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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캘리포니아의 일상/괜찮은 로컬 맛집들

캘리포니아 보헤미안들의 도시 파사데나 - 코파비다(COPA VIDA)에서 찾은 차 한잔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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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드 파사데나에서 창이 예쁜 커피집 ]


한인 1.5세가 창업. 코스타리카 커피에서 영감을...


COPA VIDA @ PASADENA, CA 







LA폴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북쪽으로 약 12마일 정도 떨어진 도시 파사데나. 그곳에가면 올드 파사데나라는 옛 번화가가 있습니다. 이름만 올드지 사실 최신 트렌드와 브랜드가 즐비하고 맛집과 멋집은 이곳에서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화려한 도시랍니다. 빅토리안 풍의 건축물들 사이로 요즘 때아닌 커피 바람이 이 도시에 불기 시작했습니다. 유명한 인텔리젠시아가 들어왔고, 어스카페도 문을 열었습니다. 본래 이 도시에는 쏘나로사 또는 존스 커피로스터즈라는 터줏대감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와중에 올드 파사데나 한 귀퉁이에 코파비다라는 커피집이 문을 열고, 레이몬드와 그린길 교차로에서 가장 커피 잘 하는 집으로 소문을 내고 있답니다. 저는 다른 것보다, 코파비다의 유리창이 참 마음에 듭니다. 그래서 늘 지날때마다 한번 들려야지 다짐을 하고 매번 지나치기만. 그러던 차에 마침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저녁에 코파비다를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들어 무작정 찾아와 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코파비다. 이야기거리가 참 많을 것 같습니다. 





코파비다의 문을 열자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 상점의 메인 컬러는 '티파니 블루'...어딘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발랄한 기분을 줍니다. 어깨 위로 내린 비를 털어내며 레몬 그라스 한잔을 시켜봅니다. 얼핏 보니, 바리스타들이 주문 하나하나에 무척 신경을 많이 쓰네요. 주문을 하고 카페 구석구석을 한번 돌아봅니다. 가구나 책장. 무엇보다 커피바에 눈길이 떠나지 않습니다. 과연 누구의 작품일까요?









비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캘리포니아에서 유럽을 느끼다. 


주문한 레몬그라스티가 참 정성스럽게 만들어 나옵니다. 바리스타의 미소와 친절은 낯선 이방인에게도 마음의 빗장을 풀게 하네요. 코파비다의 특징은 바로 그런 느낌입니다. 뭔가 밝고 낯설지 않으며 미소가 배어있다고 할까요. 이 커피집의 오너인 스티브 장은 한인 1.5세라고 합니다. 8살에 미국에와서느꼈던 기억 중 '낯설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더군요. 지금이야 아시아인들이 많아져서 그나마 좀 이방인의 느낌은 덜하다고 하지만, 20-30년 전만해도 아마 어떤 느낌일지 상상은 됩니다. 스티브는 카페에 오는 모든 이들이 그런 '낯설음'을 벗고 밝고 가족과 같은 느낌을 갖게 하고 싶었다네요. 컬러, 디자인, 소품. 그리고 스텝들의 태도는 이 카페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코파비다(COPA VIDA). "CUP OF LIFE"라는 의미를 지니다"


그런데 이집 이름이 참 특이하죠. 이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자면 오너의 커피 이야기를 꺼내야 하겠더군요. 그는 칼폴리 포모나에서 대학생 시절부터 커피에 눈을 떴다고 하네요. 이후 코스타리카에 COOPEDOTA라는 곳에 머물면서, 커피에 대한 것들을 하나하나 배우게 됐답니다. 그 지역은 거대한 커피농장이 있고 가족들 대부분이 커피에 온 인생을 쏟아내는 그런 곳이라고 하네요. 그는 그곳에서 커피를 배우면서 PURA VIDA라는 코스타리카어를 마음 속에 새기게 됐답니다. PURA VIDA는 '모든것이 좋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그 단어를 마음에 간직하고 오면서 그는 COPA VIDA를 떠올리게 됐고, 이것을 꼭 표현하고자 다짐했다고 합니다. COPA VIDA는 'CUP OF LIFE'...음 우리말로 해석해보면 의역을 좀 더해서 '커피 한잔에 담긴 인생?' 뭐 이렇게 볼 수 있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만든 커피와 차는 정말 맛있습니다. 어떤 바리스타가 만들어도 그런 마음이 이곳에 늘 배어있다고 생각하니, 조금더 마음이 풀리면서 따뜻하게 다가오네요. 





사실 매장 사진을 조금 더 찍고 싶었고, 오너의 부모님과 만들었다는 다양한 인테리어 가구도 한번 찍어보고 싶었으나...폰 배터리가 더 이상 허용을 안하더군요. 다음에 한번 또 들리게 되면, 이집의 자랑인 브런치와 다른 커피 종류도 한번 맛봐야겠습니다. 오너를 한번 만나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네요. 따뜻함으로 마음을 채우고, 다시 비가내리는 창밖으로 향합니다. 이런저런 이 예쁜 카페에 대한 사연을 알고보니 우연한 지나침이 아닌 필연한 방문으로 다시 한번 와야겠습니다. 달그락 거리는 커피잔 부딪치는 소리와 사람들의 수다. 삶의 컵 안에 담긴 그런 이야기들이 예쁘게 퍼져나가는 그런 밤이었습니다. 



COPA VIDA

70 S Raymond Ave, Pasadena, CA 91105

COPA-VID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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