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각 돋보이는 CAMP PHO
72시간 끓인 시원한 국물 일품
베니스 비치 인근에는 정말 다양한 맛집이 많은데요. 사실 PHO는 특별하기보다는 익숙한 음식인데, 베니스 자리한 CAMP라는 PHO 집은 조금 특별한 것 같아서 소개해봅니다. 보통 PHO는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점인데요. 베트남 이민 1세들이 운영하는 식당은 브랜드 전략, 인테리어나 메뉴 구성보다는 말 그대로 맛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캠프와 같이 젊은 이민세대가 운영하는 식당은 같은 PHO지만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먼저 CAMP는 현대적이면서 차분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끕니다. 편안한 나무 장식이 많고 카운터 바도 깔끔하네요. 접시나 이런 모양은 상당히 클래식합니다. 젓가락도 그렇고요. 캠프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베트남 음식점을 경영해온 부부의 아들과 며느리가 운영한다고 합니다. 젊은 부부는 이 지역에 쌀국수에 대한 진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을 아쉬워합니다. 특히 전통적인 쌀국수가 지닌 묵직한 국물 맛이 아닌 대부분 묽은 버전들이 많아는 것에 실망하기도 했다네요. 그래서 이들 부부는 가문의 전통을 이어받아 그들만의 진한 국물이 있는 쌀 국숫집을 열었다고 합니다.
메뉴를 보면 72시간 동안 끓여 만든 국물이라는 단어가 눈길을 끕니다. 필레미뇽이 들어간 쌀국수와 에그롤을 시켜봅니다. 그런데 음식을 담는 플레이팅이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에그롤 역시 다른 베트남 식당에서 기대한 뻔한 모양이 아닌 캠프만의 기발함이 돋보이네요. 겉은 바삭하고 속은 꽉찼습니다. 아마 따로 에그롤만 더 시켜서 투고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쌀국수 역시 담긴 그릇과 주변 플레이팅이 좋네요. 모던하게 다가옵니다. 아무것도 안 섞은 상태로 일단 국물부터 맛을 봅니다.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 첫 맛은 좋지만 이내 텁텁하게 느껴지는 다른 베트남 쌀국수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입니다. 국수는 그렇게 특이하지는 않고 일반적입니다. 고기 손질도 무난한 편이고요. 무엇보다 국물이 진짜 시원하다 보니 한 그릇 뚝딱 비우게 되네요.
캠프는 겉에서 볼 때 이게 PHO 집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발길을 멈추게 합니다. 그만큼 반전의 매력이 있네요. 베니스에서 시원한 국물이 일품인 PHO를 현대적 감각으로 즐기고 싶으시다면 캠프에 꼭 한번 들려보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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