금 생소한 르완다를 취급한다고 해서 관심이 갔지만 그 안에 이런 감동적인 이야기가 숨어있는지는 몰랐습니다. 여하튼 보일하이츠에서 7가를 따라 다운타운LA로 향하는 창고 단지에 이 커피집이 있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그 길에 자리한 실버백 커피는 쉽게 들려서 한잔 마시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에코팍에문을 연 실버백 커피는 옛 블루바틀 자리입니다. 당시 블루바틀 에코팍 지점 내부가 넓고 벽돌 느낌을 살린 디자인이 눈길을 끌었는데 실버백도 아마 그 장점을 충분히 살렸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역시 공간의 미학이 돋보입니다. 중앙에 커피바가 자리해 있고 벽에 큰 메뉴판이 걸려있습니다. 저는 르완다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기기 위해 푸어오버 스타일로 커피를 시켜봅니다. 이곳에는 정통 르완다 외 다양한 음료 메뉴가 있으니 원하시는 것을 고르시면 좋겠습니다.

 

 

르완다 커피의 장점은 인근 지역 케냐와 에디오피아의 장점을 고루 섞은 맛이라고 할까요. 대체로 평가는 케냐 보다는 산미는 조금 떨어지긴 하는데  묵직하고 단맛이 좋아 비교적 밝은 느낌의 맛을 준다고 합니다. 주문한 커피가 나오고 한 모금 맛을 봅니다. 제 입맛에는 과일향나는 아로마가 입안을 먼저 스쳐 지나가면 그 뒤로 다양하게 섞인 단맛이 들어오네요. 어떤 드리퍼를 사용했는지를 보지 못했는데 보디감은 생각보다는 그렇게 인상적이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산미와 단맛의 이상적 만남. 르완다 커피에 빠진 이유랍니다

실버백 커피의 짧고 강한 맛을 느껴보시려면 마끼아토를 권합니다

 

여하튼 커피 한잔을 하며 카페 주변을 돌아봅니다. 전에 블루바틀에서는 와이파이도 제공이 안됐고 기타 작업을 하기 위한 시설은 부족했는데, 실버백은 무료 와이파이는 물론 전기 충전 콘셉트도 비교적 넉넉하게 갖추다 보니 일하러 오기 참 좋은 카페 같아요. 주차는 도로 앞 스트리트 파킹을 이용해도 좋고, 건물 뒤 공영 주차장을 사용하면 편합니다. 워낙 주차가 힘든 지역이라 이 정도 시설만으로도 참 만족스럽습니다.

 

 

내가 마신 커피 한잔의 르완다라는 정말 생소한 나라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 그리고 카페를 가득 채운 저 실버백 고릴라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참 정겹게 다가옵니다. 여러분들도 에코팍 지역에 커피 한잔 하시러 온다면 꼭 실버백 커피맛을 보셔요. 맛있는 커피와 예쁜 공간, 그리고 남을 돕는 일석 삼조의 매력을 느끼실 겁니다.

 

 

SILVERBACK COFFEE OF RWANDA

2301 E 7th St #B224, Los Angeles, CA 90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