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캘리포니아 도시 이야기/샌디에고 카운티

줄리안(Julian) - 상큼한 사과향 가득한 산속마을을 가다

반응형




[ 달콤한 사과 파이가 땡길 때 ]

사과 축제로 유명한 샌디에고의 산 속 마을

쥴리안(Julian, San Diego)







LA 폴입니다. 요즘 날씨가 무척 덥습니다. 이럴때 어디 시원한 곳이 없나 찾게 되시죠? 샌디에고 야생 사파리 공원이 있는 에스콘디도(Escondido)에서 78번 하이웨이를 따라 동쪽으로 무작정 달려나가면 달콤한 사과향 가득한 작은 도시 줄리안(Julian)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줄리안은 9월에 찾아야 참맛입니다. 사과가 풍성하게 무르익고 애플 사이더와 함께 신선한 파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남부 캘리포니아의 무더위가 시작된 요즘, 조금이라도 시원한 곳을 찾아 여행을 떠나고자 한다면 줄리안은 분명 좋은 여행지임이 분명합니다. 





줄리안을 향해 떠나볼까요? 로스앤젤레스 기준 줄리안까지는 약 150마일 내외랍니다. LA에서 출발한다면 보통 두 가지 루트가 대표적인데 5번을 타고 칼스배드에서 78번으로 갈아탄 뒤 에스콘디도를 거쳐 줄리안에 도착하는 방법입니다. 두번째는 10번이나 60번을 타도 이스트로 달리다 15번을 만나면, 샌디에고 방향 사우스를 향해 내려다가 팔로마 마운틴길을 따라 줄리안에 도착하는 방법입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즐기신다면 두번째 방법을 권해드리지만, 여럿이 특히 멀미가 심한 여성분들과 함께 가신다면 무난한 첫번째 루트를 권해드립니다. 실제 두번째 루트는 코로나(Corona)를 지날 때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기도 한답니다. 




약 세시간을 달려 드디어 줄리안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해발 약 1천288미터로 캘리포니아에서는 비교적 고지대에 속합니다. 그래서인지 차에서 내린 뒤 마신 알싸한 첫공기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오는 길에 내내 사과와 관련된 상점과 갤러리가 눈길을 끕니다. 아니나 다를까, 내리자마자 향긋한 사과파이 굽는 냄새가 마을에 진동합니다. 요렇게 말을 타고 동네를 돌아볼 수도 있고, 걸어서도 충분히 관람이 가능합니다. 속성으로 줄리안을 보자면 30분에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세시간을 달려와 그럴 순 없겠죠 ^^







줄리안은 마치 동화책 속에 등장하는 마을처럼 아기자기합니다. 애플 사이더와 신선한 잼 등은 9월에 와야 맛볼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꼭 9월이 아니더라도, 파이나 말린사과 같은 스낵들은 로컬에서 만든 것들이라 나름 신선해 보였습니다. 


간식들을 주섬주섬 사들고 줄리안을 계속 걸어가봅니다. 유난히 오토바이를 타고 이곳을 찾은 이들이 많습니다. 이유를 들어보니, 줄리안을 넘어가면 추야마카 호수 또는 안자보레고 사막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크루징을 즐기는 오토바이 그룹 또는 자동차 여행가들이 꼭 중간에 들리기도 한답니다. 











줄리안에는 다양한 숙박시설도 눈길을 끕니다. 많은 롯지를 비롯해 호텔들이 즐비합니다. 그런데 어디를 들러봐도 일반적인 호텔 모양보다는 옛 전통 느낌을 살려서 만든 시설이 눈길을 끕니다. 집을 개조해 만든 B&B도 몇몇 엿보입니다. 그중에서도 줄리안 호텔이 시선을 사로잡네요. 


이 호텔의 공식 명칭은 '줄리안 골드러쉬 호텔'로 1890년 골드러쉬 당시 모습을 재현해낸 역사적 시설로도 유명합니다. 실제 이 호텔이 자리한 곳은 옛날 골드러쉬로 몰려든 이들이 형성한 올드타운의 중심이라고 합니다. 오랜 운전으로 몸도 지치고, 허기가 들기 시작합니다. 줄리안에 왔으니 애플파이는 꼭 먹어봐야겠죠? 나름 인터넷 평점이 높은 파이집을 찾아 들어갑니다. 








줄리안 파이 컴퍼니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파이집 중 하나랍니다. 주문대에서 파이를 고른 뒤 편한 자리로 가서 앉아 즐기면 됩니다. 카라멜 애플과 시나몬 애플 두개를 시켰습니다. 이후 아이스크림 토핑까지 추가해서 한개 더 시켰는데 이것저것 따져보면 그냥 홀파이(한판)를 시키는 편이 경제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파이를 시키고 주문대를 나와 집 뒤로 향하면 여러 테이블을 갖춘 공간이 있습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 앉아 파이를 즐기니 맛이 또한 남다르네요. 파이는 너무 달지 않고 비교적 사과의 맛이 살아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서 'AWESOME'이라는 표현을 할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리안만의 빈티지 스타일

B스트리트 샵





배도 부르고 이제 줄리안의 또 다른 곳들을 찾아가 봅니다. 이곳은 맛집도 유명하지만 수제품이나 중고품을 파는 상점을 들러보는 것도 좋습니다. 시골 사람들이 입던 중고옷 중에는 도시에서는 쉽게 구하지 못하는 수제품들도 많고 디자인이 독특한 것들도 눈길을 끕니다. 메인도로에서 'B스트리트'를 따라 올라가면 다양한 갤러리와 함께 수제 로션, 소품, 옷가지 등을 파는 상점들이 모여있습니다. 









B스트리트에 자리한 여러 상점 중에서 '올드웰'이라는 곳에는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른 제품들을 구비하고 있습니다. 약간 멕시코 풍 판초나 마얀 스타일의 제품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이곳에 꼭 들러보세요. 특별히 조끼나 손으로 만든 가방 등은 정말 예쁘더군요. 여자친구랑 함께 줄리안을 오신다면 꼭 올드웰에서 선물을 하나 사주도록 하세요. 그 밖에도 로션이나 기분전환용 향수를 파는 상점들도 들러보기에 좋았습니다. 





파이도 먹고, 쇼핑도 하고. 눈요기도 실컷 하고나니 시간이 벌써 꽤 흘렀네요. 하산할 때가 이르렀는지 오토바이를 타고 오신분들도 하나둘 시동을 겁니다. 이 작은 마을이 요동치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내려갈 때가 됐나보네요. 하지만 뭔가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곳은 동쪽으로 78번과 79번이 갈라지는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습니다. 


78번을 타고 계속 내려가면 안자-보레고 사막에 도착할 수 있고, 79번을 따라 내려가면 추야마카 호수를 지나 샌디에고로 향할 수 있습니다. 나중에 포스팅을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추야마카 호수는 반드시 꼭 들려봐야 하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줄리안에서 하룻밤을 자고, 추야마카에서 아침 하이킹을 한다면 정말 금상첨화라 여겨지네요. 이곳을 찾으실 분들은 당일보다는 꼭 하루를 보내고 주변을 둘러보는 일정을 권해드립니다. 저는 또 언제 LA로 돌아가나요...ㅠㅠ LA폴의 캘리포니아 홀릭은 다음으로 이어집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