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ENPORT PIER
버려진 피어가 남긴 인생샷 포인트
글 / Paul Hwang (인스타 @ Caliholic)
드넓은 태평양을 바라보며 그네를 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상 속에서 그려볼 수 있는 일을 실제로 즐길 수 있는 명소가 있습니다. 바로 데이븐포트 피어랍니다. 데이븐포트는 산타쿠르즈에서 PCH를 따라 약 11마일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 피어지 사실상 이곳은 버려진 유령의 바닷가처럼 다가옵니다.
사실 이곳은 남다른 사연을 지닌 부두였습니다. 처음 존 포프 데이븐포트라는 고래잡이배 선장이 1867년 엘 하로 포인트에 자릴 잡았습니다. 그곳은 오늘날 타운에서 약 반 마일 떨어진 지점이라고 하네요. 존 선장은 아구아 푸에르카 크릭 하구에 400피트 길이의 부두를 지었는데요. 이 부두는 산타쿠르즈로 재목을 운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부두가 생기자 주변으로 마을이 생겨났고 1847년에는 우체국도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마을의 이름은 그저 데이븐포트라고 알려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이 크릭은 진흙이 너무 밀려와서 배가 들어오기가 힘들었습니다. 부두 길이를 조금 더 넓혀볼까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네요. 후에 경쟁업체가 더 긴 부두를 만들긴 했는데 태풍이 와서 그만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후 데이븐포트 선장은 그만 파산을 하게 되고 산타쿠르즈로 이사를 가버렸다네요. 1905년 동부 지역 사업가인 윌리엄 씨가 데이븐포트 남쪽 샌 빈센트 크릭에 있는 석회 채석장을 인수하고 이듬 해 이곳에 시멘트 공장이 생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역사가 있었다는 자취만 남았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이곳 데이븐포트 피어로 몰리는 이유는 바로 앙상하게 구조물만 남은 피어에 생긴 그네 때문이죠. 누가 여기에 이 그네를 달아 놓았을까요? 좀처럼 접근하기도 어려운 이 데이븐포트 피어는 최근 인스타그래머, 유튜버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바닷가로 꼽을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데이븐포트 피어로 가기 위해선 PCH1 번에 자리한 피어 주차장에 차를 대고 무척 가파른 절벽 아래로 내려가야 합니다. 절벽으로 따라 내려가는 길에는 로프가 있어서 이것을 붙잡고 가야 하는데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가끔 통행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또한 그네가 없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그 아치형 구조물을 배경으로 바다를 바라보는 풍경 하나는 정말 인생샷을 찍기에 최고의 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캘리포니아의 대부분 해안이 폐쇄된 상태(2020년 4월 8일 현재)입니다. 게다가 자택격리 명령까지 내려져 있으니 데이븐포트를 찾아가는 것은 삼가시길 바랍니다. 코로나 19 사태가 풀리고 각종 제재가 일상으로 돌아갈 때. 긴 은둔의 시간을 깨고 숨을 한번 쉬어본다면 꼭 한번 데이븐포트 피어를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버추얼로 만나는 데이븐포트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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