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RIOS@SAN JUAN CAPISTRANO, CA
샌후안카피스트라노 기차역과 마주한 역사적인 문화거리. 야생 허브 정원과 갤러리, 맛집들이 즐비.
글·사진|LA폴(somethingnicepaul@gmail.com)
LA폴입니다. 오늘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에 자리한 미션 중 가장 아름답다는 미션 샌후안카피스트라노 인근, 예술의 거리인 로스 리오스 스트리트를 찾아가봅니다. 이곳은 지난번 제 포스팅인 '10달러로 즐기는 캘리포니아 기차여행' 등을 통해 보시면 알 수 있듯, 로스앤젤레스나 오렌지카운티 내 주요 도시들로부터 기차로 방문할 수 있는 곳입니다. 암트렉 또는 메트로링크를 타시고 방문하시면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1시간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곳이죠. 이번에는 기차를 타지 않고 자동차로 들려보았습니다. 봄 시즌인 만큼, 입구에서부터 허브향이 가득합니다. 생각이상의 재미가 있는 로스 리오스. 아름다운 그 길을 따라 함께 들어가보시죠.
1700 - 1800년대 사이 마을 형성.
대성당 짓던 노동자들의 정착촌으로 시작.
로스 리오스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도 오래된 마을 중 하나로 통합니다. 형성시기가 대략 1700년에서 1800년으로 보고 있고, 샌후안카피스트라노 성당을 지을 때 거주했던 인부들이 살던 곳으로 기록됩니다. 안에는 당시 사람들이 살던 모습 등을 재현한 작은 박물관도 있습니다. 후에 이 성당은 지역 인디언과 스패인 이민자들을 대표하는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가 됐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릴 잡게 되었죠. 지금 남아있는 집들은 한 40여채라고 하는데, 대부분 지금 보이는 집들은 유럽 이민자들이 1800년에서 1900년대 초기에 지은 집들이 주를 이룹니다. 그래서 유럽의 차 문화나 가드닝, 건물 디자인도 스패니쉬 무어 스타일이라기보다는 조금은 유럽에 가깝습니다. 철도 하나 건너면 온통 스페인 스러운 컬러와 디자인과 비교하면 참 이색적이죠.
철길을 건너 이런 이정표(사진 위)를 만나게 됩니다. 사전 정보를 말씀드리자면 NEST 갤러리에 가면 눈요기를 실컷할 수 있고, 티 하우스와 라모스 하우스 카페에 가면 든든하게 배를 채울 수 있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커피를 맛보고 싶다면 히든 커피를 찾아가봐도 좋습니다. 저는 우선 눈길을 끄는 소품샵에 한번 들려봅니다.
멕시코의 문화를 그대로 담고 있는 이 소품샵은 정말 색채와 디자인이 독특한 것들만을 모아놓았습니다. 실제 몇몇 제품들은 멕시코에서 가져온 것들이라고 하네요. 그래서인지 가격이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타일이나 인테리어 소품 또는 모자나 판초 같은 것들은 한번 사볼만한 것 같습니다. 소품 가게에 머무는 동안에 길 건너에서 노래가 들려옵니다. 토요일 오후에 들려오는 감미로운 재즈 보컬은 자꾸만 건너편으로 몸을 이끕니다.
"편안한 19세기 유럽풍 시골집에 꾸민 갤러리"
이곳에는 2개의 대표적인 갤러리가 있습니다. NEST랑 COTTAGE 갤러리. 둘다 그림과 소품, 천연제품 등을 팔고 있지만 컨셉은 좀 다릅니다. 네스트는 악세사리나 사진 등이 좋아보이고, 코티지는 그림이나 조각, 그리고 다양한 이벤트가 눈길을 끄네요. 코티지의 경우 토요일 오후에는 뒷뜰 정원에서 라이브 공연도 엽니다. 안들어가 볼 수가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랍니다.
