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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몬트 피어(Belmont Pier) - 롱비치 인근, 조용한 바닷가를 원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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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lmont Veterans Memorial Pier]





가끔 복잡한 마음을 달래보려 바닷가를 찾는 이들이 많다. 파도소리와 함께 청량한 공기를 마시며 잠시나마 재충전의 기회를 가져보려는 것이다. 특별히 바다가 가까운 남가주에 사는 이들에겐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줄로 안다. 하지만 막상 안을 들여다보면 남가주의 바다에서 사색을 즐기기란 그렇게 쉽지가 않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음식과 음악. 대부분 흥겹게 놀기 위해 바다를 찾는 경우가 많기에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기대하기가 무척 어렵다. 하지만 어디에나 예외는 있다. 롱비치에 자리한 ‘벨몬트 베테랑스 메모리얼 피어’가 그런 곳이 아닐까?


벨몬트 피어는 롱비치에서도 약간은 구석진 곳에 자리해 있어 지도로만 찾아가기에는 쉽지가 않다. 스마트폰 지도나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 LA 한인타운을 기준으로 벨몬트 피어를 찾아가려면 우선 710번 프리웨이 사우스 방향을 따라 롱비치에 도착한 뒤 쇼어라인 드라이브길을 따라 이스트 오션 블러바드를 만나 남쪽 방향으로 차를 달리면 된다. 이후 터미노 애비뉴에서 우회전을 하면 이내 벨몬트 피어를 만날 수 있다. 





피어의 첫인상은 상당히 조용하다는 것이다. 나무로 된 간판을 지나 주차장에 차를 대고 주변을 돌아보면 분명 복잡하고 시끄러운 다른 비치와 차이가 많이 난다. 벨몬트 피어는 지난 1908년 벨몬트 하이츠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세워졌다고 한다. 처음엔 그랜드 애비뉴 피어로 불렸고 지난 2005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개명됐다. 피어의 입구에 새겨진 글귀에는 롱비치 주민들이 미국을 위해 헌신한 군인들을 기리기 위함이라고 쓰여져 있어 미국인들의 애국심이 느껴진다.


바다를 향해 좌우로 향해있는 벤치가 인상적이다.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으로는 다운타운 롱비치와 퀸메리호 등이 보이고, 왼편으로는 실비치의 언저리와 드넓은 태평양의 푸르름이 보인다. 벨몬트 피어는 유난히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많다. 한 낚시꾼의 말을 들어보니, 이곳만큼 낚시를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곳이 없다고 한다. 주변을 둘러보니, 생선손질용 싱크대는 물론 라이트, 낚시점 등 눈에 띄는 시설들이 즐비하다. 특별히 피어 한가운데, 거액을 들여 만든 화장실 덕분에 더 많은 낚시꾼들이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말이 끝나자마자 싱싱한 고등어를 잡아 올린 그의 얼굴은 참 행복해 보인다. 







시끄러운 음악도, 스케이트 보더들도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젊은 사람들이 없다. 하지만 벨몬트 피어가 늘 기력이 없는 것처럼 늘어져있는 것은 아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벨몬트 피어에서는 미서부에서 가장 뜨거운 축제가 일년에 한번 열린다. 바로 해적 축제다. 올해 해적 축제는 6월 27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데 인어 축제도 함께 펼쳐진다. 이곳에 오면 실제 해적선이 피어에 정박을 하고, 해적 분장을 한 이들의 코스튬 파티와 함께, 해적 음악, 먹거리 등 평소 경험해보지 못한 이색적인 이벤트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매년 7월 4일 독립기념일에도 벨몬트 피어만의 이벤트가 펼쳐진다. 


이 조용한 곳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벌써부터 궁금증이 몰려온다. 피어 끝에는 상점과 함께 좌우로 날개처럼 뻗은 선착장을 만날 수 있다. 오른쪽으로는 화이트 섬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아일랜드 샤피가 있다. 이들 작은 섬은 관광지는 아니고, 오일 시설 등이 세워져 있다. 벨몬트 피어를 나와 입구 왼편으로는 상점들이 들어서 있다. 번화가는 아니지만, 롱비치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치 식당인 ‘Belmont Brewing’ 만날 수 있다.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선셋을 곧바로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해, 많은 연인들이 즐겨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또 하나 벨몬트 피어 주변에는 ‘벨몬트 플라자 올림픽 수영장’이 자리해 있다. 훌륭한 시설과 함께 아이들 수영 교육에 좋다는 소문이 있어, 많은 미국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수영장이라고 한다.    







벨몬트 피어를 걷다 보니,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미국의 한 바닷가 마을에 오면 아마 이런 느낌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한번씩 생각할 것들이 많거나 조용한 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벨몬트 피어를 추천해본다. 교회 소그룹 모임이나 친교를 위한 소풍 장소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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