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헐리우드의 불금. 그리고 속풀이 해장라면집 ]
새벽 2시까지 영업. 이름은 신라면이지만 놀라운 반전이...
SHIN RAMEN@HOLLYWOOD, CA
LA폴입니다. 헐리우드에서 불금을 보낸 후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라면집 하나를 찾았습니다. 헐리우드 블러바드와 라브레아가 만나는 사거리 모퉁이에 눈에도 잘 보이지 않는 몰 안에 숨겨진 라면집입니다. 이집을 찾고서는 무척 기쁜 것이 바로 이름 때문. 'SHIN RAMEN' 이거 한국집 아니야? 라는 반가운 마음으로 약도를 보고 찾아갑니다. 한산한 주차장.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는 말 그대로 심야식당. 좀처럼 밤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LA에서(코리아타운 제외) 이런 보물을 만나다니요. 얼큰한 신라면 한그릇을 먹을 수 있다는 부푼 기대를 안고 문을 엽니다. 앗 그런데...
모던한 바가 있는 인테리어. 벽은 온통 낙서로 가득합니다. 어디서 많이 보던 풍경. 그쵸. 한국의 분식집이 아마 이런 느낌이었죠. 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이럇세마세"와 함께 구수한 돼지고기 국물 냄새가 풍깁니다. 아...이거 일본 라면이었군요.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메뉴를 이리저리 둘러봐도 신라면은 없네요. 이 늦은 시간에 느끼한 일본라면보다는 칼칼한 한국 신라면에 파를 송송 넣어 한그릇 먹고자 했지만. 순간 당황했습니다.
그래도 메뉴를 펴고 요목조목 살펴봅니다. 나름 맛난 메뉴가 눈길을 끄네요. 일본 음식 중 간식으로 먹을만한 것들도 준비되어 있고 나름 구성은 좋습니다. 무난하게 치킨미소라면을 시키고 주변을 한번 둘러봅니다. 한참을 보다보니 SHIN FAMILY가 운영하는 라면집이라 신라면이라고 하네요. 한국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일본에 '신'씨가 있는지...그렇다해도 '신'이라고 읽나요? 잘 모르겠지만 뭐 라면집이 라면만 맛있으면 됐다는 생각에 군침을 삼켜봅니다.
헐리우드 중심과 인접하다는 장점
해장용으로는 어울리는 맛.
하긴 이 늦은 밤에 일본라면을 먹는다는게 사실 부담이긴 합니다. 그래도 밤 11시가 넘어감에도 테이블이 하나둘 찹니다. 건강한 브라더들이 한상 가득 먹고 나가니, 다음에 아가씨 부대들이 들어오네요. 다들 음식을 주문해서 싸가거나, 야외에서 먹곤 합니다. 라면 국물은 역시 짭니다. 그래도 고기나 내용물은 나름 충실. 그런데 신라면을 기대하고 와서 그런지...맛이 좀 쏙 와닿지는 않네요. 그래도 한잔 거하게 걸치고나서 먹는다면 제기능은 할 것 같습니다.
"신(辛)라면이라 생각하고 왔지만...낙서에도 푸념이..."
후루룩 라면을 먹다가 순간 뿜을 뻔 했습니다. 은근 벽들을 바라보면 한국어로 된 낙서가 많습니다. 아마 저처럼 신라면인줄 알고 낚시에 걸린 사람들인데..."신라면이라 생각하고 왔지만.."이라는 낙서 옆에 "나두 ㅋㅋ"라는 말이 어찌나 재밌는지. 혼자 키득키득 웃고 있자니 종업원도 무슨 뜻인지 안다는 표정입니다. 그렇다고 "여기는 한국신라면이 아닙니다"라고 써붙일수도 없는 노릇. 늦게까지 하는 맛있는 라면이라 생각하고 위안을 삼아봅니다. 아래 낙서에 '내 스타일 아냐'에서 조금 공감을 보내봅니다. ㅎㅎ
그래도 이집은 다양한 이벤트로 마련하고, 나름 메뉴에도 정성을 쏟은 느낌입니다. 다음번에는 조금 다른 메뉴들을 한번 시켜봐야겠어요. 그래도 이 늦은 시간에 헐리우드 인근에서 아시안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참 다행입니다. 친구나 지인들과 늦게까지 놀때면, 근처 인앤아웃이나 24시간 미국 체인식당 정도를 들렸어야 하는데 신라면을 알고 나니 한편으로 든든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주차장이 생각보다 편합니다. 헐리우드에서 주차 한번 할려면 정말 힘든데. 늦게까지도 좀 한산한 것 같습니다.
헐리우드에서 늦게까지 노시거나, 근처에서 갑자기 라면 한그릇이 땡길때 한번 찾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엔 꼭 신씨 아저씨를 한번 만나보고 싶군요. 이왕 일본 라면집을 소개했으니, 제가 진짜 숨겨둔 라면집하나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뵐때까지 모두 행복하세요.
SHIN RAMEN
1655 N. La Brea Ave, Hollywood, CA 9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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