이제 다음집으로 건너가 봅니다. 네스트 갤러리에서 다음 집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장미로 만든 입구가 있습니다. 마치 동화속 한장면과 같은 이 터널을 지나 재즈풍 노래가 흥겨운 뒷마당으로 향합니다.
가운데 붉은색 드레스를 입은 분이 April Walsh라는 가수인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니 지역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 목소리 자체가 1960년대 재즈나 블루스에 무척 어울립니다. 이 분 사이트에 라비엔로즈(클릭) 음원 파일이 있던데 정말 노래 잘불러요.
로스 리오스의 대표 브런치집 라모스 카페.
위크앤드에는 1인당 40달러 패키지 메뉴만 고를 수 있어
1시간 남짓 갤러리를 돌며 눈요기를 하고 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배를 좀 채워야겠습니다. 시간은 오후1 시를 막 넘기고 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오전 브런치팀들은 많이 빠졌네요. 지역이 기차역과 붙어있다보니, 아무래도 암트랙이나 메트로링크를 타고 오시는 분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식당에도 자리가 좀 모잘라보입니다. 티 하우스랑 허밍버드 카페를 두고 고민을 하다가, 라모스 하우스 카페로 향합니다. 이유는 분위기 때문. 메뉴도 인터넷 평가사이트를 살펴보니 나쁘지 않습니다.
위크엔드 메뉴는 1인당 40달러로 고정된 패키지를 판매합니다. 여기에는 음료 + 스몰 디쉬(애피타이저 or 디저트) + 라지 디쉬(주메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통 브런치 가격들이 메인요리가 16에서 20달러선에다, 에피타이저에 음료 등을 더하면 35에서 45달러 정도는 들어갑니다. 어쩌면 이렇게 고정된 가격으로 원하는 메뉴를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것도 나쁘진 않은 듯 합니다. 우선 신선한 쥬스와 더불어 허클베리 커피 케잌(사진 위 왼쪽)과 씨트러스 샐러드를 시켜봅니다.
물잔과 쥬스잔이 너무 예쁩니다. 카페 안에는 작은새들이 함께 들어와 짹짹거리며 사람들과 친해지려 합니다. 디저트로 스몰디쉬를 즐기고 싶으신 분들은 메인을 시킨 뒤 따로 오더를 하셔도 됩니다. 낑깡 샐러드는 한입 물어보니 너무 신선합니다. 그 상큼함이 지금도 입안 가득하네요. 주메뉴로는 스모크 베이컨 스크럼블과 크램 해쉬/베이컨 스크럼블을 시켰는데 오더를 하고 나서 실수 한것이 두 메뉴가 사실 비슷한 종류...스크럼블을 한명이 시켰다면, 나머지는 생선이나 소고기 스튜도 좋겠습니다.
맛있는 브런치를 즐기는 사이에 눈앞에 암트렉(AMTRAK) 열차가 들어옵니다. 샌디에고에서부터 로스앤젤레스를 향해가는 이 열차는 식당뷰를 가득 채울만큼 가깝습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밥을 먹으면서 기차를 보다니요. 이곳이 아니고서는 경험하기 힘든 색다른 추억입니다.
한적하게 머리를 식히고,
생각할 여유를 갖고 싶을 때 들리면 좋을 곳.
로스 리오스는 정말 조용합니다. 바람이 처마 밑 종을 때리면 찰랑거리는 쇳소리와 가끔 기차 경적만이 들릴 뿐. 새와 꽃이 내뱉는 이야기들이 이 작은 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래서 쉴 의자도, 누울 커다란 바위도 엿보입니다. 접는 의자를 가져왔다면, 꽃밭 한 가운데 놓고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복잡함을 버리고, 몇시간만이라도 혼자만의 여유와 사색을 즐기고자 한다면 이곳 로스 리오스로 오세요. 커피 한잔을 마시며, 따뜻한 햇볕 아래서 나를 찾는 기회를 만들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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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달러로 즐기는 캘리포니아 기차여행 (LA에서 기차타고 로스 리오스 찾을 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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