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ADO NEGRO@ENSENADA, BC MEXICO
관광도시 엔세나다의 대표적 수산물 시장. 종류도 다양한 수산물 구입과 시식 가능.
글·사진|LA폴
LA폴입니다. 멕시코 바하 캘리포니아의 관광도시 엔세나다에 도착하면 꼭 들려야 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수산물 시장이죠. 메르카도 니그로(블랙 마켓)라는 이름의 시장은 1958년부터 세웠졌다고 합니다. 이곳은 한쪽편은 말 그대로 다양한 수산물을 파는 시장이고, 다른 한편은 멕시칸식 시푸드를 요리하는 식당들이 줄지어 서있습니다. 몸도 마음도, 배고 피곤한터라 적당히 둘러보고 싶지만 진짜 구석구석 볼 것들이 많네요. 로컬들에 따르면 사실 여기보다 더 큰 수산물 시장이 다른 곳에 있다는데, 로컬이 아닌지라 이곳만 우선 살펴볼려고 합니다. 어떤 곳인지 궁금하시죠?
엔세나다항 인접.
세닉 1번 도로 타기 전 쇼핑몰 뒷편.
우선 이 수산물 시장 찾기가 좀 까다롭습니다. 지인이 그냥 쭉 가다가 보면 있다고 하는 전형적인 한국식 스타일의 안내를 해주다보니 GPS에만 의존을 하게 되네요. 그런데 멕시코인지라,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 정말 눈짐작으로 찾아갔습니다. 구글에서 알려준 공식 주소를 여기 적어두겠으니, 혹시라도 미국에서 출발전에 구글 오프라인 지도에 저장해두세요.
Miramar 16, Zona Centro, 22800 Ensenada, B.C., Mexico
그래도 찾기 어렵다면 근처에와서 대형 쇼핑몰이 보이면 바다쪽을 향해 걸어가면 됩니다. 일단 주차도 좀 까다롭고해서 저는 반대편에 차를 세우고 걸어서 찾아가봅니다. 엔세나다는 그래도 비교적 관광지이다보니 외지인들이 많습니다. 더군다나 크루즈가 들어올때면 정말 로컬 찾기가 더 어려울 듯. 그래서 나름 안심을 하고 걸어봅니다.
맥도날도 보이시나요? 주차를 하고 나서 수산시장쪽으로 걸어다가보니 맥도날드가 보입니다. 들어보니, 외지인들은 길을 잃거나 약속 장소를 잡을 때 꼭 이 맥도날드에서 만난다고 하네요. 무척 귀해보이는 맥도날드를 끼고 오른쪽으로 돌아 건널목을 건너면 수산시장과 인접한 쇼핑몰을 만나게 됩니다.
극장을 지나 조금만 더 들어가면, 이런 주황색 건물이 보입니다. 바로 이곳이 엔세나다의 명소인 수산시장. 입구에서부터 비린내가 좀 진동합니다. 한편에서는 조개굽는 냄새와 생선굽는 냄새도 함께 흘러나옵니다. 정말 못참겠습니다. 시장은 비교적 큰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관광지이다보니 가격 흥정을 잘해야 한다고 하네요. 이곳에는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미루가이를 비롯 다양한 매운탕거리와 횟감을 살 수 있습니다.
둘러보기만 해도 재미가 쏠쏠. 생전 처음보는 생선도...
만약 반대로 다시 바하 캘리포니아로 내려가는 길이었으면 몇가지 해산물을 사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시 국경을 넘어야 하기에 아무래도 구입에 좀 제약이 있네요. 국경에서 솔직하게 "나 가족들이랑 먹을려고 뭐뭐 샀다"고 솔직히 불면, 담당자에 따라 통과되기도 한답니다. 만일 아무것도 없다고 말한 뒤, 불시에 검문에 걸리게되면 좀 안좋겠죠. 국경에서는 솔직함이 최고입니다. 여하튼 이제 시장을 좀 둘러봅니다.
멕시코 페소는 얼핏 보면 미국 달러랑 표시가 비슷해보입니다. 하지만 자세히보면 달러는 S 가운데 줄이 두개. 페소는 S 가운데 줄이 하나랍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도 가끔 S가운데 줄이 하나로 쓰긴하는데... 여하튼 그런 이유로 어떤 물고기 앞에 써있는 돈은 90달러가 아닌, 90페소랍니다. 글을 쓰는 지금 (6월 3일 기준) 1달러는 18.66 페소라네요. 그럼 저 왕새우는 1킬로그램에 약 10.72달러 정도 하겠네요. 전 주부가 아닌지라 이게 얼마나 싼건지 어떤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느낌상 미국보다는 싼듯 합니다.
