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헤미안의 도시 파사데나. 그곳에서 만난 남미 커피의 참맛 ]
멕시코의 쏘나로사에 온듯. 컬러와 향 모두가 현지 그대로.
ZONA ROSA @ PASADENA, CA
LA폴입니다. 멋과 맛의 도시. 보헤미안들의 보금자리인 올드 파사데나를 걷다가, 플레이하우스까지 왔습니다. 이곳은 연극과 오페라 등의 공연이 펼쳐지는 파사데나의 랜드마크 중 하나죠. 플레이하우스 인근은 멋도 멋이지만, 맛있는 로컬 맛집들이 골목마다 숨겨져 있습니다. 오늘 만난 쏘나로사도 아마 그 중 하나가 아닐까요. 어디선가 흘러나오는 향긋한 커피향을 따라 카페의 문을 엽니다. 흔들리는 그런 느낌 그대로. 이곳에 오면 뭔가 똑 부러지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 나를 맡기는 편이 좋겠습니다. 모두가 그러니까요...
"타이를 메고 있다면, 이내 풀어버려야 할 것 같은 느낌"
주문을 할 생각도 못하고 커피와 전시물들을 둘러봅니다. 사실 이집은 저의 단골집이었는데, 제가 파사데나에서 멀리 이사한 후로는 정말 오랜만에 찾았습니다. 그 안에 많은 것들이 바뀌었네요. 정리가 안된 듯 정돈되어 있는 커피와 컵, 그리고 그림들. 자유분방함의 상징인 멕시코의 그런 문화가 이 집에는 그대로 담겨있습니다. 쏘나로사는 멕시코시티의 이웃도시로 히피족들과 보헤미안들의 상징처럼 되어있는 멋과 예술의 도시. 지금은 한인들이 많이 몰려살고 있어, 멕시코의 한인타운으로도 불린다고 하네요. 그런대 이 집은 그 쏘나로사라는 도시와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요? 주인은 만나지 못해 안타깝지만, 여러 자료와 사진을 보니 멕시코와 남미 일대에서 공정무역으로 커피를 가져오는 듯 합니다. 저는 이집에 올때마다 쏘나로사 카푸치노를 시키곤 합니다. 깊고 그윽한 그 맛이 여전할까 궁금하지만, 여전히 같은 것으로 시켜봅니다.
삐걱 거리는 계단을 따라 2층으로.
마치 내집 거실에 온듯. 익숙한 편안함이...
커피를 들고 이제 2층으로 올라갑니다. 사실 이 집에 들린 후 2층에 올라가보기는 처음입니다. 매번 테이크아웃을 해가거나 1층 가게 앞 야외 테이블에서 마시곤 했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큰맘먹고 2층으로 올라가보려 합니다. 늘 궁금했던 이 집 2층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요? 계단은 마치 옛 영화 <접속>에서 한석규와 전도연이 스쳐갔던 그 장면처럼 매우 좁습니다. 혹시나 미녀가 내려오지 않을까라는 설레임으로 올라서보지만, 역시...늘 기대뿐이네요.
"깔끔한 커피숍 테이블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하지만 쏘나로사에서는 질서는 어울리지 않아..."
어떤 의자에 앉을까요? 아니 정확히 말하면 소파랍니다. 넓직한 소파와 테이블. 그냥 편하게 난간에 다리를 걸친이들도 있고, 반쯤 누운 자세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도 있네요. 언제나 궁금했던 창가쪽 의자는 나름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에 어울립니다. 조명과 장식. 그리고 이곳의 컬러는 분명 캘리포니아의 것이 아니네요.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기계가 있다면 그것을 작동시킨 듯. 고풍스러운 파사데나의 웅장함 속에 이곳은 분명 안식처. 도시에서 벗어나 멕시코의 어느 구석진 마을의 카페에 온듯한 느낌을 물씽 풍겨냅니다.
커피보다 사실 시거 하나 입에 물며 좋겠다라는 생각. 안에서야 물론 금연이지만, 이런 분위기의 카페에서라면 분명 뭔가 일탈을 하고 싶습니다. 어떤 좌석도 서로를 바라보게끔 되어있어서 혼자오더라도 이곳에서 친구가 되기 싶습니다. 눈인사 몇번이면 이내 커피를 서로 즐겨가며 수다를 떨게 됩니다. 상대가 누구든지, 이곳에 오면 평등해지는 느낌이랄까요. 커피 농장의 인형과 다양한 게임들. 무엇보다 저 그림의 출처가 궁금합니다. 그림 속 건물은 플레이하우스 근처 같더군요...
멕시코는 과연 어떤 느낌일까...
발길을 돌리기에 너무나 무거운 곳.
1시간이 넘게 지인과 수다를 떨고있다보니 어느새 돌아갈 시간. 하지만 도무지 발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지인을 통해 멕시코의 '과나후아또'라는 곳을 알게 됐고, 이곳 쏘나로사까지 들려보니 정말 올해 안에 멕시코 내륙으로 여행을 한번 다녀와야 겠다는 생각입니다. 너무 분위기 이야기만 했나요. 사실 이집 커피는 파사데나 3대 커피집으로 통할만큼 신선함과 맛으로 승부를 겁니다. 커피 외에 다른 먹거리는 잘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신다면 쏘나로사 시그니처나 판매 중이 커피 등을 사서 집에서도 한번 맛을 보세요. 이제 올라왔던 계단을 따라 다시 세상으로 내려갑니다.
늘 밖에서만 보던 쏘나로사는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2층에 비친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면 너무나 아름다웠지요. 그런데 오늘 그곳에 올라서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로스앤젤레스나 파사데나. 여하튼 이 근방의 도시들은 오늘도 무척 빠르고 바쁘게 돌아갑니다. 숨도 쉴틈 없이 바뀌는 이곳에서 잠시나마 여유를 찾고자 한다면 쏘나로사로 오세요. 길고 넑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올리고, 커피 한잔을 나누다보면 일상에서의 일들은 잠시 잊게 됩니다. 이것이 정말 '일탈'일까요? 한번 더 들리기를 다짐하며 쏘나로사의 계단을 내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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