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가 어디에 세워질까요? 산타모니카 피어라고 생각하셨다면, 이제 정답이 바뀝니다. 정답은 LA 남쪽 끝, 산 페드로(San Pedro)입니다. 무려 5억 달러가 투입된 초대형 워터프론트 프로젝트 '웨스트 하버(West Harbor)'가 올여름 드디어 베일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한인타운에서 차로 30~40분, 그동안 "항구 동네"로만 알려졌던 산 페드로가 LA 바닷가 여행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웨스트 하버는 LA 항만(Port of Los Angeles)과 개발사들이 손잡고 옛 '포츠 오콜 빌리지(Ports O' Call Village)' 자리에 조성 중인 42에이커(약 5만 평) 규모의 복합 워터프론트 단지입니다. 태평양을 따라 약 1마일(1.6km)의 해안 산책로가 이어지고, 그 안에 레스토랑, 쇼핑, 해양 레저, 공연장이 한꺼번에 들어서는 구조입니다.
숫자만 봐도 규모가 남다릅니다. 총 투자액 5억 달러, 쇼핑·다이닝·엔터테인먼트 공간 약 30만 평방피트, 그리고 6,200석 규모의 야외 원형극장(앰피시어터)까지. 이 공연장은 LA의 명물 그릭 씨어터(Greek Theatre)를 운영하는 회사가 맡아 운영할 예정이라, 여름밤 바닷바람을 맞으며 콘서트를 즐기는 새로운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대관람차입니다. 현재 건설 중인 이 관람차는 높이 175피트(약 53m)로, 완공되면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가 됩니다. 산타모니카 퍼시픽 파크의 상징적인 관람차를 뛰어넘는 높이입니다. 곤돌라는 밀폐형으로 제작되어 고소공포가 있는 분들도 비교적 안심하고 탑승할 수 있으며, 꼭대기에서는 태평양과 항구, 그리고 빈센트 토마스 브릿지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펼쳐질 예정입니다. 관람차 주변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놀이기구도 함께 조성됩니다.

전체 완공은 아니지만, 이미 문을 연 시설만으로도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충분합니다.
산 페드로 피시마켓의 귀환 — LA 한인들에게도 익숙한 '월드 페이머스 쉬림프 트레이'의 그 피시마켓이 1,500석 규모의 오션뷰 데크 '뉴 랜딩(New Landing)'으로 돌아왔습니다. 2년간 임시 주차장 부지에서 영업하던 설움을 씻고, 다시 바다를 보며 새우 트레이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4대째 가업을 잇는 웅가로 가족이 운영하며,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 주말은 오후 10시까지 영업합니다.
해양 레저 총집합 — 하버 브리즈 크루즈(Harbor Breeze Cruises)의 항구 유람선과 시즌별 고래 관찰 투어가 이곳에서 출항합니다. 특히 350인승 하이브리드 신형 선박 '엘 에스쿠도'가 투입되어 친환경 크루즈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패들보드, 카약, 하이드로 바이크, 제트스키 렌털이 가능하고, 역사적인 범선을 타고 즐기는 선셋 세일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입니다.
먹거리와 산책 — 산책로에서는 과일을 잔뜩 올린 미첼라구아, 츄로스, 이탈리안 아이스 같은 간식을 팔고, 서리(Surrey) 자전거를 빌려 해안을 달릴 수도 있습니다. 워터프론트를 따라 전함 USS 아이오와, 크루즈 터미널까지 산책로가 이어져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핵심 건물인 '빌딩 A'(73,000평방피트)는 이미 공사가 완료되었고, 입점 레스토랑과 엔터테인먼트 시설 대부분이 올여름부터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엽니다. 미쉐린의 인정을 받은 티후아나 타케리아를 비롯한 유명 외식 브랜드들이 입점을 확정한 상태입니다. 야외 원형극장도 올여름 특별 행사를 시작으로 본격 가동에 들어갑니다. 다시 말해, 지금 방문하시면 '오픈 초기의 한산함'을 누리면서 앞으로 하나씩 문을 여는 새 매장들을 순서대로 경험하는 재미까지 챙기실 수 있다는 뜻입니다.
산 페드로는 다운타운 LA와 LAX에서 각각 약 20마일 거리로, 110번 프리웨이를 타면 한인타운 기준 30~40분 정도 소요됩니다. 웨스트 하버 단지 자체를 둘러보고 바다 전망을 즐기는 것은 무료이니, 부담 없이 다녀오기 좋습니다. 주소는 산 페드로 하버 블러바드(Harbor Blvd.) 일대이며, 피시마켓 뉴 랜딩은 706 S. Harbor Blvd.입니다. 인근의 코리안 벨 프렌드십 벨(우정의 종각), 포인트 퍼민 등대 공원과 묶어 하루 코스로 다녀오시면 산 페드로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실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뷰는 좋은데 갈 곳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산 페드로가 드디어 그 아쉬움을 채울 카드를 꺼냈습니다. 산타모니카나 롱비치처럼 붐비기 전, 새 명소의 초기 멤버가 되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올여름 LA 바닷가 나들이 목적지로, 웨스트 하버를 자신 있게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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