수산시장 뒷편으로 나오면 항구가 있습니다. 고래를 보여주겠다며 호객행위를 하는 분들도 적지 않고 낚시배에서 뭔가 꺼내는 이들도 많습니다. 저 멀리에는 방금 들어온 듯한 대형 쿠르즈선도 보이네요. 그래서 유난히 명찰을 찬 손님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계속 고래를 보러 가자고 꼬시는 아저씨를 뿌리치고 이제 정말 먹으러 갑니다. 수산시장과 마주보는 건물은 말 그대로 식당 타운입니다. 그런데 파는 메뉴들이 분명 다 비슷비슷한데, 가게는 다 다르네요. 앞에서 열심히 호객행위를 하는 아줌마에게 딜을 걸어봅니다. 우리는 '게'가 있냐고 물었고, 삶아 줄 수 있냐고 물으니 가게 종업원은 그런 메뉴는 모르겠다고 하네요. 나오려는 순간, 주인집 딸이 영어로 우릴 붙잡더니 '게'를 삶아주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떤 가게에 자릴 잡고 앉습니다.
어느새 현지인이 되어버린 나. 멕시코 식당은 앉음과 동시에 일단 먹기 시작해야 합니다. 칩과 비스킷을 뜯어서 있는 양념들을 죄다 털어 먹습니다. 그리고 저 무. 달랑무 처럼 생긴 저 핑크무도 한입 베어물어 입가심을 합니다. 물론 먹음만큼 돈을 내야하지만, 그렇게 큰 부담은 아닙니다. 여기는 멕시코니까요.
"피쉬타코, 생선구이, 그리고 삶은 게"
지난번 샌퀸틴에서 먹은 피쉬타코는 물고리를 삶은 뒤 구워서 넣어주더군요. 사실 튀긴 생선에 익숙했던 나머지 조금은 낯설은 맛이었는데 여기에서는 익숙한 타코가 나옵니다. 나름대로의 제조법으로 여러 소스를 섞은 뒤 타코부터 먹어치웁니다. 이어서 나온 생선튀김은 진짜 살이 도톰한 것이 아주 맛깔스럽습니다. 뒤이어 나온 버터를 발라 삶은(?) 게는 분명 사진을 찍어두었는데...어디갔는지. 우리는 통째로 달라고 했는데 주인장이 구석구석 발라서 내어준지라 조금 기분이 안좋았기는 했어도, 나름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사진이 어디갔는지... 참 사진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먹는 내내 마리아치 팀들 엄청나게 옵니다. 나름 멕시코의 느낌을 살려보시려거든 한곡 멋지게 청해보세요.
"국경 인근 도착 오후 7시. 국경 통과 새벽 1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이제 정말 미국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일요일 오후에는 절대 국경을 통과하지 말라는 지인들의 조언을 뿌리치고, 그래봐야 몇시간 있겠어라는 마름으로 열심히 달려갑니다. 그런데. 정말 말로만 듣던 6시간 국경대기를 겪고야 말았다는. 멕시코 샌디에고(샌이시드로) 국경을 자동차로 넘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무법천지입니다. 길거리에는 온갖 호객행위를 하는 노점상들이 즐비하고, 그 좁은 틈사이를 끼고 들어와 물건을 팔기도 하네요. 조금이라도 빵빵 거리면, 바로 응징(?)도 가합니다. 창문 꼭 잠그고 계세요. 국경 근처에는 75센트를 내고 갈 수 있는 매우 불결한 상업용 화장실이 있긴해서 다행이지만, 가능하시면 로사리토나 엔세나다에서 최대한 버릴 건 다 버리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도 무사히 국경을 통과해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이것으로 이번 여행 동안 겪었던 바하 캘리포니아 이야기는 마무릴 짓습니다. 다음에 3천년전 벽화 동굴과 초대형 선인장 공원 가리고 약속했으니, 다음에 다시 방문할때까지 바하 캘리포니아 투어는 잠시 휴식을 취해봅니다. 남부 캘리포니아에 살면 멕시코라는 나라가 있는 것이 한편으로 참 재밌기도 합니다. 물론 위험한 지역도 많겠지만, 바하 캘리포니아 같은 대자연의 때묻지 않은 절경은 정말 모두가 함께 감상하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뵐때까지 모두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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